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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평생 머물 것 같은 5평”…‘청년임대주택’ 둘러싼 청년들의 슬픈 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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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18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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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9-09-18 16:36수정 :2019-09-18 19:38

“사람 사는 것 같지 않다” vs “2평짜리 고시원에도 산다” 갑론을박
“주거정책 이대로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와

청년임대주택의 한 유형인 행복주택 로고와 전용면적 16㎡인 16A형 행복주택 평면도(오른쪽).
청년임대주택의 한 유형인 행복주택 로고와 전용면적 16㎡인 16A형 행복주택 평면도(오른쪽).

주거빈곤을 겪고 있는 청년 가구 비율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이들을 위해 짓는 청년임대주택의 크기를 두고 청년들 사이에서 ‘슬픈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16일 한 트위터 이용자가 올린 글이 논쟁의 계기가 됐다. 이 이용자는 “청년주택을 살펴보았다. 16형, 17형. 결국은 다 5평(16㎡) 내외의 원룸. ‘사회초년생이니까’ ‘시세보다는 저렴하니까’ 등의 말 중 어느 것도 우리가 좁고 작은 방에 살아도 ‘괜찮은’ 이유가 될 수는 없다”는 글을 올렸다.

이어 이 의견에 동의하는 글이 연달아 올라왔다. 5평짜리 원룸에 살아봤다는 한 누리꾼(@retr***)은 “사람이 사는 것 같지 않다. 집에서 밥을 먹으려면 매트리스를 반으로 접어야 했고 빨래 건조대를 펴면 요리를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누리꾼(@tom_****)도 “나도 예전에 5평짜리 엘에이치(LH) 임대주택에 당첨됐는데 포기했다. 아무리 돈 없고 혼자 살아도 사람답게 살려면 최소 8평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4월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의 한 아파트에서 인근에 지어질 예정인 청년임대주택을 반대하는 내용의 주민 안내문을 쓰면서 청년임대주택을 ‘5평형 빈민 아파트’라고 칭한 사실이 재조명되기도 했다.

청년임대주택이 5평 정도의 크기인 건 최저주거기준 때문이다. 국토교통부가 주택법에 근거에 2011년 5월 개정한 ‘최저주거기준’을 보면, 1인 가구의 최소 주거면적은 14㎡다. 개정 전에는 12㎡였다.

하지만 이마저 경쟁이 치열하다. 서울 구의동과 충정로의 ‘역세권 청년주택’ 2019년 제1차 입주자 모집공고를 보면, 공공임대주택의 경우 16㎡형은 대학생, 17㎡형은 청년, 35㎡(10평)형은 신혼부부만 신청할 수 있다. 구의동 주택은 전체 공급되는 74호 가운데 16㎡형 9호를 포함한 15호, 충정로 주택은 전체 499호 중 16㎡형·17㎡형 30호를 포함한 49호가 공공임대주택 형태로 공급된다. 이 공공임대주택에 당첨된 대학생·청년들은 약 1700만~2200만원의 보증금과 7만~10만원의 월세를 내고 살게 된다. 서울시의 설명을 들어보면, 17일부터 19일까지 접수를 하는 이 역세권 청년주택의 접수 첫날 경쟁률만 해도, 구의동 공공임대주택이 50.4대 1, 충정로 공공임대주택이 45.9대 1에 달했다.

지난해 6월 통계청이 발표한 이슈분석 보고서 ‘지난 20년 우리가 사는 집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나’를 보면, 서울의 20∼34살 청년 1인 가구 가운데 주거빈곤가구 비율은 2000년 31.2%에서 2015년 37.2%로 높아졌다. 같은 기간 전국 전체 연령대의 주거빈곤가구 비율이 29.2%에서 12.0%로 17.2%포인트나 낮아진 것과 대조된다. 주거빈곤율은 주거기본법에 따라 국민이 쾌적한 삶을 살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인 최저주거기준에 미달하거나 주택 이외의 기타 거처에 사는 가구의 비율이다. ‘지옥고’(반지하·옥탑방·고시원)라 불리는 열악한 주거 시설에 사는 가구의 비율이라는 얘기다.

이런 현실에도 불구하고 또 다른 청년들 사이에선 “5평 임대주택을 비판하는 건 현실을 모르는 이야기”라는 반박이 나왔다. “누구는 그 5평 집이 없어서 소음공해 기본 옵션인 2평짜리 고시원도 산다”(@youu****), “보통 5평에 2명, 심하면 3명까지 끼워 넣는 대학 기숙사마저 경쟁이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청년임대주택은 최적은 아닐지언정 최소한”(@denn****), “더 크게 지어주면 그만큼 공급받을 수 있는 사람 수가 줄어드는 건 왜 생각 안 하시는지?”(@O_kh****) 등의 글이 올라왔다.

“어차피 우리 다 5~7평 방에 40만~50만원 내면서 살고 있는 와중에 누군가 5평 17만원에 살게 되었다고 해서 그 사람한테 감지덕지하라고 말하는 것도 웃기고, 그래도 5평은 5평이니 더 넓었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사람한테 너는 배가 불렀다고 말하는 것도 웃기고”(@wkat****)라는 자조도 나왔다.

하지만 현재의 주거정책이 이대로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사실에는 대부분 공감했다. “5평에서 잠깐 살다 30평 간다는 희망만 있으 그깟 5평에서 못 살 것도 없는데 평생을 5평에서 머물게 될 것 같은 불안감이 문제”(@2_Ja***), “많이 공급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좁은 공간에서 몇년 버티면 더 넓은 공간으로 탈출할 가능성이 있을 때 좁은 데서 버틸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평수를 다양화해서 한 단계씩 넓혀갈 여지를 주는 것도 생각할 수 있다”(@TorS****), “현재 주거정책의 기본 이념은 ‘최악의 주거는 면하게 해줄 테니 거기서 적당히 돈 모아서 떠나라’ 정도에 가깝다. 이것을 과감하게 ‘지속적이고 항구적인 주거를 국가가 보장한다’로 끌고 가야 한다”(@A330****) 등의 제안이 나왔다.

고강섭 한국청년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현재 청년의 주거 환경이 많이 열악해 (작은 평수로) 물량전을 하는 게 당장은 필요하다고 본다. 하지만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에서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 위해 작은 평수로 많은 주택을 공급하는 것은 아닌지 고민해 봐야 한다”며 “주거의 목적은 휴식이 가장 크지만, 삶의 질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주빈 기자 ye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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