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초유의 前 대법원장 구속…'大'자 쓰인 이규진 수첩 결정타
670 6
2019.01.24 11:13
670 6
재판거래 의혹 양승태, 서울구치소 수감
사법권남용 의혹 몸통으로 본 듯-사상 초유 대법원장 구속 사유는
명재권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는 24일 새벽 1시 57분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구속영장을 발부하며 “범죄사실 중 상당부분 혐의 소명되고, 사안이 중대하다”고 밝혔다. 이는 사법부의 수장인 대법원장이 사법행정권 남용의 정점이자 그의 혐의가 구속이 불가피한 중범죄라는 데 법원이 인식을 같이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 판사는 “양 전 대법원장은 단순히 누군가의 ‘공범’이 아니라 사법농단이라는 사태를 만든 최초의 ‘지시자’이자 ‘시발점’으로 범죄 혐의가 소명이 안 됐다고 하면 어색한 수준이다”고 평했다. 

곳곳에 양승태 흔적…구속 이끈 ‘스모킹건’ 3가지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24일 새벽 구속됐다. [연합뉴스]
신봉수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을 비롯한 검찰 측도 전날 구속 심사에서 양 전 대법원장이 “사법농단 범죄를 스스로 기획하고 실행한 핵심 행위자”라는 주장을 펼쳤다. “후배 판사들이 한 것으로 잘 ‘모른다’거나 그저 보고받은 내용에 기계적으로 결재했을 뿐”이라는 양 전 대법원장 측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여기엔 재판 개입과 ‘판사 블랙리스트’ 작성 등 주요 범죄 혐의에 양 전 대법원장이 직접 관여한 ‘물증’이 핵심 역할을 했다. 검찰은 상관의 지시를 꼼꼼하게 기록한 이규진 서울고법 부장판사의 업무수첩을 들었다. 양 전 대법원장 측 변호인단은 해당 수첩이 조작됐을 가능성을 제기했지만 검찰은 “대법원장의 직접 지시사항으로 보이는 곳곳에 한자 ‘大(대)’자 표시가 따로 되어 있을 정도로 내용이 세밀해 조작이 불가능하다”고 반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제징용 재판과 관련해선 양 전 대법원장이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를 독대하고 대화를 나눈 ‘김앤장 문건’이 제시됐다. 판사 불이익 조치와 관련해 양 전 대법원장이 직접 ‘V’ 표시를 한 인사 문건도 있다. 검찰은 이를 토대로 “양 전 대법원장이 헌법 질서를 해치는 중대 범죄를 일으켜 구속 수사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쟁점된 ‘대법원장 업무 범위’…직권남용 놓고 충돌했지만
양승태 전 대법원장.
쟁점이 된 ‘직권남용죄’ 성립에 대해서도 법원이 검찰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해석된다. 변호인단은 인사권을 가진 대법원장이 설령 판사들의 성향을 조사하고 인사에 불이익을 주었어도 이는 ‘정당한 권한 행사’였다는 취지의 주장을 폈다. 최근 법원이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등의 재판에서 직권남용 혐의 성립에 대해 까다롭게 판단했다는 점을 노린 것이다. 

이에 대해 검찰은 같은 날 직권남용으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된 안태근 전 검사장의 사례를 들며 반박했다. 서지현 검사 한 명에 대한 인사보복 혐의로 실형을 받은 안 전 검사장보다도 수십 명의 법관들을 탄압한 양 전 대법원장의 죄가 훨씬 무겁다는 취지에서다. 검찰 관계자는 “양 전 대법원장이 구체적이고 명확한 방식으로 인사 불이익을 행사한 사례가 수십 가지에 달해 직권남용은 충분히 입증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박병대는 “증거인멸 가능성 없다”…양승태는 왜?
박병대 전 대법관에 대해서는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법원이 전직 대법원장에 대해 “현재까지의 수사진행 경과와 피의자의 지위 및 중요 관련자들과의 관계 등에 비추어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고 판단한 것도 눈에 띈다. 동시에 구속 심사를 받은 박병대 전 대법관에 대해선 법원이 범죄 혐의 소명이 충분히 않다며 또 다시 영장을 기각한 것과 대비된다. 

