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욕받이 의사, 취객들의 쉼터…제 기능 못하는 '주취자 응급센터'
446 7
2018.08.19 22:15
446 7
뉴스데스크는 오늘(19일)부터 이틀 동안 응급실에서 벌어지는 일부 환자들의 난동, 의료진 폭행 문제를 집중 보도합니다.

오늘은 먼저 한밤중 응급실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보여드리겠습니다.

서유정 기자가 현장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응급실 안에서 한 남성이 갑자기 의자를 집어들더니 의사에게 내던집니다.

자기보다 늦게 온 어린 아이를 먼저 진료했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또 다른 응급실.

의사를 발로 차고, 뺨을 때리는가 하면 급기야 욕설을 퍼부으며 주먹을 날립니다.

말투가 맘에 들지 않는다는 겁니다.

"이 ****야, 확!"

지난해 전국 응급의료기관에서 신고된 폭행, 폭언 협박 등의 의료 방해 행위는 893건으로 전년대비 55% 늘었습니다.

특히 올 상반기에 신고된 580여 건 가운데 70% 가까이가 술 취한 환자가 벌인 일이었습니다.

[조재홍/응급의학과 전문의]
"여기는(응급실은) 감정 노동이 조금 다른 과들보다 심한 곳이라서요. 많이 싸워요. 의료진이랑 마찰이 조금 많아요."

의료진도, 다른 환자들도 위협받는 밤의 응급실.

[박상현/응급의학과 전문의]
"저기서는 심근경색에 죽어가고 있는데. (저쪽에서는) 코피 나는데 안 해준다고 난리도 아니에요. 내 옆에 누가 술 먹고 와서 쌍욕하고 소리 지르고 하면 누가 좋아하겠어요…"

그래서 만든 게 술 취한 환자만 따로 보는 '주취자 응급의료센터'입니다.

국립중앙의료원과 서울의료원, 적십자병원 등 6곳의 공공병원 응급실 안에 술 취한 사람들을 따로 분리해 관찰하고 안전하게 치료할 수 있는 구역을 마련한 건데, 술에 취해 의식을 잃었거나 경찰업무를 마비시킬 정도로 통제가 어려운 사람들이 대상입니다.

[병원 보안 요원]
"저희가 판단해서 저기로(주취자 구역) 보내야겠다 싶으면 보내는 거죠."

과연 안전한 진료가 이뤄지고 있는지 찾아가 봤습니다.

자정을 넘긴 시각, 주취자 응급의료센터를 운영 중인 서울의 한 병원에 구급차들이 쉴 새 없이 들어옵니다.

1분 1초가 다급해 보이는 환자들.

그런데 한 남성이 응급실로 가는 길을 가로막고 대자로 누워 있습니다.

옆구리가 아프다고 소리 지르면서도 진료는 거부하고, 연신 욕을 내뱉으며 신고 있던 구두를 의료진에게 집어던집니다.

"나를 내팽개쳤냐! ***의 **!"

참다못한 의료진이 경고를 하지만 소용없고.

(자꾸 이렇게 욕하시면 녹화할 것에요.) "뭐 녹화해! 이 *같은 *아."

보안 요원과 상주하고 있던 경찰로 모자라 인근 지구대 경찰까지 출동했지만 버겁습니다.

(폭행? 내가 뭘 폭행했어?) "폭행했어요. (자료)다 있어요."
(이런 ***…) "이런 *** 이랬어요? 나한테 지금?"
(그래!)

환자가 아무리 난동을 부려도 병원 보안 요원들은 물리력을 쓸 법적 권한이 없고, 경찰들 역시 괜히 건드렸다가 소송 같은 골치 아픈 일에 휘말릴까 봐 섣불리 대응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병원 관계자]
"취해 있을 때는 난봉꾼이지만 깨면 또 일반인인 거에요. (난동 부렸던 것에서) 제지한 것을 깨서는 이제 인권에 대한 문제로 다시 문제 제기를 하는 거예요. 경찰 쪽에서 굉장히 수동적으로 접근을 할 수밖에 없는…"

또 다른 주취자 응급의료센터.

이 남성은 경찰이 자기편을 들어주지 않았다고 행패를 부립니다.

알고 보니 술에 취해 후진하는 차량에 팔이 살짝 스쳤을 뿐 상처도 없었습니다.

"(경찰이) 나는 신경도 안 쓰는 거야. 가버리더라고…내 말 좀 들어봐요. 이 ****들 내가 가만 안 둘 거야!"

별다른 이상이 없는데도 수액 맞으며 한숨 자고 가겠다는 어이없는 취객도 있습니다.

