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영화 '내일의 기억'이 '서예지 악재'를 이기고 관객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기억을 잃고 미래가 보이기 시작한 수진(서예지)이 혼란스러운 기억의 퍼즐을 맞춰갈수록 남편 지훈(김강우)의 충격적인 실체를 마주하게 되는 미스터리 스릴러 영화 '내일의 기억'(서유민 감독, ㈜아이필름 코퍼레이션·㈜토리픽쳐스 제작). 13일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언론·배급시사회를 통해 공개됐다.
앞서 이날 언론시사회 이후 진행되는 기자간담회에서는 주연배우인 서예지, 김강우, 연출자 서유민 감독이 참석해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려고 했으나 '김정현 조종 논란'에 휩싸인 서예지가 논란을 의식해 불참했다. 서예지가 지난 2018년 당시 교제중이던 김정현에게 MBC 드라마 '시간'에서 상대배우 서현과 스킨십 등 로맨스 장면을 금지시크는 것은 물론 대본 및 촬영현장까지 검수했다는 의혹에 휩싸인 것. 한 매체가 공개한 문자메시지에 따르면 서예지는 김정현의 직장 상사나 주인처럼 지시를 내렸고, 김정현은 꼬박꼬박 존댓말을 쓰며 서예지의 요구에 응했다. 이에 대해 서예지와 김정현 측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덕혜옹주' '행복' 등의 작품의 각본 작업에 참여하며 주목을 받은 스토리텔러 서유민 감독의 장편 데뷔작인 '내일의 기억'은 지난해 최고 시청률 7.3%를 기록하며 뜨거운 인기를 끌었던 '사이코지만 괜찮아' 이후 톱스타 반열에 올라선 서예지의 차기작으로 큰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서예지를 둘러싼 논란으로 오히려 '서예지 주연작'이라는 타이틀이 독이 된 모양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모르겠지만 극중 기억을 잃은 후 유일하게 믿을 수 있는 남편을 의심하게 되는 수진 역의 서예지의 연기는 훌륭하다. 스스로가 누군지도 제대로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불쑥불쑥 떠오르는 기억들과 남편에 대한 의심으로 불안하고 혼란스러운 인물의 모습을 설득력있게 연기한다. 다정한 남편의 모습과 섬뜩하고 진심을 알 수 없는 남편, 야누스적인 두 가지 모습을 가진 남편 지훈 역의 김강우의 연기 또한 흠잡을 곳이 없다. 하지만 두 배우의 연기력에 비해 영화의 완성도는 한참 떨어진다. 극 후반 펼쳐지는 두 번의 반전은 흥미롭고 놀랍다기 보다는 반전강박증에 걸린 듯 조급하고 부자연스럽다. 스릴러로서의 서스펜스를 제대로 잡아가지 못하면서 멜로적 감성까지 가져가려는 시도로 몰입감을 떨어뜨린다. 특히 꽤나 많은 분량을 차지하고 있음에도, 일반인도 하지 않을 것 같은 실수를 하고 수진과 지훈 주인공을 뒤쫓아가는데 급급한 두 형사 캐릭터의 모습은 헛웃음을 자아내며 스릴러 영화로서의 치밀함까지 반감시킨다.
이날 다소 어두운 표정으로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서유민 감독과 김강우는 "응원해 달라"는 말로 간담회를 시작했다. 김강우는 "오랜만에 나오는 스릴러 영화다. 많이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전했고 서 감독 역시 "시사회까지 어려운 걸음해주셔서 감사하다. 정말 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꿈이 들어간 작품이다. 많이 응원해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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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movie.v.daum.net/v/202104131630281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