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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눈을 떠 보니 당신은 사도세자가 되어 있었습니다. 어떤 선택을 하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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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13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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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녀의 목소리가 깨워서 일어나 보니 당신은 동궁에서 잠을 자고 있었습니다. 곁에는 부인인 세자빈 홍씨가 있었고, 유모상궁이 아이를 안고 있었습니다.

곧이어 부인이 당신의 호칭을 불렀습니다. 저하라는 목소리에 어안이 벙벙해진 당신은 일단 목소리를 천천히 내면서 부인에게 물어 보았습니다. 

지금이 몇년 며칠인지 말입니다. 1752년이라고 합니다. 그렇습니다. 당신은 사도세자였습니다. 그리고 강보에 싸인 저 갓난아이는 그 유명한 정조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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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당신은 문안인사를 준비하며 날씨부터 확인했습니다. 다행히 비가 오지 않는군요. 비가 오거나 천재지변이 일어났다면 분명 아버지(영조)는 당신을 탓할 것입니다.

망했구나. 새삼 당신은 아직 당신이 미치지 않은 것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1752년이면 당신의 나이는 아직 18세입니다. 문제의 그 해까지는 10년이 남았습니다. 곧 당신이 한숨을 쉬자, 당신의 부인인 혜경궁 홍씨가 매우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습니다. 역사공부를 하면서 조선왕조실록의 기록을 잠시 봤을 때, 영조는 늘 당신에게 화를 내고 부아를 퍼부었습니다. 조만간 홍역이 돌고 당신의 누이인 화협옹주가 죽는 불상사가 생겼을 때 당신은 홍역을 앓은 몸으로 머리를 쾅쾅 찧으면서 울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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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오늘도 역시나였습니다. 당신은 평소의 나날처럼 벌벌 떨며 숨는 등의 추태를 부리지는 않았고, 의외로 한문은 조선패치가 제대로 되었는지 술술 나오고 귀에도 대한민국의 그것처럼 들렸습니다. 그러나 당신의 아버지는 오늘도 여전히 택도 없는 대리청정을 선언하며 갑자기 세자빈을 돌려보낸 뒤 조정으로 가 경연을 개최했습니다. 아무 탈 없이 멀쩡하게 경연을 마친 당신에게 돌아오는 것은 전부 헛소리라며 당신을 질책하는 말이었습니다. 당신은 잘못했다며 싹싹 빌었지만 사실, 속으로 별 생각은 없었습니다. 영조의 인성은 익히 알고 있었거든요. 그리고 사실 당신의 아버지도 아니잖아요. 어쩔 수 없다면 저 인성을 받아들여야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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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일 신하들은 전보다 한층 더 발전했다며 국본인 당신을 칭찬했지만, 영조는 여전히 당신을 쏘아보며 날카롭게 쏘아붙였습니다. 당신을 일부러 고개를 숙이고 다시 한번 빌었지요. 파탄난 가정사를 생각하며 경연이 끝나고 동궁으로 돌아왔습니다. 세자빈이 세손을 안고 당신을 반겼지만 일단 당신은 쉬고 싶었습니다. 한숨이 절로 나오는 순간이었습니다.

당신은 당신을 걱정하는 표정이 역력한 아내인 혜경궁에게 걱정하지 말라는 말을 남긴 뒤 혼자 침전으로 들어가 이마를 짚었습니다. 아, 진짜 이대로 죽어야 하나? 

싶었을 때, 당신을 여기까지 불러온 누군가가 뭉게뭉게 연기와 함께 나타나 말했습니다. 그는 용포를 입고 있는 젊은 군주의 얼굴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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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인은 수많은 세상을 바라보았지. 그리고 가장 바꾸고 싶은 미래를 두 가지 적었더니 이 젊은 모습으로 돌아왔도다."

"그대를 불러온 이유는 단 하나네. 이 세계에서는 영조가 자네를 뒤주에 넣으면 이산을 귀양 보내게 될 것이라네. 문숙의가 왕자를 낳을 예정이기 때문이지."

"과인이 저 몰염치한 왕을 대신해 스승이 될 자들을 불러와 해결안을 제시하고 그에 따른 방안을 제시하여 줄 테니, 이 암담한 조선의 미래를 바꾸어 주겠는가?"

"미쳐서 사람을 죽이지 않는 왕세자만 된다면 모든 것은 순리대로 원활하게 흘러갈 것이라 장담하네."

"이 세계는 또 하나의 지구라고 할 수 있고, 그대가 살고 있는 차원과는 다른 곳이네. 그대가 이 세계에서 죽게 된다면 다시 본래 세상으로 돌아갈 수 있지."

