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theqoo

이슈 (스압주의) 살처분의 추억
1,362 12
2019.11.23 00:18
1,362 12
JDiTp.jpg
HuIeI.jpg
zKJaN.jpg
cYCic.jpg

태어난지 일주일밖에 안 된 송아지가 위급합니다
주저 앉아있습니다
세상에 태어나 처음 아파봅니다

keDkC.jpgEnFAX.jpg

충북 보은에서 대동물 수의사로 12년째 일하고 있는 이제인씨
그의 진료소는 늘 이동중입니다
방역복 장화 소독약. 요즘 같은 때에는 더 신경이 쓰이죠

JvxvQ.jpg
zHvsN.jpg
oUmvY.jpg

축사가 응급실이 됩니다 
신생아처럼 송아지도 면역력이 약합니다
작은 병도 어린 생명을 위협할 수 있습니다
말 못하는 동물은 지금 온몸으로 말하고 있습니다

kXpXJ.jpg
shVmT.jpg
doCmX.jpg
yojpb.jpg
kXCDo.jpg

수액과 영양제가 시급한 상황
송아지의 검사 결과는 로타 바이러스에 의한 장염
한시간 정도 안정을 취하면서 기다리니 기력을 되찾습니다 

CehEt.jpg

대동물 수의사의 길은 고되지만 살려내는 이 순간 만큼은 어떤 직업도 부럽지 않습니다 

OTqhV.jpg
xzZUb.jpg

그러나 2017년 1월 그해 겨울은 참 혹독했습니다 
그가 살던 지역에도 무시무시한 구제역이 몰려왔고
그는 전염병을 막기 위해 현장에 투입됐습니다

XIcoh.jpg
OTjeP.jpg
uAKWa.jpg
iVSNA.jpg
glGHK.jpg
GRoXp.jpg
HhxVg.jpgrYIee.jpg
jkIfC.jpg
DueIN.jpgYDNbu.jpg
FxxlT.jpg
WonUx.jpg
yjxlM.jpgCkLXv.jpg
gHfDO.jpg
qqIoI.jpg

2년이 흘렀습니다
이겨내 보려고 해도 그 한마리의 소만 잊을수가 없습니다
그는 수의사로써 더 고용량의 약을 투여할수 밖에 없었죠
그날의 이성과 감성은 전혀 다른 말을 하고 있었습니다

XRVBK.jpg
gFUJP.jpg

아무리 많은 소를 살려내도 그날의 죄책감은 다 씻기지가 않습니다
소농장을 했던 그의 아버지
어릴적부터 소는 친구같았습니다

pabSU.jpg

상담치료도 받아봤지만 
기억이란건 찢어지면 꿰메면 되는 그런게 아니었습니다

TqowT.jpg
aGjYx.jpg
mTUMD.jpg
wCVkp.jpg

대동물 수의사가 아니었다면 
살처분은 자신과 먼 남의 얘기가 됐을까요
가축전염병은 매년 우리를 찾아오고 있습니다

NjwHu.jpg
SbizX.jpg
TfbNr.jpg
CaXsz.jpg
pgdYI.jpg
NChHF.jpg
WlfIT.jpg
NLOmq.jpg
Xvycc.jpg
dLktF.jpg

첫 발병지인 파주를 비롯해 김포와 연천, 강화에는 이제 돼지가 한마리도 살지 않습니다
예방적 살처분
만약을 대비해 모두 땅속에 묻었습니다
그렇게 희생된 돼지가 45만여마리
그 중에서 실제 아프리카 돼지열병에 걸린 돼지가 몇마리나 될까요
 
MwCdR.jpg

돼지는 인간을 위해 태어났고 인간을 위해 사라졌습니다
아직도 안심할 수 없다는 낯선 이름의 전염병
그게 끝나야 살처분도 멈출 수 있습니다



90여곳의 돼지 농장이 있다는 경기도 연천
그중 한 돼지 농가를 찾은것 11월 3일 입니다

VSwox.jpg
BPwMC.jpg

많은 돈을 투자해 현대식 돈사를 갖추고 드디어 올해 1월부터 출하를 시작했습니다
이곳은 다른 곳과 달리 새끼돼지를 키워서 다른 농가에 판매하는 자돈농가입니다

