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한국에 왔다.
"6월 휴식기에 1군행 통보를 받고 독일로 간 뒤 6개월 만이다. 그동안 너무 많은 일이 있었다. 큰 부상도 당했고 골도 많이 넣었다. 대표팀 예비 선수가 돼 한국에 돌아오니 얼떨떨하다."
-한국에서 인기를 실감하나.
"내가 그렇게 유명한가요. 아직 모르겠는데요. 공항에서부터 동대문까지 한 명도 알아보지 못하던데요. (이때 매장 점원이 손흥민을 알아보고 말을 건넸다.) 저분이 처음 알아본 거예요. 하하. 기분이 묘하네."
손흥민은 머리를 긁적이며 쑥스러워 했다. 점원이 "독일에서 뛰는 손흥민…맞죠?"라고 묻자 그는 작은 목소리로 "네"라고 답했다. 이어 "축구 팬이고 축구 용품점에서 일하시니 나를 알아본 거예요"라고 속삭이며 말했다. 아직 국내 인기를 실감하지 못하는 표정이었다.
-미니홈피에도 방문자가 많다.
"셀카(셀프 카메라)를 찍어서 올리는 걸 좋아해요. 많은 분들이 일촌 신청을 하셨는데 너무 밀려서 아직까지 수락을 못하고 있어요. 죄송하죠. 귀여운 척하고 찍은 사진도 있어 민망하기도 해요. 조금 더 심한 사진을 올렸다간 혼날 것 같아 자제해야겠어요(웃음)."
-독일 내에서 인기는 어떠한가.
"길거리에 다니면 사람들이 많이 알아보죠. 하지만 크게 불편한 정도는 아니에요. 그냥 운동 선수 중 한 명으로 봐 주시는 것 같아요. 함부르크 시내에 있는 축구 용품점에 자주 가는데 큰 어려움은 없어요."
-오후에 서귀포로 대표팀 훈련에 합류하는데 떨리지 않나.
"갑자기 대표팀 형들 볼 생각을 하니 긴장이 되네요. 내가 제주에 가서 어떻게 해야 되는지 알려주세요."
-누구를 가장 보고 싶나.
"유병수 형이에요. K-리그 득점왕이니까요. 경기를 제대로 본 적은 없지만 골 결정력을 배우고 싶어요. 또 구자철 형도 패스가 정확하다고 들었어요. 대단한 형들과 친하게 지낼 수 있을까 걱정되네요. 솔직히 단 한 명도 친분이 없거든요. 모두들 처음 보는 형들뿐이에요."
그는 대표팀 합류에 대한 기대와 걱정을 동시에 드러냈다. 인터넷으로만 봤던 대선배들과 함께 뛰어야 하는 것이 큰 부담이라고 했다. 이어 "11대11 게임도 해요? 나 떨려서 패스도 제대로 못할 것 같아요"라며 엄살을 부렸다. 또 "나는 어느 형과 방을 쓸까요?", "정조국 형은 몸이 많이 안 좋나요?", "박주영 형은 실제로 키가 커요?" 등 쉴새없이 질문을 쏟아냈다. 이때 손흥민의 어머니가 불쑥 "근데 흥민이가 코를 골아서…"라며 말끝을 흐렸다.
-2인1실인데 괜찮겠나.
"침대에 머리만 닿으면 잠이 들어요. 코를 크게 골까봐 걱정이다. 같은 방 형보다 절대로 먼저 잠들지 않으려구요. 정 안되면 엎드려 자든 지 해야겠어요."
-제주에 가기 전에 뭘 하고 싶나.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은데 오늘은 갑자기 삼겹살이 끌리는데요. 노릇노릇 구운 삼겹살에 김치를 싸먹고 싶네요. 그런 후에는 친척 집에 가서 반신욕을 한 다음 제주 훈련에 합류해야겠어요."
손흥민은 축구 용품점을 나와 어머니와 함께 삼겹살을 먹으러 갔다. 맛있는 음식 앞에서 대표팀 훈련에 대한 걱정을 싹 잊은 듯했다. 식당으로 가는 길에도 대화는 계속됐다. 길거리에 있는 독특한 모양의 재떨이를 보며 "이게 뭐지? 역시 한국은 선진국이네요"라며 엉뚱한 발언으로 인터뷰 분위기를 밝게 했다.
ㅊㅊ 손흥민 카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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