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김연아 밴쿠버金 10년···아사다 마오는 아직 링크를 안 떠났다
24,704 220
2020.02.27 08:52
24,704 220

김연아 밴쿠버金 10년···아사다 마오는 아직 링크를 안 떠났다

중앙일보
기사전송 2020-02-27 05:01
최종수정 2020-02-27 06:41

기사 이미지

10년 전인 2010년 2월 26일, 김연아 선수가 한국 역사상 처음으로 피겨 스케이팅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캐나다 밴쿠버에서 2010년 열렸던 겨울올림픽이었다. 김연아 선수가 조지 거슈윈의 음악에 맞춘 프리스케이팅 프로그램을 실수 없이 마치고 기쁨의 눈물을 흘렸을 때, 또 다른 선수는 좌절의 눈물을 머금었다. 김연아 선수의 숙명의 라이벌, 아사다 마오(?田眞央)다. 10년 후, 아사다 선수는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김연아 선수가 한국에서 여왕과 같은 인기를 누렸듯 아사다 역시 일본에선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모두의 사랑을 받았다. 반듯한 모범생 이미지에, 열심히 노력해 갈고 닦은 트리플 악셀의 테크닉으로 일본 여성 피겨계의 대표주자였다. 일본을 넘어 세계적으로도 그의 올림픽 금메달은 떼놓은 당상과 같은 분위기였다. 김연아 선수가 부상하기 전까지는.

기사 이미지

미국 올림픽 중계 대표 채널인 NBC의 해설자는 밴쿠버의 아사다 선수 프로그램을 해설하면서 이런 말을 남겼었다. “유나 킴(김연아 선수)과 아사다는 나이도 같고 훌륭한 스케이터라는 점에서도 똑닮았다. 내가 아사다라면 참으로 억울할 것 같다. 하필이면 유나와 같은 때 스케이터로 뛴다는 게.”

멘탈 관리가 약하다는 평을 받았던 아사다는 결국 김연아 선수에 밀려 은메달에 그쳤다. 착한 모범생 이미지답게 시상대 두 번째 자리에 서 있으면서도 가벼운 미소를 잃지 않았던 그였지만, 눈엔 눈물이 그렁했다.

기사 이미지

올림픽은 유독 아사다에게 가혹했다. 밴쿠버 4년 뒤인 러시아 소치 올림픽에서 아사다는 설욕을 노렸다. 하지만 역시 압박감이 너무 컸던 탓일까. 먼저 치르는 쇼트 프로그램에서 수차례 넘어지고 말았다. 아사다와 같은 선수로서는 치명적이었다. 프리 프로그램에서 아무리 좋은 점수를 따도 메달권에선 한참 멀었다. 10위에도 들지 못할 거란 전망이 나왔다.

오히려 그래서 홀가분했을까. 아사다는 환한 표정으로 프리 프로그램에 등장해 마음껏 연기를 펼쳐 보였다. 연기가 끝난 뒤엔 폭풍 눈물을 쏟았다. 아사다를 내내 취재했던 교도(共同)통신의 한 기자는 당시 소치 현장에서 “내가 지금껏 취재했던 아사다의 연기 중 오늘이 최고였다”며 “일본 기자들은 거의 다 아사다와 함께 울었다”고 전하기도 했다. 아사다는 종합 6위로 소치 올림픽을 마무리했다. 다음 평창에도 출전 의지를 표했지만, 후배들에게 길을 터줘야 한다는 일본 스케이팅계의 압박 등으로 인해 포기. 2017년 그는 은퇴를 선언한다.


2017년 4월12일 열린 그의 은퇴 기자회견은 문전성시. 430명이 넘는 일본 내외신 취재진이 몰렸다. 그는 “은퇴를 결정하면서, 평창 올림픽 출전을 포기한 나 자신을 먼 미래에 용서할 수 있겠느냐는 생각도 하기는 했다”며 “하지만 마음도 몸도 모든 에너지를 다 쏟아냈고, 후회는 없다”고 웃어 보였다.


김연아에 대한 질문도 당연히 나왔다. 아사다는 김연아 선수에 대해 “우리는 15세 정도부터 주니어에 이어 시니어 시합까지 함께 출전해왔다”며 “서로 좋은 자극을 주고 받았던 존재”라고 말했다.

은퇴 후에도 그러나 아사다는 링크를 떠나진 않았다. 아이스 쇼 등에 출연하고 각 방송국은 그를 해설자로 영입하기 위해 경쟁을 벌였다. 그는 은퇴 기자회견에선 “먹는 걸 좋아하니까 케이크 가게나 카페를 운영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지만 아직 관련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대신 그는 마라톤에 출전하고, 스모 경기 관중석에서 포착되곤 한다.

기사 이미지


아사다 선수는 은퇴 후 오히려 스케이팅이 좋아진 듯하다. 지난해 아사히(朝日)신문과 가진 단독 인터뷰에서 그는 “아이스쇼를 시작하면서 ‘아, 행복하다’라는 생각을 처음으로 하게 됐다”며 “혼자 링크에 섰을 때와 달리, 다른 선수들과 함께 팀으로 아이스쇼를 하면서 예전엔 못 느꼈던 즐거움, 슬픔, 짜증 등 다양한 감정을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2011년 동일본대지진 피해 지역이었던 후쿠시마(福島) 등 지역에 대한 봉사활동도 해오고 있다. 본인이 직접 가서 봉사활동을 하거나, 자신의 아이스쇼 관련 굿즈 수익의 일부를 피해 복구에 지원하는 방식이다.

