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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대한민국 나들목' 인천공항 이야기·(27)] 인천공항경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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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30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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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의 실수도 용납 못하는 대테러임무… 빈틈없는 실전의 연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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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공항경찰대'로 첫발… 모의훈련·위력순찰 등 실시
1986년대 김포공항 폭탄사건 계기 '경비 → 테러예방' 개편
쓰레기통 설치 사실 아무도 눈치못채 5명 사망 20여명 부상
기내 흡연·난동 등 범죄수사도 맡아… 처벌기준 갈수록 강화
"흰색가루·캐리어 의심신고 많아… 항상 최악의 상황 가정"


경찰과 군, 소방, 국가정보원, 국립검역소, 국토교통부, 인천국제공항공사 등 인천국제공항에서 활동하는 기관들은 매년 한곳에 모여 종합 훈련을 한다.

대테러 훈련이다. 인천공항은 청와대, 국회의사당 등과 함께 우리나라의 '가'급 국가 중요 시설로 분류된다. 국가 중요 시설은 적에 의해 파괴되거나 그 기능이 마비될 경우 국가 안보와 국민 생활에 심각한 영향을 주는 시설이다.

가급은 가장 높은 단계를 말한다. 폭발물 테러 등 각종 공격으로부터 인천공항을 지키기 위한 요소는 시설 곳곳에서 볼 수 있다.

공항 내 쓰레기통이 모두 투명하게 돼 있는 게 대표적인 예다. 공항에선 누구든지 쓰레기통에 버려진 내용물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여객터미널 내 엘리베이터 역시 투명이다. 폭발물 설치나 유독성 생화학 물질 살포로 인한 테러 위험을 사전에 차단해야 하기 때문이다.

공항 테러 예방과 치안 유지는 인천지방경찰청 직할대인 인천공항경찰단의 주요 임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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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경찰단 대테러기동대가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2층에서 폭발물 의심 물체가 발견된 상황을 가정한 모의 훈련을 하고 있다.


지난 12일 오전 찾은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터미널 2층에서는 폭발물 의심 물체가 발견된 상황을 가정한 인천공항경찰단 대테러기동대의 모의 훈련이 열리고 있었다.

방탄복과 방탄헬멧을 착용하고 K-1 소총과 3·8구경 권총으로 무장한 기동대 전술팀과 탐지팀 10여 명이 먼저 현장 통제에 나섰다. 폭발물 의심 물체 주변 10m에 바리케이드를 설치하고 사주를 경계했다.

의심 물체에 '방폭 가방'을 설치해 폭발에 대비했다. 방폭 가방은 수평으로 전해지는 폭파 에너지를 최소화해 피해를 줄이는 장비다. 기동대가 현장에 도착해 주변을 통제하기까지는 5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방폭 가방 설치 후 기동대 폭발물 탐지견 '탱크'가 투입됐다. 화약에 반응하도록 훈련된 탱크는 탐지 요원 지시에 따라 의심 물체의 냄새를 맡았고 추가 폭발물 설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현장 일대에서 탐지 활동을 이어갔다.

실제 폭파 협박을 받거나 폭발물 의심 물체가 발견되면 기동대가 이 같은 초동 조치를 하고, 폭발물 진위 확인과 해체 작업까지 할 수 있는 경찰특공대와 인천국제공항공사 테러대응팀이 투입된다.

의심 물체 개봉이나 해체는 이들의 몫이다. 백색 가루나 화학 물질 등 화생방 테러 의심 물체가 발견되면, 기동대는 방독면과 보호복을 착용한 후 현장 통제에 나선다. 이후 검역소, 소방당국, 환경부 등 관계 기관에 상황을 전파한다.

모의 훈련이 끝난 뒤에는 탱크와 기동대원 4명이 제2여객터미널 3층 출국장에서 위력 순찰에 나섰다. 순찰만으로 위압감을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 위력이라는 말이 붙는다.

