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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치킨 3만원 시대 올 것" 배민 수수료에 자영업자들 '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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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4.05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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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같으면 11시 반까지 5건 이상은 주문이 들어왔는데 오늘은 점심이 지났는데도 고작 1건이네요.”

서울 성북구에서 떡볶이 매장을 운영하는 김모(42)씨는 2일 “배달 손님이 뚝 끊겼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음식 주문 애플리케이션 ‘배달의 민족’(이하 배민)이 지난 1일부터 광고 정책을 바꾼 게 가장 큰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김씨는 “수수료는 전보다 거의 두 배를 내야 한다. 그런데 광고 효과는 확 떨어졌다. ‘한식’ 카테고리 안에서만 서로 위에 이름이 나오려고 경쟁하는 업체만 이 동네에 지금 129개”라며 “가뜩이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홀(매장 방문) 손님도 줄었는데 배달마저 수수료를 왕창 떼어가니 힘들게 일해도 손에 남는 게 없다. 배민은 뭐가 업주랑 상생한다는 건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배민 “중개 수수료 1%p 인하… 업주 부담 줄 것”

4일 업계에 따르면 우아한형제들은 지난 1일부터 배민 광고 정책을 변경했다. 앱 화면 상단에 노출되는 ‘오픈리스트’를 ‘오픈서비스’로 바꾸고, 중개 수수료는 기존 6.8%에서 5.8%로 1%p 내린다는 게 골자다.

배민은 이번 광고 정책 변경을 통해 영세 자영업자의 수수료 부담이 줄어든다고 주장한다. 우아한형제들의 내부 시뮬레이션 결과에 따르면 전국 14만개 음식점 중 52.8%의 입점 업주가 배민에 지불하는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개업 1년 이하이거나 연 매출 3억원 이하의 영세 업주 중심으로 이번 정책 개편의 혜택을 받는다고 했다.

건당 5.8%인 주문 수수료는 ‘세계 최저 수준’이라고도 강조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국내 온라인몰의 수수료율이 평균 13.1%인데 이의 절반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업주들 “배민 수수료 올리는 ‘꼼수’… 두 배 이상 올라”

하지만 자영업자들의 목소리는 달랐다. 업주들은 배민이 겉으론 수수료를 내렸다고 홍보하지만 결론적으론 부담이 과중되는 ‘꼼수’를 썼다고 항변한다.

김씨는 “말이 5.8%지. 부가세 포함해 6.38%고 결제 대행 수수료 3.3%까지 더하면 사실상 9.32%다. 예전에 ‘울트라콜’로 500만원 팔았을 때 내는 수수료가 25만3000원이었으면 ‘오픈서비스’로는 46만6000원으로 거의 2배가 된다”며 “’오픈서비스’는 파는 만큼 더 많이 내는 구조라서 이보다 훨씬 차이가 벌어진 업주들도 많을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선 배민이 향후 상대적으로 수익이 적은 정액제 광고를 폐지하고 주문 건당 전부 수수료를 내는 정률제 위주로 가기 위한 발판으로써 이번 정책 변경을 했다는 예측이 우세하다. ‘오픈서비스’ 정책 하에선 단골이 ‘찜’ 등을 통해 직접 들어와 주문해도 수수료를 내야한다.

실제 이번 정책 변경으로 인한 가장 큰 변화는 월 정액제(8만8000원) 광고 상품(‘울트라콜’)의 효과 저하다. ‘오픈서비스’를 신청한 업체들을 전부 카테고리 상단 목록에 노출시킨 이후 ‘울트라콜’ 신청 업체들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김씨의 경우처럼 ‘오픈서비스’ 등록 업체가 수백곳인 지역에선 사실상 정액제 상품만으로 손님 눈에 띄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는 게 업주들의 설명이다. 이 때문에 기존에 단골이 없던 손님들은 신규 손님을 끌어모으기 더 힘들어졌다고도 했다. “나중엔 배민도 ‘요기요’처럼 오픈서비스 안에 더 많은 수수료를 내면 목록 상단에 노출시켜주는 ‘슈퍼리스트’ 같은 수수료 추가 정책을 만들 것 같다”는 걱정 섞인 예측도 나온다.

◆“수수료 증가, 결국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질 것”

수수료 증가는 결국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단가가 낮은 메뉴의 수익이 떨어짐에 따라 전체적으로 메뉴 가격대가 올라가고 ‘박리다매 업체’는 줄줄이 문을 닫을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이모(38)씨는 “1만원짜리 하나를 팔면 배민 수수료에 매출부가세까지 빼고 8090원 정도가 남는다. 거기다 배달비 3300원, 재료비 3000원, 포장비 1000원을 빼면 약 800원이 순수익”이라며 “2만원 이상 되는 메뉴를 팔아야 5000원 정도 남는다. 주위 사장님들도 그렇고 고생만 하고 남 배나 불리는 싼 메뉴 말고 2만원 이상 되는 메뉴들로 재편해야 된다는 얘기가 많다”고 전했다. 일각에서 ‘치킨 3만원 시대’도 멀지 않았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고 했다.

◆DH, 배달시장 독점… ‘수수료 증가’ 가능성

지난해 배민이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에 매각되며 국내 배달앱 1~3위인 배달의민족·요기요·배달통이 한 회사가 됐다. DH가 배달시장을 독점함에 따라 수수료 인상이 뒤따를 것이라던 우려가 현실이 됐다는 지적이다. 자영업자들은 공정위의 인수·합병(M&A) 승인 이후엔 국내 배달앱 시장의 99%를 차지한 DH에 의해 배달 시장이 좌지우지되리란 걱정이 크다고 전했다.

정치권에서도 소상공인 부담을 덜기 위해 정부가 직접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은 지난달 31일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회 실행회의에서 “김진표 당 비상경제대책본부장도 소상공인 부담을 덜기 위해 배달 앱 수수료를 절반으로 낮춰야 한다고 이야기했다”면서 “공정위 등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배민 측은 “자체 시뮬레이션을 통해 ‘오픈서비스’가 광고비 부담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이용자들은 식당과 메뉴의 선택권이 강화될 것”이라고 했다.

나진희 기자 na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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