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와 아들이 같은 일을 하게 된 건 지난해 1월부터였다. 대학교 3학년 아들 이선호(23)씨가 군대에서 제대한 뒤 코로나19로 등교가 어려워진 상황 등을 이유로 틈틈이 아버지 이재훈(62)씨가 다니는 인력사무소에 나갔다.
“친구처럼 같이 아침밥 먹고 차 타고 다닐 수 있어서”
아버지는 기뻤다.
https://img.theqoo.net/ZZUAH
(중략)
지난달 22일 오후 3시41분께 동방의 현장 관리자가 재훈씨에게 급히 전화를 걸어 “뭘 하나 뽑아야 하니까 도구 좀 갖고 아까 작업했던 곳으로 한 명 보내달라”고 했다.
재훈씨는 그 일을 오랫동안 해온 숙련 노동자 ㅇ씨를 떠올리고 그에게 직접 연락하려다
“하필 눈앞에 아들이 있어서”
아들을 대신 ㅇ씨에게 보냈다. “너 ㅇ아저씨한테 가서 도구 들고 저쪽으로 가라고 전달해라.”
그런데 ㅇ씨는 ‘혼자 하기 힘들다’며 선호씨에게 같이 가자고 했다.
ㅇ씨가 컨테이너의 안전핀을 일부 제거하고 일어나려는데 지게차 기사 한 명이 “컨테이너 양쪽 구멍에 들어간 나뭇조각을 주우라”고 말했다. 그는 동방에 소속된 기사였다.
3년 동안 개방형 컨테이너와 관련한 작업을 해온 ㅇ씨는 이전에는 한 번도 이런 지시를 받아본 일이 없었다고 했다. ㅇ씨가 “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지게차 기사는 재차 ‘저기 있는 쓰레기를 주우라’는 제스처를 했다고 한다.
선호씨가 “그래도 시킨 일이니까 하겠다”며 나뭇조각이 있는 작은 구멍 쪽으로 걸어 들어갔다.
이때가 4시10분. 선호씨가 나뭇조각을 빼내려는 순간 맞은편에 있던 지게차 기사가 선호씨를 보지 못한 채 컨테이너 한쪽 날개를 접었다.
그 뒤 이 한쪽 날개가 접히는 진동 여파로 선호씨가 서 있던 반대쪽 날개가 함께 접혔고, 선호씨의 몸을 덮쳤다. 날개 하나의 무게는 300㎏이었다.
동방 쪽은 이에 대해 “해당 지게차 기사는 이런 지시를 한 적이 없다고 주장한다”고 해명했다.
https://img.theqoo.net/uNZTk
300㎏ 컨테이너 날개가 선호씨 몸을 덮친 뒤, 재훈씨는 당일 오후 5시가 다 될 때까지 선호씨의 죽음을 몰랐다. 퇴근 시간이 다 되도록 직원들이 집에 갈 기미가 안 보이자 ‘오늘 일 참 심하게 시키네’ 하며 현장을 돌아보던 중이었다. 눈앞에 보이는 컨테이너가 바닥 가까이 기울어 있었고 그 밑에 “자는 듯이 엎드린 아들의 모습”이 보였다.
재훈씨는 잠시 ‘아들이 뭘 줍고 있나’ 생각했다. 곧 그런 모습으로 물건을 줍고 있어서는 안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까이 다가가려던 그가 말했다. “이거 뭐고. 죽은 기가. 죽었나.” 재훈씨는 그대로 정신을 잃었다.
(후략)
출처
https://m.hani.co.kr/arti/society/labor/994182.html?_fr=tw
청원링크
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Temp/mL7Dy4
“친구처럼 같이 아침밥 먹고 차 타고 다닐 수 있어서”
아버지는 기뻤다.
https://img.theqoo.net/ZZUAH
(중략)
지난달 22일 오후 3시41분께 동방의 현장 관리자가 재훈씨에게 급히 전화를 걸어 “뭘 하나 뽑아야 하니까 도구 좀 갖고 아까 작업했던 곳으로 한 명 보내달라”고 했다.
재훈씨는 그 일을 오랫동안 해온 숙련 노동자 ㅇ씨를 떠올리고 그에게 직접 연락하려다
“하필 눈앞에 아들이 있어서”
아들을 대신 ㅇ씨에게 보냈다. “너 ㅇ아저씨한테 가서 도구 들고 저쪽으로 가라고 전달해라.”
그런데 ㅇ씨는 ‘혼자 하기 힘들다’며 선호씨에게 같이 가자고 했다.
ㅇ씨가 컨테이너의 안전핀을 일부 제거하고 일어나려는데 지게차 기사 한 명이 “컨테이너 양쪽 구멍에 들어간 나뭇조각을 주우라”고 말했다. 그는 동방에 소속된 기사였다.
3년 동안 개방형 컨테이너와 관련한 작업을 해온 ㅇ씨는 이전에는 한 번도 이런 지시를 받아본 일이 없었다고 했다. ㅇ씨가 “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지게차 기사는 재차 ‘저기 있는 쓰레기를 주우라’는 제스처를 했다고 한다.
선호씨가 “그래도 시킨 일이니까 하겠다”며 나뭇조각이 있는 작은 구멍 쪽으로 걸어 들어갔다.
이때가 4시10분. 선호씨가 나뭇조각을 빼내려는 순간 맞은편에 있던 지게차 기사가 선호씨를 보지 못한 채 컨테이너 한쪽 날개를 접었다.
그 뒤 이 한쪽 날개가 접히는 진동 여파로 선호씨가 서 있던 반대쪽 날개가 함께 접혔고, 선호씨의 몸을 덮쳤다. 날개 하나의 무게는 300㎏이었다.
동방 쪽은 이에 대해 “해당 지게차 기사는 이런 지시를 한 적이 없다고 주장한다”고 해명했다.
https://img.theqoo.net/uNZTk
300㎏ 컨테이너 날개가 선호씨 몸을 덮친 뒤, 재훈씨는 당일 오후 5시가 다 될 때까지 선호씨의 죽음을 몰랐다. 퇴근 시간이 다 되도록 직원들이 집에 갈 기미가 안 보이자 ‘오늘 일 참 심하게 시키네’ 하며 현장을 돌아보던 중이었다. 눈앞에 보이는 컨테이너가 바닥 가까이 기울어 있었고 그 밑에 “자는 듯이 엎드린 아들의 모습”이 보였다.
재훈씨는 잠시 ‘아들이 뭘 줍고 있나’ 생각했다. 곧 그런 모습으로 물건을 줍고 있어서는 안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까이 다가가려던 그가 말했다. “이거 뭐고. 죽은 기가. 죽었나.” 재훈씨는 그대로 정신을 잃었다.
(후략)
출처
https://m.hani.co.kr/arti/society/labor/994182.html?_fr=tw
청원링크
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Temp/mL7Dy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