그러나 지난 10월 9일 
이동중지명령이 떨어진 이후 이곳의 시간은 멈춰버렸습니다

CgUvR.jpg
yNikc.jpg
UfcpT.jpg

태어난지 100일도 넘었지만 달리 갈 곳이 없습니다
이곳에 있는 돼지 5570마리가 같은 상황에 처했습니다

srIyJ.jpg
JQQAD.jpg
zlprJ.jpg
EAgUC.jpg
XlKCK.jpg

이건 삶도 아니고 죽음도 아닙니다
대학 졸업 이후 14년을 줄곧 농장에서 보낸 이창번씨
가장 큰 위기는 구제역때였습니다

wkdCV.jpg
Vvszz.jpg
bOwdX.jpg
fDLsA.jpg
JgJpp.jpg
NOocE.jpg
Qtxdv.jpg
mckao.jpg

그는 이번에도 살처분을 피하기 어렵게 됐습니다 
보통 살처분의 범위는 발생농가를 중심으로 500미터
확산우려가 클때는 반경 3킬로미터 이내에 죽음의 링이 그려집니다

DPBkm.jpg

그의 농가는 발생농가로부터 3.2km 떨어져있지만 
예방적 살처분이 몇차례 전 지역으로 확대되면서 이제 그도 예외가 아닙니다

sNLYu.jpg

그는 만약을 대비해 죽여야하는 예방적 살처분이 부당하다는 소송을 냈지만 
받아들여지지는 않았습니다

cCPJO.jpg
MtlGG.jpg
xqRnc.jpg
mjkXs.jpg

그에게 살처분이란
일궈놓은 모든 것을 한꺼번에 잃는 것입니다 

Ttswd.jpg

어머니의 치매
개인파산
기약없는 실직자 생활과 세워놓은 많은 계획들
그리고 오늘도 살기 위해 애쓰는 저 어린 생명들까지

살처분은 참 많은 것들을 함께 묻습니다

그리고 지난 11월 5일 이 농장은 실제로 살처분이 이뤄졌습니다

voyni.jpg

실제 살처분 현장

돼지들에게는 좁고 어두운 축사가 더 살만했습니다


fYxzL.jpg


죽여야만 하는 사람과 그걸 감시해야만 하는 사람

저 돼지까지

이곳에서는 모두가 다 불행합니다


EBdHY.jpg

과거에는 많은 공무원들이 동원되었지만 트라우마 문제가 떠오르자

이 일은 외주화됐습니다

지금은 일용직 노동자나 외국인 노동자들이 대신하고 있습니다



sTheN.jpg


던지고 때리고 밀치고

돼지는 이미 죽은 동물취급이었습니다

안락사 시킨 돼지는 또 다른 접촉없이 곧바로 트럭에 실어야 합니다


포크레인에서 땅바닥으로 옮겼다가 트럭으로 올라가는 돼지들

환경권과 동물권 나아가 인권을 위한 규정은 제대로 지켜지지 않습니다

물론 이 살육의 현장이 모든걸 자초했는지도 모릅니다

이곳에서 벗어날 유일한 방법은 빨리 끝내는 것 뿐입니다


tvfix.jpg

“환청이 들리고 악몽에 시달린다”
살처분 노동자 중 76%가 트라우마를 겪고 있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습니다

CUpZM.jpg

트라우마를 호소하다가 급기야는 세상을 등지는 일까지 생겼습니다
동물권과 함께 인권도 침해당했습니다

xJphO.jpg
ZShCR.jpg
SqsrV.jpg
evXlO.jpg
fcjOA.jpg
yaVRz.jpg

살생은 또다른 살생을 낳았습니다
아프리카 돼지열병의 유력한 용의자로 멧돼지가 주목됐습니다
지금까지 총 25마리의 멧돼지에서 아프리카 돼지열병 바이러스가 검출되었습니다

xLiQI.jpg

멧돼지도 피해자일수 있지만 전염병이 확산되는 것은 막아야 합니다
천적이 사라진 땅에서 미운털이 박힌 멧돼지

올봄에 태어난 것으로 보이는 새끼 멧돼지가 잡혔습니다

ygXSO.jpg

아프리카 돼지열병의 주범 멧돼지 수색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지난 한달간 포획된 멧돼지의 수는 약 만오천마리
얼마나 더 멧돼지를 소탕하면 그 무서운 아프리카 돼지 열병은 끝날수 있을까요
살처분은 또다른 살처분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uLpXw.jpg

