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교감이 셀프감사, 내신부정 잡을 수 있나
320 0
2018.11.15 07:28
320 0
숙명여고 시험문제ㆍ정답 유출 사건 이후 고교 내신을 비롯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 전반에 대한 불신이 확산되고 있다. 학부모들 사이에선 “내신비리를 전수조사하라”는 요구도 나온다. 그러나 부정을 바로잡기 위해 필요한 시도교육청 감사는 인력부족 및 조사권한의 한계로 실효성이 크지 않은 상황. 그러다 보니 최근 일선 교육청이 사립유치원에 대해선 별도 감사팀을 꾸려 고삐를 죄는 것과 달리, 초중고교의 감사는 학교 자율에 맡기는 추세라 오히려 학생ㆍ학부모의 바람에 역행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경기도교육청은 최근 ‘학교자율감사제도’ 도입을 위한 연구용역에 착수했다고 14일 밝혔다. 학교자율감사란 교원이 감사반을 꾸려 직접 학생평가ㆍ복무ㆍ회계 등 업무 전반을 감사하는 제도다. 감사반이 교육청으로부터 받은 감사항목에 맞춰 하나하나 점검하고 보고서를 제출하면 교육청과 외부 전문가 등이 결과를 검토하는 식이다. 현재 경남ㆍ경북 및 대구교육청이 이 제도를 시행하고 있으며, 서울시교육청도 지난달부터 27개 공립 초중고교에서 시범운영을 시작하는 등 제도 도입을 고려하는 교육청은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학교자율감사가 각광받는 이유는 인력 부족으로 인한 감사적체 현상을 해소할 수 있는 대안이기 때문이다. 2010년 ‘공공감사에 관한 법률’ 개정으로 각 교육지원청에 있던 유ㆍ초ㆍ중학교 감사권이 시도교육청으로 통합됐고, 교육청 1곳이 감사해야 할 기관이 5~6배 많아졌다. 이에 따라 서울의 경우 통상 한 학교가 10년에 한 번, 경남은 14년에 한번 꼴로 감사를 받는다. 반면 자율감사를 도입하면 필요 시 학교가 매년 감사를 할 수도 있어 문제를 더 빨리 바로잡을 수 있다는 것이 교육청들의 설명이다. 

하지만 현행 자율감사 제도상 내부 감사직을 주로 교감ㆍ교무부장 등 보직교사가 맡고 있는 상황에서 과연 숙명여고 사건 같은 내신 부정을 밝혀낼 수 있겠냐는 회의적 시각이 많다. 서울 A고 교사는 “몇 년 전 한 보직교사가 자기 자녀를 일방적으로 명문대 수시전형에 추천했다가 떨어진 일이 있었는데 당시 교육청이 실시한 종합감사에선 드러나지 않은 채 넘어갔다”며 “학교가 마음만 먹으면 전문 감사도 속일 수 있는데 자율감사는 더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자율감사를 시행한 학교에서도 면피성 제도로 전락하기 쉽다고 우려한다. 창원 B고 교사는 “교육청에서 나온 체크리스트를 교사들이 스스로 작성하는 식인데, 동료교사끼리 서로의 업무를 깐깐하게 감사하는 건 껄끄럽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감사가 제대로 됐어도 처분이 이행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실제 대구의 한 초등학교에서는 자율감사결과에 따라 시교육청이 교사 13명에게 주의 처분을 내렸지만 근무성적평정 및 성과상여금에 이를 반영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고사관리를 사실상 각 학교에 떠맡긴 상태라 이를 외부에서 관리하고 처벌할 시스템이 더 시급하다고 말한다. 조창환 좋은교사운동 교육정책연구소장은 “영국의 자격시험감독청처럼 내신평가 공정성 확보 가이드라인부터 출제ㆍ채점자 훈련에 이르기까지 확실한 외부검증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혜정 기자 arete@hankookilbo.com
목록 스크랩 (0)
댓글 0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영화이벤트] 세상의 주인이 바뀌었다! <혹성탈출: 새로운 시대> 예매권 증정 이벤트 157 00:07 4,180
공지 ▀▄▀▄▀【필독】 비밀번호 변경 권장 공지 ▀▄▀▄▀ 04.09 503,040
공지 공지접기 기능 개선안내 [📢4월 1일 부로 공지 접힘 기능의 공지 읽음 여부 저장방식이 변경되어서 새로 읽어줘야 접힙니다.📢] 23.11.01 2,955,497
공지 비밀번호 초기화 관련 안내 23.06.25 3,757,536
공지 ◤더쿠 이용 규칙◢ 20.04.29 20,244,531
공지 성별관련 공지 (언급금지단어 필수!! 확인) 16.05.21 21,238,613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43 21.08.23 3,400,499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17 20.09.29 2,218,240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339 20.05.17 2,947,966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53 20.04.30 3,499,661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글쓰기 권한 포인트 상향 조정) 1236 18.08.31 7,865,866
모든 공지 확인하기()
2390554 유머 새벽에 보면 엄청 추워지는 괴담 및 소름돋는 썰 모음 164편 04:44 49
2390553 유머 90년대생 오타쿠 몇몇이 "등나무" 하면 생각날 수도 있는 소녀캐 4 04:19 527
2390552 이슈 여친 예배모임 따라갔다가 도망쳐 나왔습니다.jpg 41 03:51 2,587
2390551 유머 고양이 덕분에 이루어진 기술의 발전 4 03:39 1,433
2390550 이슈 세븐틴 킬링 보이스 유튭 조회수 5천만 돌파 4 03:24 863
2390549 이슈 본인 전주 살다가 대학교 상경해서 제일 놀란거...............jpg 24 03:02 3,734
2390548 정보 로봇액션물 넷플릭스 영화 아틀라스 예고편 3 03:01 908
2390547 이슈 개열받는 닛몰캐쉬 아이돌 라방 컨셉 영상...shorts 24 03:00 2,531
2390546 이슈 해외 파견된 북한 사람들이 숙청 당하는 방법.jpg 15 02:56 3,682
2390545 이슈 배우 김고은에게 잘어울리는 찰떡 드레스는?.jpgif 46 02:33 1,878
2390544 이슈 나이 갈아끼우는 연기 중인 변우석 10 02:31 2,565
2390543 이슈 "이건 안 들켜요" 몰카 판매 부추기는 판매자들 34 02:28 3,070
2390542 기사/뉴스 서울대·울산의대 교수들 “주 1회 셧다운” 1 02:15 1,139
2390541 이슈 지하철에서 뜨개질 하는 사람들 26 02:09 5,799
2390540 유머 여자들 화장 지우기 전 가끔 하는 행동 51 02:08 7,262
2390539 이슈 햄버거 세트로 사서 콜라만 마시는 이유 8 02:05 4,261
2390538 이슈 당시 기획사 대표(플레디스 한성수)가 손담비에게 직접 만들어준 안무라는 미쳤어 의자춤 19 02:00 4,129
2390537 유머 울 오빠가 강아지 혼내는 법.jpg 7 01:59 3,800
2390536 이슈 노래부르다 팬한테 마이크 넘겼더니 절망편 9 01:59 2,088
2390535 기사/뉴스 뉴욕증시, 빅테크 실적 발표 앞두고 상승 출발 2 01:56 1,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