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정보 조선시대 역사에 남은 최고의 고인드립
7,098 32
2020.01.23 23:58
7,098 32
https://img.theqoo.net/scRpb

송시열의 술이부작(述而不作) 사건


술이부작 사건은 우암 송시열이 친구였던 윤선거의 묘비명을 써주면서 술이부작 한 문장을 덧붙여서 생긴 논란이다.



윤선거는 생애 한가지 큰 오점이 있었는데 병자호란 당시 강화도가 함락당하면 선비 셋과 다 같이 순절하기로 약속했으나,

함락후 다른 선비들과 윤씨의 부인이 약속대로 자결했음에도 본인만이 왕의 곁에서 죽겠다며 강화도를 빠져나왔다가 결과적으로 살아남았고

윤선거 본인또한 이 일을 평생 부끄러워하며 추천받은 벼슬자리도 여러번 마다하고 은거해 성리학 연구와 후학양성에만 틀어박혀 평생을 지낸다.

송시열은 이 사건을 보며 윤선거를 속으로 경멸했으나 그럼에도 윤선거가 죽을때까지 친교를 유지했다.



그리고 윤선거가 죽기 전 유학자 윤휴가 송시열의 주자론을 비판하면서 관점차이로 절교하게 되는데

송시열, 윤휴와 둘다 친구였던 윤선거는 윤휴를 너무 욕하지 말라고 옹호해서 송시열과의 관계는 더욱 나빠지게 된다.



이후 윤선거가 죽고 아들이자 송시열의 제자였던 윤증은 대유학자이자 스승인 송시열에게 아비의 묘비문을 써줄것을 부탁했고 송시열은 승낙해 글을 써서 보낸다.

그런데 송시열이 보낸것은 박새체가 쓴 윤선거의 행장(죽은 사람의 행적과 성품에 대하여 기록한 글)에다 술이부작 하나를 덧붙인 글이였고 이후 크게 논란이 되기 시작한다.



술이부작이란 단어는 역사책등에서 '쓰는이가 다른 내용을 덧붙이지 않고 사실을 있는대로 적었단 뜻'으로 쓰는 말이였지만

묘비문에서 이런 표현을 쓴다는건 "난 여기서 얘가 칭찬한 내용에 동의하지 않지만 문체는 좋네. 내가 더 써줄 글은 1도 없고 그래서 복붙. Ctrl+V"

라는 뜻의 안 써준 것만 못한 고인모욕이나 다름없는 말이였다.



아무리 생전에 안 좋게 생각했어도 죽은 직후엔 되도록 좋은말만 해주는게 예전이나 지금이나 도리인데도

대유학자란 사람이 살아있을땐 친하게 지내다가 죽고나니 이런 글을 써서 보내줬으니 논란이 안 될 수가 없었다.

그 정도로 싫었으면 애초에 묘비문 써주는걸 거절하는게 맞는 것인데 굳이 써서보낸 송시열의 인성도 문제였다.



아버지의 묘비에 모욕의 글이 적혀있단 사실에 아들인 윤증은 지은이인 송시열에게 몇 번이고 묘비문을 고쳐줄 것을 요청했으나 들어주지 않았다.

지은 사람만이 수정가능하기 때문에 결국 윤선거의 묘비문엔 송시열이 보낸 글이 그대로 박혀 송시열과 윤증의 사이가 틀어지는 이유가 되었고,

유학자들 사이에서도 논쟁이 커져간 끝에 서인이 노론과 소론으로 갈라지는 계기가 되었다.
목록 스크랩 (0)
댓글 32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영화이벤트] 세상의 주인이 바뀌었다! <혹성탈출: 새로운 시대> 예매권 증정 이벤트 294 04.24 20,761
공지 ▀▄▀▄▀【필독】 비밀번호 변경 권장 공지 ▀▄▀▄▀ 04.09 547,964
공지 공지접기 기능 개선안내 [📢4월 1일 부로 공지 접힘 기능의 공지 읽음 여부 저장방식이 변경되어서 새로 읽어줘야 접힙니다.📢] 23.11.01 2,999,965
공지 비밀번호 초기화 관련 안내 23.06.25 3,804,531
공지 ◤더쿠 이용 규칙◢ 20.04.29 20,295,766
공지 성별관련 공지 (언급금지단어 필수!! 확인) 16.05.21 21,284,227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43 21.08.23 3,408,518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17 20.09.29 2,239,727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341 20.05.17 2,964,946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53 20.04.30 3,522,862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글쓰기 권한 포인트 상향 조정) 1236 18.08.31 7,891,993
모든 공지 확인하기()
2391660 이슈 퍼주려면 ㅂㅌ한테 퍼주면 이해라도 하지 어도어 뉴진스 뭔 특별대우를 저리 퍼 줘 1 10:39 21
2391659 기사/뉴스 [단독] 강남 호텔서 20대 여성 사망…20대 남성 '폭행치사' 혐의 구속 10:39 109
2391658 유머 어제 오랜만에 본 외국인 친구가 같이 자리에 앉아서 나를 빤히 보다가 대뜸 > 꽁꽁 얼어붙은 한강 위로 고양이가 걸어다닙니다 < 를 한국어로 말해서 대체 그걸 왜 아냐고 비명 지름.twt 6 10:34 1,238
2391657 정보 캐시워크 Syrup 1 10:34 90
2391656 기사/뉴스 “피프티 같은 바보짓 안한다”던 민희진, 결국 배임 혐의 덜미 “하이브 빠져나간다”[종합] 16 10:33 1,582
2391655 유머 꿀벌이 이분에게 준 선물 3 10:31 982
2391654 이슈 이번 하이브 사태를 보면서 대단하고 신기하게 느껴지는 인물.jpg 62 10:30 6,281
2391653 이슈 야채계의 볼드모트...jpg 7 10:30 992
2391652 유머 모든 경민 가능 실물 직관함ㅋㅋㅋ 10 10:29 1,121
2391651 이슈 [이니스프리(INNISFREE) x 장원영] 비타C 7일 톤업 세럼 광고 14 10:28 387
2391650 이슈 범죄도시4 시리즈 중 가장 빠르게 100만 돌파.jpg 19 10:28 682
2391649 유머 취업전 과 취업후gif 8 10:27 1,324
2391648 기사/뉴스 '비밀은 없어' 고경표, 혓바닥 헐크 아나운서..K-직장인 대변할 팩트 폭격 3 10:27 254
2391647 이슈 승무원에게 남편의 커피를 부탁한 아주머니 115 10:23 12,142
2391646 유머 높은 분들에게 좋은 자리를 조금도 주고 싶지 않았던 민희진 42 10:23 3,780
2391645 기사/뉴스 대전시, '미래두배 청년통장' 신청자 1천명 모집 10 10:22 543
2391644 기사/뉴스 우리 모두의 '마음으로 낳은 자식' 푸바오의 스토리텔링, 어떻게 이뤄졌을까 7 10:22 553
2391643 이슈 여자친구 멤버들이 말하는 갑작스러운 계약종료.jpg 58 10:21 5,405
2391642 이슈 드라마 음악감독으로 첫 데뷔하는 정재형 8 10:20 1,331
2391641 유머 안갚아도된다 40.4프로의 질문지 53 10:20 1,9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