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서초에 사는 40대 전문직 윤모 씨(48)는 최근 서울 양천구에 있는 2억원대 한 빌라를 10대 딸 명의로 계약했다. 아직 재개발 구역으로 지정되진 않았지만 가능성이 높다고 봐 투자가치가 있다고 판단했다. 윤 씨는 “시간이 지나 재개발 구역으로 지정되는 등 이 일대가 개발이 되면 딸이 결혼할 때 즈음엔 적게는 수억에서 많게는 수십억에 달하는 집이 돼 있지 않겠냐”며 “집값이 우상향한다고 판단하면 지금 많지 않은 금액으로 집을 사두는 것도 딸의 장래를 위해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 여겼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 자산가나 지방 큰손들 사이에서 집값이 더 오를 것이란 기대감에 재개발 구역의 빌라를 자녀에게 미리 사주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가파르게 뛰는 집값을 보며 비교적 적은 자금을 들여 자녀의 ‘내 집 마련’을 서두르려고 하는 자산가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초기 재개발 구역의 주택은 대부분 매맷값이 2억~3억원대를 넘지 않아 상대적으로 부담이 크지 않고, 개발이 이뤄질 경우 수익률이 큰 편이다.
10~20대 단독주택·빌라 거래 뛰었다
27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다세대·연립주택(빌라) 매매 건수는 5381건으로 아파트 매매 건수(3874건)를 크게 앞섰다. 아직 지난달 부동산 거래 신고 기한이 며칠 남아있지만, 지금 추세가 뒤집히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보통 주택 시장에선 아파트 거래량이 빌라 거래보다 2~3배 많은 게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올 들어선 매달 빌라가 아파트보다 더 많이 팔렸고, 둘 사이의 거래량 격차도 커지고 있다. 올 1월 빌라 거래량은 5839건으로 아파트(5789건)를 근소하게 앞질렀는데, 지난달에는 차이가 1000건 이상으로 벌어졌다. 아파트 거래 시장이 양도세 강화 등 각종 규제로 거래 절벽 상태를 맞은 데 비해, 빌라 거래량은 매달 꾸준히 늘고 있다.
지역별로 보면 은평구(551건), 강서구(415건), 도봉구(326건), 강북구(323건) 등 순으로 빌라가 많이 팔렸다. 집값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거나 재개발을 추진하는 동네가 많은 곳이다.
특이한 점은 최근 빌라 등 비아파트를 중심으로 10, 20대가 주택 매매계약을 체결하는 비중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받은 광역지자체별·연령대별 자금조달계획서 관련 자료를 분석해보면 올해 1~5월 10, 20대가 서울에서 보증금 승계 및 임대 목적으로 체결한 주택 매매계약은 2731건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764건)에 비해 세 배 이상 늘었다. 10대는 지난해 1~5월 7건에서 올해 69건, 20대는 757건에서 2662건으로 증가했다.
서울에서 갭투자는 아파트보다 빌라 등 비아파트가 훨씬 많았다. 올해 1~5월 10대의 갭투자 69건 중 61건(88.4%)은 비아파트에서 이뤄졌다. 20대의 갭투자는 2662건 가운데 1945건(73.1%)이 비아파트다. 사실상 소득이 없거나 적은 젊은 세대가 세를 낀 갭투자로 집을 샀다는 건 부모의 증여로 전세보증금 외 잔금을 치렀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한편에선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에 부모가 자녀 명의를 빌려 집을 산 투자라는 해석도 나온다.
은평구의 한 빌라 밀집지역에서 중개업소를 운영하는 김 모 대표는 “최근 부산에서 온 중년 부부가 20대 아들과 10대 딸 명의로 각각 3억원대 빌라 두 채를 계약하고 갔다”며 “전월세 등 세를 끼고 매매해 투자금이 각각 2억원대로 많지 않은데다가 나중에 개발이 이뤄져 가치가 오르면 10억~20억원의 가치가 있는 집을 사주는 셈이 아니겠냐고 판단한 듯 했다”고 전했다.
