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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8년 만에 잃어버린 메달 찾은 김현섭 "정정당당하게 싸운 보람 느껴"[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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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21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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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섭이 2011년8월28일 대구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을 시작해 한일극장, 공평네거리를 돌아 출발점으로 왕복 10바퀴를 도는 코스에서 열린 경보 남자 20km 경기에서 6위로 결승점을 통과하고 있다. 대구 | 김도훈기자

김현섭이 2011년8월28일 대구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을 시작해 한일극장, 공평네거리를 돌아 출발점으로 왕복 10바퀴를 도는 코스에서 열린 경보 남자 20km 경기에서 6위로 결승점을 통과하고 있다. 대구 | 김도훈기자
[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정정당당하게 경쟁한 김현섭(34·삼성전자)이 결국 메달을 목에 건다.

김현섭은 2011년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20㎞ 경보 동메달리스트였던 러시아의 스타니스라프 에멜야노프가 도핑 위반으로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으로부터 메달을 박탈 당하면서 새로운 동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당시 김현섭은 결선에서 1시간 21분 17초의 기록으로 6위에 올랐다. 메달권에 진입하지 못했으나 2016년 금,은메달을 차지했던 발레리 보르친과 블라디미르 카나이킨(이상 러시아)이 과거 샘플 도핑테스트에서 양성 반응을 보여 선수 자격정지 처분을 받으면서 대회 순위가 4위로 상승했다. 이어 에멜야노프까지 도핑 규정 위반에 걸려 김현섭이 3위에 오르게 됐다. 김현섭은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메달을 목에 건 선수로 기록된다. 뒤늦게나마 새 역사의 주인공이 된 것이다.

김현섭은 해외 현지훈련을 마친 후 20일 귀국했다. 인천공항 착륙 후 문자 메시지를 통해 동메달 획득 소식을 알게 됐다. 김현섭은 본지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육상연맹으로부터 문자가 와 있었다. 처음에는 어안이 벙벙했다. 3년 전 4위로 올라간 게 끝인 줄 알았다. 전혀 기대하지 않아 더 놀라웠다. 지금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 주변에서 연락을 많이 받아 그나마 그런가 보다 할 뿐이다. 그래도 기분 좋은 소식인 것은 분명하다”라는 소감을 밝혔다. 한편으로는 아쉬움도 남는다. 당시 한국은 개최국임에도 ‘노메달’이라는 수모를 당했기 때문이다. 김현섭은 “우리나라에서 모처럼 열린 육상대회에서 제가 시상대에 올랐다면 훨씬 좋았을 것 같다. 늦긴 했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한국 육상이 더 큰 관심을 받았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늦었지만 김현섭은 정정당당하게 싸운 보람을 느낀다. 러시아 선수들은 약의 힘을 빌려 대회에서 메달을 손에 넣었으나 결과적으로 자격 박탈이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반대로 순수하게 자신의 힘으로 경쟁했던 김현섭은 8년이 지나 성과를 인정받게 됐다. 김현섭은 “당시 대회 직전 제가 위경련을 겪어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다. 정말 힘들게 레이스를 했던 기억이 난다. 그렇게 어렵게 6위에 올랐을 때 만감이 교차했다. 이제 보니 제가 힘들었지만 정정당당하게 경쟁했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보상을 받는 것 같다. 큰 보람을 느끼고 있다”라고 말하며 웃었다. 이어 그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처음으로 메달을 획득한 한국 선수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큰 것 같다. 30대 중반에 받은 특별한 선물 같다”라고 덧붙였다. IAAF는 다음달 27일 카타르 도하에서 개막하는 2019 세계육상선수권대회 기간 중 김현섭의 메달 수여식을 열 계획이다. 늦게라도 김현섭은 시상대에 오르게 됐다. 김현섭은 “어떤 기분일지 지금은 모르겠다. 올라가봐야 알 것 같다. 설레기도 하고 기대되기도 한다. 자랑스러운 순간이 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현재 김현섭은 도하 대회 준비에 매진하고 있다. 이달 31일까지 강원도 속초에서 집중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고질적인 무릎 부상으로 인해 몸 상태가 정상은 아니지만 아직 대회까지 50여일이 남은 만큼 컨디션을 최대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김현섭은 “톱10을 목표로 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메달권에 가면 좋겠지만 일단 1차 목표를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남겼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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