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 삼전도의 굴욕이 손꼽히는 역사적 치욕 중 하나인 것처럼 한족들의 역사에서는 '정강의 변'이 역사상 최고 굴욕 중 하나임.
때는 12세기 초로 거슬러 올라가야 함.
12세기 이전, 거란이 강성할 때에 송나라는 거란에 공물을 바쳤음.
(송나라는 군사력이 강하지 않아서 싸우는 것 대신에 공물 바치는 걸 선택)
그러면서 평화가 지속되자 거란의 왕도 사치가 심해지고, 송의 왕도 사치가 심해서 실권이 관료의 손에 좌우되는 이상한 정치가 행해지게 됨.
그러나 12세기에 이르러 여진이 강성해지고.. 여진은 금나라를 세워 나라 세운지 10년만에 거란의 요나라를 뚜드려 패기 시작함.
금(여진) : 거란 박살내버려
송나라는 그렇게 강성하던 요(거란)가 뚜까맞는 것을 보고, 좋은 생각이 남.
송: ㅎㅎ 우리랑 같이 거란 치실?ㅎㅎ 그럼 우리가 지금 요나라한테 주던 공물 금나라한테 드리겠음 ㅎㅎ
금(여진) : ..........콜
금나라 입장에서는 거절할 이유없던 제안이었기에 송의 제안을 받아들여 금+송 연합이 거란의 요나라를 치게 됨.
이 때, 고려에서는
(사진은 인간고려 최수종님의 사진으로..)
고려: 헐.. 송나라야.. 금나라는 요나라랑 똑같은 애들인데.. 함부로 손 잡아서는 안되는데..
라는 의견이 있었지만, 송나라 아랑곳X. 송은 금과 손을 잡고 요를 뚜까팸.
이 때, 송나라가 택한 전략은 '이이제이'. 오랑캐를 이용해 오랑캐를 치고 자신들은 땅 좀 얻어 다시 부강을 꾀하려는 속셈이었음.
하지만 금+송 연합일때도 송나라 군대는 완전히 기강 해이해진 허수아비일뿐이라.. 군사력이 극도로 약해진 요나라 군대도 제대로 못 해치웠음.
좀 빡친 금나라가 직접 송나라한테 따지기도 했음.
금(여진) : 하.. 야. 너네 일부러 이러냐? 일부러 약하게 치는거야?
송: 아니.. 우리는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너네가 자꾸 우리한테 뭐라고 하면 우리는 너무 기분이 안좋고..
금(여진): 하, 됐고. 잘하자 좀.
금나라 극대노했지만 여차저차해서 결국 금+송 연합은 요나라를 멸망시킴.
그.런.데.
송이 약속했던 공물을 금에게 주지도 않고,
뒤에서 멸망한 요나라 관계자들이랑 복작복작 정치공작을 벌여 금나라에 내란을 일으키려 한다는 정황이 포착됨.
금(여진): (극대노)
사실 송나라한테 여진족은 북방 오랑캐1로 자신들의 화이사상 안에서는 대우해줄만한 민족이 ㄴㄴ 그래서 그냥 입 싹닦고 무시한건데..
송나라의 배신에 극대노한 금나라는 바로 군사 이끌고 송나라로 향함.
금나라 군대를 보고 너무 놀란 당시 황제였던 송나라 휘종.
바로 왕위를 아들 조환에게 양위하고 자신은 ㅌㅌㅌㅌ 도망감.
얼떨결에 송나라 황제가 되어버리고 만 조환 (흠종)
어떻게든 금나라를 막아보려고 했지만, 당시 최강의 군사력을 가진 금나라한테는 역부족..
흠종: 내...내가 배상금도 주고, 땅도 떼어 주겠소.
금(여진) : ...ㅇㅋ. 약속 꼭 지키시오.
그렇게 금나라는 돌아감.
