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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펄펄 나는 OTT에 웃을 수도 울 수도 없는 한국 영화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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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25 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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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 A에게 시나리오를 줬는데 답을 주지 않더군요. 매니지먼트사 대표에게 물어보니 넷플릭스 작품을 원하는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스럴러 장르의 새 영화를 준비 중인 중견 영화감독 B는 요즘 고민이다. 업계에서 손꼽히는 제작사와 함께 시나리오 작업을 마쳤고, 주위 모니터링 반응도 좋은데 캐스팅 단계에서 진척이 되지 않고 있어서다. 그는 “주연급 배우들이 ‘오징어 게임’ 성공에 크게 자극을 받은 듯하다”며 “정호연 같은 신인 배우의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가 2,000만 명을 훌쩍 넘어서는 현상을 지켜보면서 많은 배우들이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작품에 출연하고 싶어 한다”고 덧붙였다.

국내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넷플릭스 역대 최고 흥행 기록을 세우고, 드라마 ‘갯마을 차차차’ ‘마이 네임’ 등이 연이어 넷플릭스 차트를 휩쓰는 등 OTT 위상이 날로 높아지면서 국내 영화계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영화 제작·배급에 어려움을 겪던 일부 제작사나 투자·배급사는 넷플릭스와 손을 잡고 새로운 활로를 찾는 반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고사 위기에 처한 극장용 영화 시장은 어려움이 더욱 가중하는 분위기다.

국내 영화계의 가장 큰 고민은 극장 매출 감소다. 20일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전인 2019년 1~8월 한국영화의 전국 영화관 매출은 6,576억 원이었으나 올해는 1,135억 원으로 83% 가까이 줄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개봉 대기 중인 영화도 많아졌다. 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의 ‘영웅’, 롯데컬처웍스의 ‘한산’, 쇼박스의 ‘비상선언’, 에이스메이커의 ‘바이러스’,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의 ‘킹메이커’ 등이 대표적이다.

문제는 팬데믹 상황에서 벗어나더라도 극장가가 예전만큼 회복될지 불투명하다는 데 있다. 불길한 시그널은 금융권과 기관투자자에게서 먼저 감지되고 있다. 메이저 배급사의 한 임원은 “최근 들어 투자사나 제작사 모두 드라마로 선회하는 경향이 강하고, 기관투자자의 경우 개별 영화나 드라마 한 편에 투자하기보다 제작사에 대한 투자나 인수, 원작이 되는 웹툰, 웹소설 같은 지식재산권(IP) 확보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복수의 영화 제작·배급 관계자에 따르면, 넷플릭스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는 영화·드라마 프로젝트가 100편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넷플릭스에 시나리오를 건넨 뒤 응답을 기다리고 있다는 감독 C씨은 “넷플릭스에 쌓여 있는 시나리오만 300편이 넘는데 그중 ‘긍정적으로 검토해보겠다’는 답변을 들은 작품만 100편이 넘는다는 말도 들었다”고 했다.
제작사의 수익성은 점점 악화하고 있다. 콘텐츠 제작 관련 계약 내용이 철저히 비밀에 붙여져 있어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는 없지만 통상 넷플릭스 투자를 받아 제작하는 경우 제작비에 10~20%의 추가 수익을 보장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국내 제작사들이 앞다퉈 넷플릭스행을 택하면서 수익률이 크게 낮아진 것으로 파악됐다. 영화제작사 대표 D씨는 “최근 들어 평균 7% 수준으로 떨어졌는데 추가 수익 없이 제작비만 받겠다고 한 곳도 있는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넷플릭스에 이어 디즈니플러스가 내달 국내 서비스를 시작하고, 토종 OTT인 티빙 역시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영화계는 드라마 제작으로 활로를 찾고 있다. 윤종빈 감독이 세운 제작사인 영화사 월광은 넷플릭스와 ‘수리남’을, 영화배급사 뉴(NEW)의 자회사 스튜디오앤뉴는 디즈니플러스와 손잡고 ‘무빙’ ‘너와 나의 경찰수업’을 내놓는다. ‘나랏말싸미’의 제작사 두둥은 티빙과 손잡고 이준익 감독의 ‘욘더’를 제작한다. 영화를 주력으로 하는 투자·배급사였던 롯데컬처웍스와 쇼박스도 드라마 제작 부문 인력을 강화하고 있다.

OTT 업체들은 기존의 한국 영화·드라마와는 차별화된 작품에 투자하며 창작의 영역을 넓히고 있다. 덕분에 투자를 받지 못해 제작에 어려움을 겪던 작품들이 빛을 볼 수 있었다. 넷플릭스 드라마 '킹덤' '인간수업' ‘D.P.’ ‘오징어 게임’ '마이 네임' 같은 작품이 대표적이다. 이준익 감독은 “극장과 OTT의 간극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면서 “OTT를 피할 수 없다면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OTT 업체들의 통 큰 투자가 이어지면서 특수시각효과(VFX), 음향, 더빙 및 자막 등 후반작업 업체들도 활기를 띠고 있다. 음향업체 라이브톤의 최태영 대표는 “올해 작업 물량이 작년보다 2배 이상 늘었다”고 말했다. 넷플릭스는 지난달 사업설명회에서 “한국에 진출한 2015년부터 5년간 7,700억 원을 투자해 일자리 1만6,000개를 만들고 5조6,000억 원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냈다”고 설명했다.
https://m.hankookilbo.com/News/Read/A2021102009330004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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