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자를 뜯자마자 가슴이 너무 아팠습니다”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일하던 아들 김용균(24)씨가 컨베이어벨트에 끼는 사고로 목숨을 잃은 날, 어머니 김미숙씨는 아들이 지내는 기숙사에 유품을 수습하러 갔다가 문 앞에 놓인 택배 상자를 발견했다. 작은 상자였다. 상자 안에는 영화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반지가 들어 있었다. 막내아들 용균씨가 평소 갖고 싶어하던 그 반지였다.
아들은 평소 ‘반지의 제왕’을 좋아했다. 취직하기 전 어머니에게 ‘영화에 나오는 반지를 사달라’고 조르기도 했다는 그는, 곧 ‘취업하고 내가 벌어서 사면되니 신경 쓰지 마시라’고 철든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아들은 지난 9월 하청업체인 한국발전기술 계약직으로 입사했지만, 택배 상자를 미처 풀어보지도 못한 채 지난 11일 새벽 참변을 당했다. “아들이 하루라도 더 살았더라면 그 반지를 껴봤을 텐데 안타깝고 답답합니다. 지금도 그 반지를 보면 아들한테 전해주고 싶은데, 죽은 아이 손에 반지를 끼워주면 아이는 알까요. 좋아할까요. 가슴이 미어집니다. 그때 해줄걸, 지금 그 반지를 어떻게 전해주면 좋을까요.” 어머니 김씨는 가슴을 붙잡고 눈물을 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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