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레(고시레)
사람이 음식을 먹기 전에 조금 떼어 허공에 던지면서 “고수레”라고 외치는 민간신앙 행위.
고수레는 그 사람의 주변에 화복을 주는 신을 존경하고 신이 안전하게 지켜 줄 것을 기원하는 행위이다. 고려시대 문헌에서 ‘고수레’로 추측할 만한 행동을 찾아볼 수 있다.
기원과 고사를 받는 신 이 밖에도 고사를 하는 사람의 마음가짐이 기원의 대상이라고 볼 수 있다. 예를 들면 고수레를 하는 사람이, “산신이 여기에 있다. 여기 있는 개미가 내가 던져 준 밥을 고맙게 알고 먹는다.”라고 믿으면, 그 믿음이 기원의 대상이 된다는 것이다. 일종의 자기 최면이나 확신(確信)같은 것이다.
고수레를 할 때 반드시 확신에 찬 큰 소리로 “고수레!” 라고 외친다. 혼신(渾身)의 힘을 쏟았다는 표현이다. 이 말은 존경하는 고수레 신을 부르는 호칭이며 환기(喚起)이다. 또한 신을 위하는 기원자의 간절한 의지를 담고 있다. 그런가 하면 이 제사를 받은 신이 나에게 복을 줄 것을 확신한다는 강한 소망이다. 그리고 이 기원과 제사가 확실한 믿음이라는 것을 강조한다. 고수레라는 신은 자기를 이렇게 힘차게 불러 주어야 좋아한다. 고수레를 할 때 말이 없거나 작은 목소리로 한다면 고수레 신은 달가워하지 않는다.
고수레는 음식을 드는 사람이 아니라 그 자리에 존재하는 모든 것에 바치는 의식이다. 존재하는 모든 것은 사람처럼 음식을 들 수 있는 대상, 즉 사람의 말을 알아듣고 감정상 희로애락이 있으며, 영향 면에서 길흉화복(吉凶禍福)이 있는 인격체로 본다.
경북 경주시 원대리의 이장희(35세) 씨가 고수레할 때 하는 말을 풀이하면 “여기서 지금 사람만 먹겠느냐? 귀신도 먹고 새도 먹고 풀도 먹어라. 고수레!”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