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세계 대전이 한창이던 때, 미국.
전장에서 우리 병사들한테 나눠 줄 전투 식량이 필요한데....
가볍게 들고 다니기 편하고, 적당히 싸고, 안 썩고, 열량 많고, 단백질 많은, 그런 전투 식량 어디 없을까?
덤으로 전쟁 때문에 경제도 혼란스러워졌는데, 이참에 식품 산업도 좀 활성화 시킬 수 있었으면 좋겠고....
스팸 어떻습니까?
싸고, 가볍고, 안 썩고, 그럭저럭 먹을만 하고, 열량도 높고, 염분도 보충할 수 있는데요.
괜찮네요.
납품해 주세요.
감사합니다!!!
근데 얼마나 만들면 될까요?
어디보자...
전장에 나가 있는 우리 병사들한테도 보급해야 하고
나라 안에 사정 안 좋은 국민들한테도 나눠 줘야겠고
동맹국들한테도 나눠 줘야겠고
나치랑 영혼의 한타 중인 소련한테도 나눠줘야겠고...에라 모르겠다. 일단 %&^ 만들어 주세요.
네? 얼만큼이라고요?
만들 수 있는 만큼이요.
뭐.. 손해 볼 것도 없으니 일단 만들어 보자.
여기저기 필요한 곳도 많이 있다잖아
몰라 시발
오늘 배급품은 뭔가요?
스팸이란다
어제 받았는데요?
어제 먹었으니 오늘도 먹을 수 있겠구나.
그럼 내일 배급품은요?
스팸이란다
내일 모레..
스팸이란다
우린 언제쯤 다른 음ㅅ....
스팸이란다
오늘 저녁 메뉴가 뭡니까?
스팸입니다!
내일 아침 메뉴가 뭡니까?
스팸입니다!
내일 점심 메뉴가 뭡니까?
스팸입니다! 앞으로 특별한 지시가 내려오지 않는 이상은 무조건 스팸입니다!
씨발, 총 맞아 죽기 전에 혈관 막혀 뒤지겠네.
병사들이 스팸을 먹는 양보다 본국에서 던지는 스팸 양이 더 많은데요...
그러고 보니, 비만 오면 참호 바닥이 물에 잠겨서 발이 썩는다고 하지 않았나? 그래, 바닥에다가 스팸을 쌓아보자.
뭐, 깡통이니까 적당히 물기를 막아 주겠네요. 근데 먹는 걸로 그랬다가 나중에 식량이 부족해지면 어떡하죠?
부족하다고? 스팸이???
우리 스팸 몇 개째 만들고 있는 거야?
스팸이란게 셀 수 있는 거였어??
존나 꼴보기 싫어.
ㅇㅈ
서양의 스팸 혐오증은 의외로 아주 유구한 전통을 자랑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