이에 대해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양 전 대법원장이 끝까지 혐의를 전면 부인하면서 후배 판사들에게 책임을 돌리고 있고, 물증이 수집됐어도 ‘기억나지 않는다’는 식으로 일관한 점 등이 증거인멸 가능성에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봤다. 다른 변호사는 “양 전 대법원장이 앞서 이례적으로 대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면서 '후배 판사'들을 언급한 점 등을 미루어 볼 때 전직 대법원장이라는 지위가 현직 판사들에게 영향을 미칠 조금의 가능성도 차단하는 게 맞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가 크다는 점도 구속에 영향을 끼쳤을 거란 관측이 나온다. 한 변호사는 ”대법원장 구속으로 사법부에 대한 무너진 신뢰가 한번에 회복될 순 없겠지만 적어도 법원이 이번 사태를 엄중히 바라보고 있다는 메시지를 주기엔 충분하다”고 봤다. 서울고법의 한 판사는 “이미 여론 앞에서 대법원장은 유죄 심판을 받았는데 기각시 몰려올 후폭풍을 영장 판사가 감당할 수 있었겠느냐”고 말했다. 

박사라ㆍ정진호 기자 park.sara@joongang.co.kr 
목록 스크랩 (0)
댓글 6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클리오 X 더쿠🤎] 더 뉴트럴하게 돌아왔다!! 가장 나다운 퍼스널 브로우 <클리오 킬 브로우 오토 하드 브로우 펜슬(UPGRADE)> 체험 이벤트 1194 00:09 15,896
공지 ▀▄▀▄▀【필독】 비밀번호 변경 권장 공지 ▀▄▀▄▀ 04.09 155,839
공지 공지접기 기능 개선안내 [📢4월 1일 부로 공지 접힘 기능의 공지 읽음 여부 저장방식이 변경되어서 새로 읽어줘야 접힙니다.📢] 23.11.01 2,689,250
공지 비밀번호 초기화 관련 안내 23.06.25 3,431,015
공지 ◤더쿠 이용 규칙◢ 20.04.29 20,016,987
공지 성별관련 공지 (언급금지단어 필수!! 확인) 16.05.21 20,954,757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42 21.08.23 3,301,503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14 20.09.29 2,110,930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335 20.05.17 2,851,524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52 20.04.30 3,410,746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글쓰기 권한 포인트 상향 조정) 1236 18.08.31 7,784,921
모든 공지 확인하기()
2383555 유머 푸바오 그만 털 벗고 나와도 돼요 14:49 17
2383554 이슈 (대사주의) 오타쿠들 감탄하고 있는 성우 연기..........twt 14:49 83
2383553 기사/뉴스 '볼 사람' 더 없다?…넷플릭스도 못 피한 '한국 OTT' 저성장의 늪 14:49 52
2383552 이슈 임산부 조기퇴근.솔직히 민폐라 생각됨 6 14:47 762
2383551 유머 아이돌만 하기엔 아깝다는 얼굴 10 14:47 476
2383550 유머 이영자의 먹철학 & 친구 사귀는 기준 (부제: 송은이는 어떻게 그녀와 친해졌는가) 4 14:46 252
2383549 기사/뉴스 테슬라, 전세계서 인력 10% 이상 감축…고위 임원 포함 14:46 51
2383548 이슈 [유퀴즈 푸린세스 미공개 짤털] -내려오면은 사과를 줄게요🎵 6 14:46 302
2383547 이슈 날티나는 팬싸템 수집 중인 04년생 남돌.jpg 14:45 339
2383546 이슈 별걸 다 수제로 하는 아이돌 1 14:45 301
2383545 이슈 민니가 언급한 아이들 컴백 준비 상태 5 14:44 661
2383544 이슈 1년전 오늘 발매된, 볼빨간사춘기 "FRIEND THE END" 14:43 32
2383543 이슈 [단독] 인천 한복판에 이슬람 사원 건립 추진… 주민 반발 예상 33 14:42 1,039
2383542 기사/뉴스 “역대금 불황에 더이상 못 버티텨”…건설업 폐업·부도 속출 5 14:42 382
2383541 이슈 동국제약 카리토포텐, 새 모델로 강호동 발탁... 신규 TV CF 방영 4 14:41 316
2383540 이슈 아이돌만 하기엔 아까운 얼굴... 33 14:38 2,554
2383539 정보 다음 달부터 '극단적 선택' 용어 통제 26 14:38 1,521
2383538 이슈 방탄소년단 📦 MNCR Logistics 팝업스토어 예상떡밥 7인 사진, 영상 6 14:37 707
2383537 이슈 이은지 시그니처 사진포즈라는 행복한 물개.jpg 11 14:37 1,698
2383536 유머 이름 오타논란 가장 많을 거같은 그룹 여자친구..jpg 15 14:36 1,1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