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다시, 보기]박봉 스태프가 톱배우에 '트렁크 이벤트' 괜찮나요?
57,375 1063
2020.12.04 09:24
57,375 1063
배우들 위한 '트렁크 이벤트' 유행→관행 흐름에 우려 시선
이벤트 규모 점차 확대…스태프들 사비에 가외 노동까지
방송스태프 노조 "안 그래도 열악한데…관행 고착시 부담"
보호장치 없는 현실에 원치 않아도 '눈치' 보거나 '침묵'
매니저·기획사가 홍보 목적으로 스태프 동원하기도
한빛센터 측 "현장 주도자들이 불합리한 관행 막아야"
[CBS노컷뉴스 유원정 기자]


배우들을 위한 이른바 '트렁크 이벤트'가 최근 드라마 촬영 현장을 휩쓸고 있다. 그러나 이것이 또 하나의 현장 관행으로 정착되는 분위기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크다. 스태프들이 처한, 구조적으로 열악한 노동 환경으로 빚어지는 부조리가 더욱 악화될 수 있는 탓이다.

흔히 트렁크 이벤트에는 매니저와 헤어 디자이너, 메이크업 아티스트, 스타일리스트 등 배우 개인 스태프들이 동원된다. 촬영 마지막날에 해당 배우 차량 트렁크를 현수막 등 다양한 소품으로 꾸미고 꽃다발, 케이크, 선물 등을 전달하는 방식이다.

배우들 촬영 종료를 축하하는 현장 이벤트는 이미 1~2년 전부터 활성화됐다. 다만 과거에는 꽃다발 등으로 조촐하게 축하를 전했다면, 최근에는 그 규모를 키운 트렁크 이벤트가 유행하는 추세다.

올해 방송된 많은 드라마 현장에서 일부 주연 배우들은 해당 이벤트를 받고 SNS에 감사글과 인증샷을 올렸다. '이태원 클라쓰' '스타트업' '구미호뎐' '사생활' '도도솔솔라라솔'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18 어게인' '내가 가장 예뻤을 때' '악의 꽃' '더 킹: 영원의 군주' '그놈이 그놈이다' '라이브온' '한번 다녀왔습니다' '그 남자의 기억법' 등이 그 면면이다.

이를 보는 대중의 시선은 마냥 호의적일 수 없다. 아직도 저임금·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는 스태프들이 함께 고생했음에도 마지막까지 가외 노동으로 이벤트를 준비해야 하느냐는 비판이 상당하다. 결국 연예인을 떠받드는 분위기가 확산될수록 현장 위계질서는 더욱 공고해지고, 스태프들과 '동등한 관계'가 성립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트렁크 이벤트 비용은 누가 감당할까. 포털사이트에 검색해 보면 트렁크 이벤트는 소품 구성에 따라 1만원대부터 10만원대까지 그 비용이 천차만별이다.

연예 매니지먼트 측을 취재한 결과, 이 같은 이벤트는 소속사가 관여하기보다는 배우 개인 스태프들, 그 중에서도 배우와 친밀한 팀장급 스태프들이 주도해 준비하는 경우가 많다. 팀 사정에 따라 팀장급 스태프가 비용을 부담하기도 하고, 현장 스태프들이 사비를 들이기도 한다.

배우와 함께 오래 일하거나 관계가 좋은 스태프들이 해당 이벤트를 해주는 것 자체를 문제 삼기는 어렵다. 문제의 핵심은 트렁크 이벤트가 현장에서 유행처럼 자리잡으면서 발생하는 여러 부작용이다. 겉으로는 '자발성'을 강조하지만 사실상 '반강제적'으로 동참하는 상황이 발생하거나, 스태프들 사비와 노동력까지 동원하는 등 노동 조건을 비교했을 때 불합리한 처사가 되는 셈이다.

희망연대노조 방송스태프지부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에 "흔히 배우 관련 스태프들은 개인사업자로 팀을 꾸리는데, 그렇지 않더라도 소규모 팀으로 움직이니 임금을 비롯한 근로조건이나 환경이 가장 열악한 편"이라며 "월급 1백만원도 못 받고 일하는 신입들이 허다하다. 업무상 교통비 등도 자기가 부담하는 현실인데, 해당 이벤트에 들인 사비를 경비 처리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고 꼬집었다.이어 "꼭 트렁크 이벤트가 아니더라도 이런 성격의 비용을 결국 월급에서 사후 삭감하기도 한다"며 "트렁크 이벤트가 현장에서 관행으로 고착화 하는 것이 스태프들에게 또 다른 부담이 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이전보다 나아졌다지만 이들 스태프는 여전히 도제식 위계질서가 잔재한 환경에 놓여 있는 만큼 당연히 문제 제기가 쉽지 않다. 결국 폐쇄적인 연예계 생리가 압박감을 키우고 결국 '눈치보기'와 '침묵'이 당연하게 여겨지는 부조리한 결과를 낳는 것이다.

CBS노컷뉴스는 다양한 경로를 통해 스태프들 경험을 직접 듣고자 했지만 "익명이라도 말하기 어렵다"는 입장에 가로막혀 간접적인 이야기를 듣는 데 만족할 수밖에 없었다. 자칫 잘못하면 생계에 피해가 갈 수 있다는 두려움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한 관계자는 "기획사 스태프이건, 기획사와 계약한 외주 스태프이건 많은 사람들 밥줄이 배우 하나에 달려 있는 구조"라며 "배우 컨디션에 따라 일하는 환경이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고, 부당한 일을 당해도 보호 장치가 부족해 결국 심기를 거르스지 않기 위한 노력이 당연하게 돼버린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방송 현장에서는 보통 문제를 이슈화시킬 경우 해결이 아니라 문제 제기한 사람을 색출해 치우는 식"이라며 "특히 배우와 장시간 함께하는 스태프들은 비밀엄수가 신성시되는 분위기라 내부 이야기를 기획사 협의 없이 하면 계약 위반일 것"이라고 부연했다.

