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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단독] "짐 존스를 몰랐다?"…슈가, 샘플링 설명서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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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03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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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spatch=김수지·구민지기자] 빅히트의 답변입니다. 

"프로듀서가 연설자를 알지 못한 상태에서 곡 전체 분위기를 고려해 선정하였습니다. 회사 검수 과정에서 부적절한 샘플임을 인지하지 못했습니다." (빅히트) 

추가로 몇 가지 더 물었습니다. 예를 들어, 총괄 프로듀서(슈가)의 역할입니다. <아티스트 본인도 생각하지 못한 문제>라는 해명에 대한 부연설명을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돌아오는 답은 한결같았습니다. 

"공식 입장문에서 밝혔듯 연설 보컬 샘플은 타 프로듀서가 특별한 의도 없이 선정했습니다."

빅히트는 <특별한 의도 없음>을 반복했습니다. 물론, 그들의 답변에 1%의 의심도 없습니다. 특별한 의도가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니까요.

'디스패치'는 철저히 그들의 입장에서 생각했습니다.


① 누군가의 연설을 넣고 싶다?

우선, '스플라이스'를 뒤져야 합니다. 이곳은 미국 최대의 샘플 플랫폼인데요. 전 세계 프로듀서들이 가장 활발하게 샘플을 등록 판매하는 곳입니다.

'디스패치'가 검색을 시도했습니다. '연설'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 'speech'죠? 총 89개의 샘플 파일이 나왔습니다. 그러나, 짐 존스의 연설은 없습니다.


② 종교인의 육성이 필요하다?

'스플라이스' 사운드 카테고리에서 'religion'을 검색했습니다. 2개의 샘플링 팩이 나왔습니다. 먼저, 을 클릭했습니다. 101개의 샘플이 등장했습니다.

'디스패치'는 52번(5초)과 96번(6초) 파일을 주목했습니다. '어떻게 생각해' 인트로 부분에 나온 그 육성입니다. 길이(5초, 6초)까지 똑같습니다. 우연히? 짐 존스의 육성 2개를 사용했습니다.


③ 혹시 짐 존스를 알았을까?

슈가가 지휘한 프로듀서 군단은 짐 존스를 알았을까요? '디스패치'는 빅히트에 (스플라이스) 검색 키워드를 물었습니다. 그러나 노코멘트. 어떤 답도 주지 않았습니다.

검색창에 'Jim Jones'를 두드렸습니다. 총 1,366개의 파일이 쏟아졌습니다. '짐 존스' 고유의 이름으로 검색된 파일은 4개. 'Vintage Vocals: Twisted Religion' 팩에 들어 있었습니다.


④ Vintage Vocals: Twisted Religion

다시, 가설을 세워봅니다.

"슈가, 그리고 EL CAPITXN과 GHSTLOOP는 짐 존스를 모른다"입니다.

그래도 걸리는 게 있습니다. 'Vintage Vocals: Twisted Religion'에 대한 해설입니다. 그들은 해당 샘플을 사용하면서 설명서조차 읽지 않았던 걸까요?


⑤ 샘플팩 설명서를 읽었습니다.

'디스패치'가 확인한 샘플팩 설명서입니다.

'Twisted Religion' is packed with emotionally charged excerpts of speeches, sermons, rallies and performances - including some from the infamous cult leader Jim Jones (courtesy of The Jonestown Institute).

원문 해석 붙입니다.

'왜곡된 종교'는 악명 높은 이단(사이비) 교주 짐 존스 등의 다양한 연설, 설교, 집회, 공연 등으로 구성돼 있다. (존스타운 인스티튜트 제공)

악명높은 (infamous), 이단 지도자 (cult leader)가 보입니다. 심지어 짐 존스(Jim Jones)의 이름이 나오며, 존스타운(Jonestwon)도 등장합니다.


⑥ 해설을 읽지 않았어도...

빅히트는 해명했습니다. "프로듀서들이 짐 존스의 존재를 인지하지 못했다"고요. 이어 "부적절한 샘플인지 몰랐다"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샘플팩의 제목부터 '왜곡된 종교'입니다. 그들은 왜 이단을 의심하지 못했을까요? BTS의 주요 활동 무대는 '컬트'를 경계하는 미국입니다.

심지어 짐 존스의 이름이 제목(sm101_vv_jim_jones_on_reality.wav, sm101_vv_jim_jones_socialism_rant_01.wav)인 파일도 있습니다. 짐 존스를 찾아볼 생각은 못 했을까요.


⑦ 구글링이 필요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을 위한 변명을 한다면... '구글링이 필요했다' 입니다. 짐 존스를 검색하면 수천 개의 비극적인 자료들이 등장하니까요.

짐 존스는 미국 최악의 사이비 교주입니다. 1978년 11월, 900여 명의 신도들을 남아메리카 밀림에 가뒀고, 집단 자살로 이끌었습니다. 미국 역사상 최대의 학살 사건입니다.


⑧ 모르는 게 '독'이다.

'어떻게 생각해'의 인트로는 총 11초 분량입니다. 짐 존스의 음성은 2번 나옵니다. 5초짜리와 6초짜리를 붙였습니다. 그 많은 음성 중에서 짐 존스를 '우연히도' 골라냈습니다.

52번 파일인 와 96번째 파일인 <sm101_vv_faithful_workers.wav>를 '콕' 찍어서 연결시켰죠.

슈가를 믿고 싶습니다. 지금까지 그가 보여준 언행은, 누구보다 진중했으니까요. 네, 아마도 짐 존스를 몰랐을 겁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모르는 건, '독'입니다.


⑨ 슈가는 '믹스 테이프'의 주인입니다.

'D-2'의 메인 프로듀서는 어거스트 디입니다.

슈가의 포지션은 '가창'이 아닙니다. '어떻게 생각해'에서 레코딩 엔지니어로도 이름을 올렸습니다. 녹음 과정에 있어 전반적인 밸런스를 결정하는 역할입니다.

마스터링 과정도 비상식적입니다. 마스터링은 아티스트, 작곡가, 엔지니어, A&R 팀 등이 모여 후반 사운드를 체크하는 자리입니다. 왜, 낯선 음성에 대해 의문을 품지 않았을까요.


⑩ 이게 다 '해이러' 때문이다?

'방탄소년단' 일부 팬은 슈가를 두둔하고 있습니다. 그들의 논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짐 존스는 사람들을 죽음에 몰아넣은 '궤변'의 전형적 상징이다. 그가 하는 말은 말 그대로 '개소리'다. 헤이러가 하는 말이 개소리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썼다. 지금 윤기(슈가)를 못 믿으면 진심을 다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팬덤 복사중)

하지만 헤이러의 '안티'를 이단 교주의 '대학살'로 치환할 수 없습니다. 개인의 고통과 종교, 인종, 국가의 비극은 다른 성질입니다.


⑪ SUGA는 당당한 맛이다

방탄소년단은 대한민국 아이돌에 국한될까요? 그들은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그룹입니다. 지금 BTS에게 필요한 건, 맹목적인 '방패'가 아닙니다. 아프지만, '창'도 필요합니다.

슈가는, 비판을 딛고 일어설 것입니다. 실수는 반복하지 않으면 됩니다. 단, 누군가의 뒤에 숨지 않기를 희망합니다. 언제나, 자신의 목소리를 냈으니까요.

당.당.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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