허나 자결은 윤허할 수 없네. 그는 상에 차려진 고기를 먹으면서 당신에게 물었습니다. 당신은 직감했습니다. 저 사람은 세종대왕입니다. 당신은 이제 결정을 내려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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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존버편

그래. 세종대왕인데 분명히 다 방법을 찾아주겠지. 어차피 안 죽으면 못 돌아가니까 머리 굴리면서 살살 피하고 스트레스 진정제 약재부터 좀 찾아 달라고 해야지.

일단 난 최대한 스트레스를 받게 될 테니까 필사적으로 정신과 멘탈을 지키는 게 중요해. 몸을 최대한 사리면서 아예 매번 아버지를 만날 때마다 석고대죄를 하면서 죽여 달라고 쇼를 해야겠다. 그러면서 대신들한테는 잘해주고, 경연도 세종대왕이 하라는 대로 시키는 거 다 하고 아들 교육도 시켜야겠다. 혜경궁한테도 잘해 줘야지. 내가 미치지만 않으면 나름대로 살 수 있을 거야. 그래. 난 할 수 있어! 대신 문숙의는 정말 위험하니까 반드시 제거해야겠다.... 문숙의는 위험하니까 적당히 굽히면서 정성왕후 정순왕후한테 효도한다.... 존버한 다음에는 봄이 온다... 김씨네도 홍씨네도 일단은 필요하니까... 존 버 하 자 ! 정조 이산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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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전투편

세종 말 반 듣고 내 마음대로 반 하고, 금쪽이같이 살아 보자! 사도는 미쳐서 사람을 죽인 거잖아. 사람만 안 죽이면 뒤주에 들어갈 일도 없을 거고, 매일 몸 사리면서 스트레스 받는 것보다 평소에는 말 잘 듣는 척 하다가 한번씩 아버지한테 비꼬듯이 팩트폭력 하면서 스트레스를 푸는 게 더 타격이 클 것 같은데, 그게 사람 복장을 뒤집는 가장 좋은 기회잖아. 노론파 신하들도 진작 설득해 놓아야지. 일단 비건인 영조의 식단부터 육류로 하나 둘씩 바꾸게 해야겠어. 게장과 감? 아니, 지금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건 당뇨병이다. 그리고 영조가 먼저 죽으면 나도 왕 노릇 해 볼 수 있어. 이왕 왕세자가 됐고 스승까지 왕인데 왕 노릇을 안 해볼 수는 없어! 암투를 준비하면서 문숙의와도 대비해야겠군......

두고 보자. 전쟁이다. 절대 안 죽고 내가 왕 할 거야! 왕이 되면 정순왕후 외척이랑 홍씨부터 조져 놔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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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절망편

아니야 귀찮아. 포기하자. 나 그냥 뒤주에서 굶어 죽을래. 10년만 버티면 죽을 수 있잖아. 그리고 아무리 세종대왕이 도와주더라도 스트레스는 받을 거 아냐...... 차라리 뒤주에 갇혀서 죽는 게 낫지 않을까? 난 자신이 없어...... 저 갈굼을 감당할 건 10년도 충분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과연 내가 스트레스로 미치지 않을 수가 있을까? 매일 저렇게 최소 10년간 학대를 당해야 한다고 생각해 보면.... 차라리 죽을래. 집에 가고 싶다...... 정조야, 아빠가 미안하다........ 아무래도 자신이 없다ㅠㅠㅠㅠㅠ


4. 기타



당신이 뒤주의 결말을 맞는다면 정조가 될 이산은 당신의 다른 아들들과 함께 귀양을 떠나게 됩니다. 숙의 문씨가 아들을 낳았기 때문이지요.

당신의 경연과 식견은 동궁전의 세자인 만큼 충분히 갖추어져 있는 상태이며, 세종대왕태종 이방원이 당신에게 조언하고 제왕학과 외교를 가르쳐 줄 것입니다.

또한 문무를 겸비해야 걸맞기에 군사적 능력과 소견들은 태조 이성계와 이순신이 전담으로 스승을 맡아줄 예정입니다. 당신은 과연 어떤 선택을 하시겠습니까?


중복선택 가능 무묭이는 영조가 꼬와서 디폴트로 1이랑 약간의 2를 곁들여서 참으면서 복장 뒤집어 놓을 예정임

변덕 부리는 노망난 영조를 보면서 말없이 대신들 포섭하면서 세력 계속 만들고 암투할 생각+숙의 문씨는 당연히 죽여야겠다, 그리고 꼭 정순왕후를 포섭해야지

+

영조가 명분을 못 삼도록 철저히 대신들을 포섭하고 경연 열심히 하고 연기 잘하면서 추후 새엄마가 될 정순왕후한테 이미지 메이킹 제대로 할 듯

참고로 뒤주 명분은 "미쳤다" "살인"밖에 없음 미치지만 않는다는 게 전제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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