멧돼지는 매립장에 옮겨진 다음 시료를 채취해 아프리카 돼지열병에 걸렸는지를 검사하게 됩니다 
불쌍하다고 멈출수 없는게 지금의 현실입니다 
인간이 살기 위해서는 어쩔수 없다는 체념과 말못하는 동물의 고통 
우리는 그 사이 어디쯤에 있는걸까요 

alyap.jpg

강화도에 있던 양돈농가 39곳은 다 비워져있습니다
대신 그만큼의 매립지가 들어섰습니다 

1200.
이곳에 묻힌 돼지의 숫자입니다

보통 살처분 해당 농장주의 땅 안에 매몰지가 조성됩니다 
매몰지에서 100여미터 떨어진 곳이 부부의 농가였습니다
토지의 가치 하락으로 누구도 매몰지를 쉽게 내주지 않습니다 


NLsLK.jpg
zqBkN.jpg

예방적 살처분, 그들은 자식같은 새끼들을 모두 잃었습니다
공허함을 달래기가 힘듭니다
술기운에 약기운이 있어야 겨우 잠들수 있습니다 
산다는게 참 덧없게 느껴지는 요즘입니다

mFBzj.jpg

상처입은건 마음만이 아닙니다
몸도, 부부의 일상도
그날로부터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MboRh.jpg
JGnVN.jpg
JLrWu.jpg
dUjBr.jpg
YfmOZ.jpg
xZzmy.jpg
ZdebK.jpg

그날도 지금처럼 온 몸이 떨렸습니다
돼지를 끼고 산게 15년입니다 
장화가 닳도록 드나든 이 곳이 지금은 낯섭니다


BvuUf.jpg

단 한번도 이렇게 조용한 적이 없었습니다

xvoCy.jpg

돼지가 있던 자리에는 소독을 위해 뿌려놓은 하얀 생석회만이 가득합니다
누군가에게는 그냥 빈 축사지만
그에게는 다 기억이 납니다
누구의 자리였는지 저 너머에는 누가 있었는지 말입니다

vprJe.jpg
CNUjJ.jpg
INORk.jpg
YnNdU.jpg
HmsVr.jpg

살처분이 있던 날
임광복씨는 돼지 숫자만 세고 그곳을 빠져나왔습니다
도저히 견딜수 없을것 같았습니다 
대신 그의 아들이 그 현장에 있었는데요
그럼에도 그는 끔찍한 상처를 입었습니다 

gTHEC.jpg
GQbRN.jpg
nezlA.jpg
zeXYM.jpg
uzYym.jpg
jRDsS.jpg
OpgoO.jpg

아프리카 돼지열병은 지난 11월 9일 연천을 마지막으로 잠잠해진 상태입니다
정상화까지는 최소 6개월이 걸립니다

iqcwu.jpg
Yzldx.jpg
LVtkb.jpg
YdNRY.jpg
CBHth.jpg
HZgFI.jpg
ntFGm.jpg
PYfWo.jpg

끝났다 한들 진짜 끝난게 아닙니다
이걸 막고 나면 다음엔 더 강력한 전염병이 등장할지도 모릅니다
치사율 100% 
돼지의 흑사병이라 불리는 그 무시무시한 전염병의 첫 시발점이 우리 인간은 아닐까요

지금도 누군가는 절대로 돌아가고 싶지 않은 그때, 살처분의 추억을 안고 살아갑니다

hHsiB.jpg

9천 8백만 마리
그동안 너무 많이 희생됐습니다 
이 땅에 더이상 묻을 곳이 없을 지경이라고 합니다

NEcLl.jpg
iLwdW.jpg
CiHPL.jpg
ESanZ.jpg

충격이라는 말로도 모자라 핏빛 매몰지는 어쩌면 올것이 온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녀에게는 전혀 낯설지 않은 얘기입니다
문선희 작가는 2014년부터 구제역과 AI가 남긴 매몰지 100여곳을 사진에 담았습니다
매몰을 한지 3년이 지난 시점이었습니다
그 땅은 과연 회복됐을까요?