(다행히 검사 결과 괜찮으시더라고요.) "그럼 나가요?"
(가셔도 되는데 왜요?) "자고 가려고…"

[김한준/응급의학과 전문의]
"술을 먹고 나서 잘 데가 없어서 춥거나 덥거나 병원 시원하고 따뜻하잖아요…단순 숙박업으로 생각할 수 있는 거예요."

애먼 의료진을 화풀이 상대로 삼고 더운 날 술 깨고 잠자는 '쉼터'로 변해버린 주취자 응급치료센터.

사고와 범죄에 노출된 취객을 보호하고 일반환자들에게는 안전한 진료 환경을 제공하겠다던 본래 취지가 사라지고 있습니다.

MBC뉴스 서유정입니다.
목록 스크랩 (0)
댓글 7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구달 X 더쿠💛] 순수비타민 함유량 27% 구달 청귤 비타C 27 잡티케어 앰플 체험 이벤트 249 00:06 8,059
공지 공지접기 기능 개선안내 [📢4월 1일 부로 공지 접힘 기능의 공지 읽음 여부 저장방식이 변경되어서 새로 읽어줘야 접힙니다.📢] 23.11.01 3,587,136
공지 비밀번호 초기화 관련 안내 23.06.25 4,341,907
공지 ◤더쿠 이용 규칙◢ 20.04.29 20,742,122
공지 성별관련 공지 (언급금지단어 필수!! 확인) 16.05.21 21,858,237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45 21.08.23 3,575,309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18 20.09.29 2,428,303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358 20.05.17 3,140,748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54 20.04.30 3,705,921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스퀘어 저격판 사용 무통보 차단 주의) 1236 18.08.31 8,089,129
모든 공지 확인하기()
294361 기사/뉴스 천우희·장기용, 동거 시작 ('히어로는 아닙니다만') 1 11:53 687
294360 기사/뉴스 산케이 "사도광산 세계유산 등재…韓, 윤 정부 출범 후 태도 변화 조짐" 22 11:51 873
294359 기사/뉴스 롯데쇼핑, '유니클로·자라' 흥행 덕에 지난해 배당금 922억원 수령…전년대비 30.3% 늘어 1 11:24 595
294358 기사/뉴스 '졸업' 첫 방송 D-DAY...모두가 기다린 정려원X위하준 표 '현실 멜로' 6 11:14 848
294357 기사/뉴스 [속보]현직 검사장, 부정청탁·조세포탈 의혹으로 조사 30 10:49 4,069
294356 기사/뉴스 日자위대 통합작전사령부 설치법 국회 통과…미군과 조율 담당 37 10:41 1,605
294355 기사/뉴스 소프트뱅크, 일본 정부 믿고 라인 헐값 매입 노리나... "지분 10% 매입에 2조" 21 10:34 2,068
294354 기사/뉴스 이찬원, 본업 모멘트…新기록 세운 ‘bright;燦’ 6 10:32 562
294353 기사/뉴스 “아들아, 아빠가 돈 없어서 미안해”…2030세대 집사면 영끌? 부모찬스 더 많아 18 10:30 2,786
294352 기사/뉴스 '왜 공무원만‥' 부모 중 '두 번째 휴직'이어야만 혜택받을 수 있다? 23 10:25 3,081
294351 기사/뉴스 선재 왔다! '런닝맨' 변우석, 교복입고 등장…"오늘부터 1일" 설렘 폭발 122 10:13 7,233
294350 기사/뉴스 민방위 교육영상에 '독도 일본땅' 지도 물의…행안부 "삭제" 24 10:11 1,373
294349 기사/뉴스 한국 원정 성매매 일본여성 3명 체포...성매매 1차례에 30만~130만원 10 10:09 2,371
294348 기사/뉴스 라인 압박 총무상‥알고보니 이토 히로부미 후손 29 10:07 1,640
294347 기사/뉴스 ‘장비값만 8천만원’ 이태곤 “낚시하다 조류 휩쓸려 일본까지 갈 뻔”(살림남) 09:57 855
294346 기사/뉴스 '주말에 안쉬고 뭐했어?'…집에서 쉬기만해도 피곤한 이유 3 10 09:52 3,286
294345 기사/뉴스 [단독]트와이스 나연, 6월 14일 솔로 컴백 확정..권은비와 '서머퀸' 대전 16 09:49 2,107
294344 기사/뉴스 “틀리면 평생 부르지마” 딘딘, 대표곡 ‘딘딘은 딘딘’ 지킬까(1박2일) 09:39 741
294343 기사/뉴스 스타필드 번지점프 추락사…현장 알바생 등 3명 송치 13 09:21 5,965
294342 기사/뉴스 '한·일 첫 공동조성' 벤처펀드 닻 올렸다…1억달러 규모 39 09:10 1,3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