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현지시간) 스위스 로잔에서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왼쪽)이 중국의 테니스 스타 펑솨이(彭帥)와 영상통화를 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는 중국 테니스 스타 펑솨이(彭帥·35)의 안전을 대신 확인한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중국 인권침해의 공범 역할을 했다며 맹비난했다. 펑솨이는 장가오리(75) 전 중국 부총리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뒤 신변이상설이 제기됐다.

소피 리처드슨 HRW 중국담당 국장은 23일(현지 시각) 기자회견에서 IOC가 중국의 인권침해에 대해 “적극적인 공모 역할”을 했다며 “IOC는 사람이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순조롭게 개최하는 데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했다. 특히 바흐 위원장이 영상통화에서 펑솨이에게 변호자 조력 여부와 성폭력 고소 의향 등을 물어봤는지를 명확히 밝히지 않고 있다는 점도 비판했다.

왕야추 HRW 중국 담당 연구원은 “그들이 중국 정부를 통하지 않고 펑솨이에게 접촉할 수 있었다고 상상하기는 매우 어렵다”며 펑솨이와 IOC의 영상통화가 중국 정부의 허가와 검열을 거쳤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IOC는 지난 21일 토마스 바흐 위원장이 펑솨이와 영상통화를 한 뒤 “그가 잘 지내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IOC는 펑솨이가 베이징의 자택에서 안전하게 지내고 있고, 사생활을 존중받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고 했다. 하지만 국제사회는 펑솨이가 안전하다는 것을 여전히 불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