아사다는 다시 태어나도 스케이트 선수가 되고 싶을까. 아사히 신문 인터뷰에서 그는 손사래를 쳤다. “안 해요, 안 할 거예요”라고 반복하면서다. 그는 “이번 생에는 모든 것을 스케이팅에 쏟아붓는다는 생각으로 살아왔다”며 “다시 태어나서 또 스케이트를 하고 싶다는 생각은 1%도 하지 않는다. 그럴 후회를 할 일이 없도록 남은 이번 생에서 후회 없이 스케이트를 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https://sports.news.nate.com/view/20200227n02464

목록 스크랩 (0)
댓글 220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KREAM x 더쿠💚] 덬들의 위시는 현실이 되..🌟 봄맞이 쇼핑지원 이벤트🌺 461 04.24 22,087
공지 ▀▄▀▄▀【필독】 비밀번호 변경 권장 공지 ▀▄▀▄▀ 04.09 547,964
공지 공지접기 기능 개선안내 [📢4월 1일 부로 공지 접힘 기능의 공지 읽음 여부 저장방식이 변경되어서 새로 읽어줘야 접힙니다.📢] 23.11.01 3,002,079
공지 비밀번호 초기화 관련 안내 23.06.25 3,805,805
공지 ◤더쿠 이용 규칙◢ 20.04.29 20,297,290
공지 성별관련 공지 (언급금지단어 필수!! 확인) 16.05.21 21,290,166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43 21.08.23 3,408,518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17 20.09.29 2,239,727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341 20.05.17 2,964,946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53 20.04.30 3,522,862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글쓰기 권한 포인트 상향 조정) 1236 18.08.31 7,892,661
모든 공지 확인하기()
292008 기사/뉴스 아동 성범죄 피해자 평균 연령 13.9세·가해자 만남 경로 최다는 ‘채팅’ 5 11:04 363
292007 기사/뉴스 [단독] 송가인, 포켓돌 떠난다...굴지 트로트 기획사 접촉 30 11:01 2,542
292006 기사/뉴스 "민희진은 잠재적 폭탄"…'유퀴즈' 출연 지적한 1년전 글 깜짝 29 11:00 4,319
292005 기사/뉴스 "어도어 빈껍데기? 대박"…민희진, 하이브 탈출 계획 10 10:55 1,278
292004 기사/뉴스 아이돌 오디션 또 한다…역대 최대 규모 ‘PROJECT 7’ 론칭 [공식] 11 10:53 869
292003 기사/뉴스 아파트 11층서 주민이 화분 투척…차량 7대 파손 9 10:47 1,893
292002 기사/뉴스 어도어 '하이브 죄악' 여론전 준비했는데...좌절된 '프로젝트 1945' 30 10:43 2,991
292001 기사/뉴스 [단독] 초교 사회복무요원이 교사 불법촬영..."죽어버린다" 협박도 20 10:40 992
292000 기사/뉴스 [단독] 강남 호텔서 20대 여성 사망…20대 남성 '폭행치사' 혐의 구속 54 10:39 3,307
291999 기사/뉴스 “피프티 같은 바보짓 안한다”던 민희진, 결국 배임 혐의 덜미 “하이브 빠져나간다”[종합] 48 10:33 4,103
291998 기사/뉴스 '비밀은 없어' 고경표, 혓바닥 헐크 아나운서..K-직장인 대변할 팩트 폭격 3 10:27 509
291997 기사/뉴스 대전시, '미래두배 청년통장' 신청자 1천명 모집 10 10:22 948
291996 기사/뉴스 우리 모두의 '마음으로 낳은 자식' 푸바오의 스토리텔링, 어떻게 이뤄졌을까 11 10:22 989
291995 기사/뉴스 '범죄도시4', 또 한번 흥행의 방으로..개봉 2일째 100만 돌파 [공식] 11 10:20 580
291994 기사/뉴스 규빈, 넬 김종완과의 콜라보 음원 'Special' 오늘(25일) 발표..위로의 메시지 10:05 214
291993 기사/뉴스 아일릿, '슈퍼 신인' 맞네…데뷔 한달만에 네번째 광고 계약 32 09:53 3,830
291992 기사/뉴스 뉴스타파 김만배 녹취록은 허위? 연합뉴스·KBS 반론보도 결정 1 09:50 585
291991 기사/뉴스 [단독]케플러 활동 연장 최종 불발..재계약 없이 7월 해체 166 09:34 31,321
291990 기사/뉴스 [단독] 초교 사회복무요원이 교사 불법촬영..."죽어버린다" 협박도 52 09:32 2,884
291989 기사/뉴스 부자의 삶 만족도, 일반인보다 2배 높아…50억부터 만족률 정체[하나웰스리포트] 9 09:31 1,3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