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에~메에~” 어린이날이었던 지난 5일 오후 2시 경기 과천시 서울대공원 테마가든에 있는 코리델 면양 방사장 앞. 선주동(37) 사육사가 막혀 있던 울타리를 치우자, 코리델 면양 새끼 3마리가 제일 먼저 달려나와 약 30cm 높이로 자란 싱싱한 풀을 뜯어 먹었다. 뉴질랜드 태생의 새하얀 털을 가진 코리델 면양은 지난 1998년 처음 서울대공원에 이사를 왔다. 지금은 5살부터 12살까지 개체수 31마리에 이르는 대가족을 꾸렸다. 양 가족이 식사를 마치자 건너편에 살고 있는 갈색 털의 알파카 연상연하 커플 햄(6)과 리아(7)도 놀러왔다. 길다란 목을 숙여 풀을 입에 넣고 질겅질겅 씹더니 신이 난듯 뛰어 다녔다.
이에 올해 3월 4일 동안 서울대공원 사육사 11명, 조경과·시설과 직원 13명이 모여 면적 3300㎡ 규모의 코리델 면양 방사장 한 켠(약 99㎡)에 수크령 5000분, 억새 5600분을 심었다. 거름은 코리델 면양의 분변으로 대체했다. 분변을 따로 치울 필요 없이 거름으로 재활용해 친환경 초지로 조성한 것이다. 분변을 약 2주간 부숙(婦叔·썩혀서 익힘)시키자 생초들이 자라기 시작했다.
어린이날인 5일에 맞춰 충분히 자란 생초 식당을 개업했고, 식당은 초식동물 손님들로 붐볐다. 초식동물들은 평소 잔디밭에서 뛰어놀다가 배고플 때만 잠시 식당에 들러 식사를 하고 떠나기 때문에 발굽에 생초가 훼손될 염려가 없었다.
지난 5일 경기 과천시 서울대공원 테마가든에서 코리델 면양(왼쪽)과 알파카가 방사장 잔디밭을 뛰어 다니고 있다. /서울대공원
[이세영 기자 230@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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