취재 결과를 종합해 보면, 스태프들이 트렁크 이벤트를 원하지 않더라도 '티를 낼 수는' 없다. 배우가 이러한 스태프 정서를 모르는 상태에서 이벤트가 진행되기도 한다. 연예 매니지먼트 측 이야기와 달리 의욕 넘치는 매니저나 기획사가 홍보 등을 목적으로 이벤트를 주도해 스태프들을 동원하는 경우도 상당수다.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관계자는 "사실 연예인과 팬 사이 조공 문화와 닮은 구석이 있다. 일종의 눈치게임처럼 '어디 현장에서는 스태프들이 이런 이벤트 해주는데…' 하면 처음에는 정말 진심 어린 호의로 시작한 일이 현장 관행으로 변질돼 버린다"면서 "현장을 주도하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이를 막고 합리적인 '룰'을 만들기보다는 또 하나의 '불합리한 관행' 정착에 일조하는 현실이 아쉽다. 수평적 근로환경도 아닌데 또 이렇게 경쟁과 홍보 차원에서 트렁크 이벤트가 관행화 되면 스태프들 입장에서는 부당해도 수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안타까워했다.
목록 스크랩 (0)
댓글 1063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KREAM x 더쿠💚] 덬들의 위시는 현실이 되..🌟 봄맞이 쇼핑지원 이벤트🌺 484 04.24 26,427
공지 ▀▄▀▄▀【필독】 비밀번호 변경 권장 공지 ▀▄▀▄▀ 04.09 552,436
공지 공지접기 기능 개선안내 [📢4월 1일 부로 공지 접힘 기능의 공지 읽음 여부 저장방식이 변경되어서 새로 읽어줘야 접힙니다.📢] 23.11.01 3,014,997
공지 비밀번호 초기화 관련 안내 23.06.25 3,812,065
공지 ◤더쿠 이용 규칙◢ 20.04.29 20,303,148
공지 성별관련 공지 (언급금지단어 필수!! 확인) 16.05.21 21,297,682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43 21.08.23 3,408,518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17 20.09.29 2,241,863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341 20.05.17 2,964,946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53 20.04.30 3,522,862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글쓰기 권한 포인트 상향 조정) 1236 18.08.31 7,896,900
모든 공지 확인하기()
2392112 기사/뉴스 ‘키 절친’ 카니 친구들, 韓 입국하자마자 닭갈비 싹쓸이(어서와 한국은) 16:58 326
2392111 이슈 '빌보드 영광' 뉴진스 & 피프티피프티 '엇갈린 행보' 6 16:58 776
2392110 이슈 민희진 맨투맨 근황.jpg 22 16:58 2,905
2392109 유머 이미 마지막회라 아쉬울 3명.jpg 14 16:57 3,103
2392108 이슈 그냥 여러가지 생각이 드는 기자회견이네 참 참담하다 19 16:56 3,335
2392107 이슈 레즈비언 유튜버가 알려주는 '자극적인 삶 사는 법'.jpg 2 16:56 661
2392106 이슈 아이즈원 출신 사쿠라, 김채원 포함 3명에 '프로듀스 48' 출신 허윤진, 나머지는 쏘스뮤직 소속 연습생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하이브 레이블은 쏘스뮤직 론칭 걸그룹과 별도로 전원 신인으로 구성되는 일명 '민희진 걸그룹'도 준비 중이다. 23 16:56 1,723
2392105 기사/뉴스 민희진 “뉴진스와 나의 관계, 여러분 상상 이상이다” 오열 151 16:55 8,910
2392104 기사/뉴스 유재석 KBS 복귀…이적-카리나-호시와 ‘싱크로유’ [공식] 4 16:55 550
2392103 유머 민희진 기사 댓글에 나타난 네이버의 현자 42 16:54 6,869
2392102 유머 소방대피 연습 중 원장님 살려주는 원생 7 16:54 1,001
2392101 이슈 민희진 기자회견, 일타강사 강연 듣는 줄…"하이브 쫓겨나도 돼…다 얘기해서 속 시원" 38 16:54 2,629
2392100 유머 민희진 기자회견을 보면서 꽤 많은 사람들이 느꼈다는 것 49 16:53 6,286
2392099 기사/뉴스 NCT뽑을까 손흥민 뽑을까...초록우산 ‘제4회 대한민국 어린이대상’ 실시 3 16:53 458
2392098 유머 SM의 혹덩이 다 주운 하이브 51 16:52 6,770
2392097 유머 민희진 성격을 잘 꿰뚫고 있었던 이수만 ㅋㅋㅋㅋ 30 16:52 7,060
2392096 이슈 말 예쁘게 하는 것 배우십시오. 안되면 연습라도 하십시오. 그게 안 되니 60이 가까우니 입꼬리가 올라고 펑생 피식거렸던 것을 못 고치는 겁니다. 햄버거를 줘도 고맙다 안하고 식었네 합니다. 그래서 그 밥한그릇에 감사표시도 하는 겁니다. 마음은 안 그러는데 하지 마세요. 고맙다고도 하십시오.twt 32 16:51 5,124
2392095 기사/뉴스 “아침부터 왜 시비야”…배려 못 받는 임산부석 10 16:51 1,251
2392094 이슈 민heejin "멤버들이 영상통화걸고 20분내내 울면서 통화해..." +혜인 포닝키고 소통하려던 거 민heejin이 막았다고 함 137 16:50 12,122
2392093 이슈 현재 초전도체 이후로 커뮤 대통합중 25 16:50 4,3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