FmeJi.jpg
Yuagf.jpg
uEcmj.jpg
rnJIi.jpg
vfDlH.jpg
cvzQY.jpg

밭으로 변한 땅에 남아있는 앙상한 동물의 뼈

HKNMQ.jpg

덮어놓은 비닐 너머 바짝 말라버린 풀

DSxEz.jpg

물컹한 땅에서는 오리 냄새가 나기도 했습니다 

PsBqE.jpg
yDTcD.jpg

이 사진의 작품명은 그 땅에 묻힌 동물들의 숫자
그날의 끔찍함을 땅은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iIWTT.jpg
zEPhM.jpg
MASAV.jpg
dwtUS.jpg
Thkbx.jpg
sYVpk.jpg
elbPt.jpg
twkpC.jpg
bSuNH.jpg
nsSDZ.jpg
AbNhc.jpg

매몰후 3년이 지나면 법적으로 사용가능한 땅이 됩니다
하얗게 핀 곰팡이
3년이 지나도 죽음의 그림자는 여전했습니다
그 사이를 비집고 일어서려는 생명의 기운은 차라리 안쓰러웠습니다

그녀는 작업을 하는 내내 공범이라는 생각에 괴로웠습니다

mgTqC.jpg
QohHR.jpg
jvize.jpg
vudYG.jpg
AYvIy.jpg
OKCZD.jpg
huowg.jpgKJaDw.jpg
ABVhm.jpg

우리가 간직하고 싶은 추억은 행복했던 그 시절 
따스했던 기억입니다
시간이 아무리 흘러도 추억은 흐르지 않습니다

댓글 12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전체공지 ▶▶ AGF KOREA 2019 초대권 증정 이벤트 당첨자 발표 ◀◀ 41 12.08 7894
전체공지 [⭐필독⭐ / 4번 업데이트사항 필독 10월24일 추가+] 현재 도입 된 본인인증 시스템 인증 필수! / 운영관련 공지 10.14 41만
전체공지 [더쿠공지 - 추가 강조 공지 및 8번 19금 항목 수정 19.09.06] 6041 16.06.07 496만
전체공지 [성별관련 언금 공지 제발 좀!! 확인 必] 16.05.21 452만
전체공지 [180626 더쿠 신규가입 마감!/ 현재 theqoo.net 가입 불가] 1726 15.02.16 210만
공지 ■■■ 한시적 정치글 스퀘어 자제 공지 - 정치토크방 이용바람 ■■■ 10.04 11만
공지 스퀘어방 이용 안내 (13번 필독! ●●●잡담성 게시물 스퀘어 올리지 말고 공지 좀 지켜주길 바라●●●) 1142 18.08.31 174만
모든 공지 확인하기()
1424354 넷플릭스로 영어 공부하는 덬들에게 추천하는 어플 395 00:41 6045
1424353 펌) 고증으로 논란 중인 디즈니 뮬란 실사화 화장.jpg 27 00:40 5403
1424352 누가 봐도 엽떡 처음 먹어본 사람 18 00:40 4154
1424351 ‘12월 10일 생일’ 강다니엘, #다니티가_다니엘을_사랑하는방법  44 00:39 804
1424350 아이유 - 그 사람 라이브.ytb 10 00:38 490
1424349 방송국 놈들의 요구로 개사된적 있는 양준일 - 리베카 22 00:38 1745
1424348 엄마에게 팩폭 날리는 장윤정 아들 51 00:36 6201
1424347 병원이 무서운 아이 ㅋㅋ 7 00:36 725
1424346 씹덕이란 말이 없었던 시절에 데뷔한 토니안.gif 20 00:35 1993
1424345 남자모델계의 아이돌급 관계성이라는 프듀X 유리와 플레이어 정혁.jpgif 10 00:35 1960
1424344 팬 : 누나가 꼭 건물 사줄게 27 00:33 5648
1424343 신식자판기 처음 써보는 공효진 24 00:33 4399
1424342 10년 전 오늘 발매된, 윤하의 3집 타이틀곡 "오늘 헤어졌어요" 9 00:32 222
1424341 무묭이가 매년 12월 무한반복 재생하는 🎄크리스마스 캐롤 앨범 추천👊 2 00:32 510
1424340 그냥 보는데 엄마 미소지어지고 힐링짤인 내 돌 사진 6 00:31 1035
1424339 코다 쿠미 - TABOO 8 00:30 252
1424338 SM이 남돌에게 한번씩은 시도하는 음악 (사운드) 22 00:29 2128
1424337 인싸처럼 찍는 법 16 00:28 2459
1424336 감성 컷 연출에 실패한 장면들 16 00:27 3115
1424335 야밤에 배고픈 사람들을 위해 삼양 공식 인스타에 올라온 8 00:24 23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