근데 정신 못차린 신하들이
신하들: 에에에- 송나라 자존심이 있지, 어떻게 북방 오랑캐한테 돈도 주고 땅도 줍니까!! 반대!! 반대!!
라고 반대를 외치며 금나라와 약속한 돈, 땅 다 주지 말자고 함. 이렇게 외교적으로 약속한 것을 어긴건 금나라를 개무시 한 거 ㅇㅇ...
근데 또 흠종은 갓 왕이 됐고.. 결단력도 없고 우유부단한 성격이라..
흠종: ...그럴까?
이럼. 🤦♀️🤦♀️
신하들 말을 듣고 (당시 왕들이 너무 사치를 하고 정치를 안 돌봐서 어차피 송나라의 실권은 신하들에게 있긴 했음)
금나라에게 약속한 돈과 땅을 안 준 흠종..
금(여진) : ...ㅋ
금나라 또 개빡침.
한 번 약속 안지킨 거 봐줬는데, 또 약속을 안지킨다..?
금나라는 바로 군대를 이끌고 송나라로 진군하여, 송나라 수도 카이펑을 함락시킴.
금(여진) : 내가 약속 지키랬지(대분노)... 흠종은 물론, 전 황제 휘종까지 잡아와.
그렇게 송나라 수도를 점령한 금나라는 휘종, 흠종을 포함한 황족과 관리 삼천명을 끌고 본국(금)으로 끌고가니...
이것이 '정강의 변'임.
금나라로 끌려간 휘종과 흠종은 치욕적인 굴욕을 당하게 되는데...
(금나라로 잡혀 온 송나라 전현직 황제 휘종과 흠종)
옷이 벗겨지고 '견양례'를 올리게 됨.
'견양례'란 여진의 예법으로, 양을 잡아 제사를 지내는 것임.
그런데 휘종과 흠종은 여기에서
맨몸에 양가죽을 뒤집어쓰고 (마치 양이 된 것처럼..)
한 발자국에 한 번씩 절을 하며 금나라의 태조인 아골타의 능을 세 번 돌음.
이 때 치욕을 견디지 못하고 자결한 송나라의 황족도 있음.
하지만 이 드라마에서는 그 장면까지는 담지 않았는데..
특유의 투항 의식 = 견양례
콧웃음 치는 금나라 황제
(실제로 금나라 황제가 이 말 했는지 안했는지는 모름. 그냥 드라마적 허용같은데..)
실제 송나라 황제가 정치를 등한시하고 그림 모으는 것만 집중했던 것 팩트 (휘종)
정치는 부패해서 신하들이 장악하고, 백성들은 힘들어했던 것도 팩트이긴 함.
계속 팩폭하는 금나라 왕..
휘종(조길)에게 내린 작위인 '혼덕공(昏德公)'은 '덕을 망가트린 자'라는 뜻이고,
흠종(조환)에게 내린 작위긴 '중혼후(重昏侯)'는 '(아빠가 덕을 망가트렸는데) 또! 망가트린 자'라는 뜻임.
그리고 여기서 작위인 '공(公)'과 '후(侯)'는 각 영지를 다스리는 왕(王)보다도 낮은 직위....
마치 회사 회장이었다가 인수합병 이후 대리로 내려간 격이라고 해야할까...
이 이후에 송나라는 멸망했으나, 금나라로 끌려가지 않은 휘종의 아들인 조구가 항저우에서 다시 송을 재건함.
그래서 '정강의 변' 이전 시기를 '북송', 이후를 '남송'이라고 부름.
그래도 금나라에 끌려간 휘종과 흠종은 전직 황제라 그래도 대우를 받았지만 나머지 황족들은....ㅠㅠ
아무튼 중국사 최고의 굴욕적인 사건이라고 하면 탑쓰리에 꼽히는 '정강의 변'이었음..
영상으로 보고 싶으면 아래 영상으로..!
(드라마 이름은 '정충악비'라고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