강동구의 한 재개발구역 매물을 주로 중개하는 U공인 관계자는 “사실상 자금이 장기간 묶이는 재개발 투자의 경우 나이가 있는 부모 세대에선 기간 대비 투자 효율이 떨어지는 측면도 있지만 나이가 어린 자녀 세대의 경우 소요되는 기회비용이 많지 않은 편”이라며 “최근 가파르게 치솟는 집값을 보며 조급한 부모들이 ‘집은 조금이라도 빨리 사는 게 이득’이라는 학습효과를 체득한 점도 10~20대의 투자가 늘어난 이유가 될 듯 하다”고 설명했다.
https://news.v.daum.net/v/20210727102210518
서울 강남 자산가나 지방 큰손들 사이에서 집값이 더 오를 것이란 기대감에 재개발 구역의 빌라를 자녀에게 미리 사주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가파르게 뛰는 집값을 보며 비교적 적은 자금을 들여 자녀의 ‘내 집 마련’을 서두르려고 하는 자산가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초기 재개발 구역의 주택은 대부분 매맷값이 2억~3억원대를 넘지 않아 상대적으로 부담이 크지 않고, 개발이 이뤄질 경우 수익률이 큰 편이다.
10~20대 단독주택·빌라 거래 뛰었다
27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다세대·연립주택(빌라) 매매 건수는 5381건으로 아파트 매매 건수(3874건)를 크게 앞섰다. 아직 지난달 부동산 거래 신고 기한이 며칠 남아있지만, 지금 추세가 뒤집히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보통 주택 시장에선 아파트 거래량이 빌라 거래보다 2~3배 많은 게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올 들어선 매달 빌라가 아파트보다 더 많이 팔렸고, 둘 사이의 거래량 격차도 커지고 있다. 올 1월 빌라 거래량은 5839건으로 아파트(5789건)를 근소하게 앞질렀는데, 지난달에는 차이가 1000건 이상으로 벌어졌다. 아파트 거래 시장이 양도세 강화 등 각종 규제로 거래 절벽 상태를 맞은 데 비해, 빌라 거래량은 매달 꾸준히 늘고 있다.
지역별로 보면 은평구(551건), 강서구(415건), 도봉구(326건), 강북구(323건) 등 순으로 빌라가 많이 팔렸다. 집값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거나 재개발을 추진하는 동네가 많은 곳이다.
특이한 점은 최근 빌라 등 비아파트를 중심으로 10, 20대가 주택 매매계약을 체결하는 비중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받은 광역지자체별·연령대별 자금조달계획서 관련 자료를 분석해보면 올해 1~5월 10, 20대가 서울에서 보증금 승계 및 임대 목적으로 체결한 주택 매매계약은 2731건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764건)에 비해 세 배 이상 늘었다. 10대는 지난해 1~5월 7건에서 올해 69건, 20대는 757건에서 2662건으로 증가했다.
서울에서 갭투자는 아파트보다 빌라 등 비아파트가 훨씬 많았다. 올해 1~5월 10대의 갭투자 69건 중 61건(88.4%)은 비아파트에서 이뤄졌다. 20대의 갭투자는 2662건 가운데 1945건(73.1%)이 비아파트다. 사실상 소득이 없거나 적은 젊은 세대가 세를 낀 갭투자로 집을 샀다는 건 부모의 증여로 전세보증금 외 잔금을 치렀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한편에선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에 부모가 자녀 명의를 빌려 집을 산 투자라는 해석도 나온다.
은평구의 한 빌라 밀집지역에서 중개업소를 운영하는 김 모 대표는 “최근 부산에서 온 중년 부부가 20대 아들과 10대 딸 명의로 각각 3억원대 빌라 두 채를 계약하고 갔다”며 “전월세 등 세를 끼고 매매해 투자금이 각각 2억원대로 많지 않은데다가 나중에 개발이 이뤄져 가치가 오르면 10억~20억원의 가치가 있는 집을 사주는 셈이 아니겠냐고 판단한 듯 했다”고 전했다.
강동구의 한 재개발구역 매물을 주로 중개하는 U공인 관계자는 “사실상 자금이 장기간 묶이는 재개발 투자의 경우 나이가 있는 부모 세대에선 기간 대비 투자 효율이 떨어지는 측면도 있지만 나이가 어린 자녀 세대의 경우 소요되는 기회비용이 많지 않은 편”이라며 “최근 가파르게 치솟는 집값을 보며 조급한 부모들이 ‘집은 조금이라도 빨리 사는 게 이득’이라는 학습효과를 체득한 점도 10~20대의 투자가 늘어난 이유가 될 듯 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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