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시 브루클린의 한 작은 슈퍼마켓. 가게 밖에서 한 백인 여성이 휴대전화를 들고 화가 난 듯 누군가와 통화를 한다. 초등학생쯤 보이는 남자아이와 서너 살 정도로 보이는 여자아이가 겁에 질려 울고 있다. 이런 소동에 주변 사람들이 모여든다. 여성은 아랑곳하지 않고 “어떤 아이가 제 엉덩이를 만졌다”라고 소리친다.
백인 여성이 흑인 아이에게 성추행당했다고 고발하는 장면을 담은 영상이 페이스북에 지난 11일 공개됐다. 당시 상황을 지켜본 행인이 촬영해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올린 것이다. 14일 현재까지 635만명이 봤다.
백인 중년 여성은 흑인 아이가 자신의 엉덩이를 만졌다고 주장하면서 경찰을 불러 달라고 윽박질렀다. 가해자로 몰린 아이는 울음을 터트렸다. 어린 동생은 발을 동동 구르면서 울었다. 아이 주변에 선 엄마도 어찌할 줄 몰라했다. 그러나 이 여성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었다. 아이가 멘 큰 백팩이 여성의 엉덩이를 스친 것뿐이었다. 뉴욕타임스 등 미국 언론은 “인종차별적 인식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이 사건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아이의 결백은 CCTV 덕분에 밝혀졌다. 슈퍼마켓 내부에 설치된 카메라에는 당시 장면이 고스란히 담겼다. 여성은 계산대 쪽에 몸을 기대고 있었고, 그 뒤로 아이 가족이 지나간다. 아이가 자신 옆을 지나간 뒤 여성은 고개를 휙 돌려 아이 가족을 바라본다.
그러나 사건 당시 아이에게는 여성의 엉덩이를 만질 ‘손’이 없었다. 아이는 손에 무언가를 들고 있었다. 아이가 커다란 백팩을 메고 있었는데, 여성이 몸을 돌리며 이 가방이 엉덩이에 닿은 것으로 보인다. 53세의 테레사 클라인이라는 여성은 CCTV가 공개된 뒤 “아이의 이름을 모르지만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논란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특히 백인 여성이 흑인 가족을 얕잡아 봤기에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이라는 비판이 계속 나오고 있다. 흑인이라면 일단 의심부터 하고 보는 일부 백인의 의식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례라는 비난이 끊이질 않고 있다.
CCTV 확인도 안해보고 다짜고짜 경찰한테 전화해서 흑인이 만졌다고 하는 인성 무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