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에서 득점왕을 차지하면서 국내 중계권을 가진 스포티비(SPTOV)도 초대박을 터뜨렸다. 스포티비는 "시청률왕 손흥민"이라며 환호했지만, 이 같은 인기는 역설적으로 '손흥민 경기 돈 내고 보는 시대'를 앞당길 수 있다. 콘텐츠가 매력적일수록 중계권자는 '제값 받기'를 시도할 수 있어서다. 더욱이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가 스포츠 콘텐츠의 핵심 플랫폼으로 떠오르면서 유료화는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
PL을 독점 중계하는 스포티비는 지난 23일 자정 토트넘과 노리치시티의 시즌 마지막 경기가 "스포티비 단일 채널에서만 시청률 5.4%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반전이 끝나가던 새벽 0시45분 순간 시청률이 6.8%에 달했다. 이 시점 시청자는 154만명에 달했다. 스포티비는 "스포티비 나우(SPOTV NOW)와 쿠팡플레이 등 OTT 사용자까지 더하면 훨씬 많은 시청자가 봤을 것"이라고 밝혔다.
손흥민의 파괴력은 OTT 순위마저 뒤바꿨다. 26일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 4월 한국인 사용자가 가장 많은 OTT 앱은 넷플릭스(1055만명), 티빙(324만명), 쿠팡플레이(321만명), 웨이브(307만명) 순이다. 넷플릭스 '1강'과 국내 OTT '3중' 구도는 여전했지만 쿠팡플레이의 약진이 눈에 띈다. 지금까지 웨이브는 지상파 프로그램을 주력으로 티빙과 2위를 다퉜는데, 쿠팡플레이가 치고 올라왔다. 업계는 쿠팡플레이의 스포츠 콘텐츠에 주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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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중계에서 OTT가 부상하면서 유료화도 자연스러워졌다. 스포티비 모회사 에이클라엔터테인먼트가 2018-2019시즌부터 PL,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 리그 등의 중계권을 가져갔다. 이제는 손흥민 경기를 제외한 모든 경기를 TV에서는 유료채널 '스포티비온'으로, OTT에선 '스포티비나우'를 통해서만 볼 수 있게 됐다. 더욱이 구독료를 내는 게 당연한 OTT에서 스포츠 콘텐츠를 빨아들이면서 유료화 속도는 더 빨라졌다. 인기 해외축구 리그와 토너먼트,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미 프로농구(NBA)에 더해 UEFA 주관 유로2020(쿠팡플레이), 남미축구연맹 주관 2021 코파 아메리카(쿠팡플레이), 2020도쿄올림픽(웨이브) 등 국제대회 중계도 OTT가 도맡았다. 티빙도 CJ ENM이 지난 20일 선보인 채널 'tvN SPORTS'와 함께 스포츠 콘텐츠 수집에 나섰다. 업계 관계자는 "스포츠 경기의 유료 시청은 세계적으로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며 "국민적 관심이 높은 스포츠 콘텐츠의 보편적 시청권을 어떻게 보장할 지도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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