입마개와 목줄을 착용한 탱크는 방탄복과 소총으로 무장한 기동대원들과 함께 출국장에 있는 의자 밑이나 쓰레기통 등을 확인하며 오전에만 약 2시간 동안 탐지 활동을 벌였다. 대테러기동대에는 모두 8마리의 폭발물 탐지견이 있다. 기동대와 폭발물 탐지견은 365일 제1·2여객터미널에서 혹시 모를 '만일의 사태'를 대비한다.

대테러기동대 안종우 탐지팀장은 "폭발물 의심 신고가 접수되면 실제 폭발이 있을 수 있다는 생각에 현장이 말 그대로 초긴장 상태가 된다"며 "단 한 번의 실수도 용납되지 않는 게 대테러 임무이기 때문에 평시에도 실전처럼 훈련한다"고 했다.

인천공항의 치안을 책임지는 공항경찰단은 2001년 개항을 앞두고 신설됐다. 경찰관 정원 138명의 '인천국제공항경찰대'로 시작한 공항경찰단은 여객터미널이 확대되면서 현재 210여 명으로 늘어났다.

전국 공항경찰 중 가장 큰 규모다. 우리나라에는 인천공항을 포함해 김포·김해·제주국제공항 등 4곳에 공항경찰이 있는데, 나머지 3곳의 경찰관 수는 각각 20~45명 수준이다.

특히 인천공항경찰단 정원은 일반 경찰서(통상 500명 이상)의 절반 수준이지만, 단장의 계급은 일반적인 경찰서장(총경)보다 한 단계 높은 경무관이다. 나머지 3곳의 공항경찰대는 총경보다 한 단계 낮은 계급인 경정이 대장을 맡고 있다.

경찰이 인천공항 치안 유지에 얼마나 공을 들이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인천경찰청장이 새로 부임할 때마다 가장 먼저 현장 점검에 나서는 곳이 인천공항이기도 하다.

인천공항경찰단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테러 예방이다. 연간 7천만명 이상이 이용하는 공항에서 테러가 발생한다면 그 피해는 상상하기조차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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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년 9월 14일 김포국제공항 청사 1층 외부 철제 쓰레기통에서 폭탄이 터져 5명이 숨지고 20여명이 부상하는 테러 사건이 발생했다. /경인일보DB

우리나라에서 공항 테러에 국민적 관심이 대두된 건 1980년대로 볼 수 있다. '김포국제공항 폭탄 테러 사건'(1986년), 'KAL기 폭파 사건'(1987년) 등 대형 테러 사건으로 꼽히는 일들이 이 시기에 발생했다.

김포공항 폭탄 테러는 제10회 서울 아시안게임을 엿새 앞둔 1986년 9월14일 오후 3시께 공항 청사 1층 외부에 있던 철제 쓰레기통에서 폭탄이 터진 사건이다. 지름 50㎝, 높이 1m 크기의 쓰레기통 안에 있던 'C-4' 폭탄이 터진 것인데, 수류탄 7개와 맞먹는 강력한 폭발이었다.

이 사고로 일가족 4명 등 5명이 숨지고 20여 명이 다쳤다. 아시안게임과 88올림픽을 앞둔 터라 국민들의 충격은 더욱 컸다.

이 사건은 당시 공항의 허술한 경비 체계를 그대로 드러냈다는 비판을 받았다. 김포공항에는 1973년 신설된 공항경비대가 있었지만, 폭탄이 쓰레기통에 설치된 사실을 아무도 알아채지 못했다.

동아일보는 1986년 9월16일 '김포공항 허술한 경비 체계'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공항 경비 전반과 공항 외곽에 대한 책임은 군이, 청사 안팎 경비는 공항경비대가, 청사 출입은 청원경찰이 담당하는 등 다원화돼 있어 보안 업무가 유기적으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며 "고위당국자도 현장 시찰에서 공항 안팎의 경비 체계를 재점검하고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하라고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경비'에 방점이 찍혀있던 공항 경비 업무는 이 사건을 계기로 테러 예방으로 중심이 옮겨갔다. 같은 해 공항경비대가 공항경찰대로 바뀌면서 조직이 대폭 개편됐고, 공항 내 철제 쓰레기통 역시 이 사건 이후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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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1986년 9월 15일자 5면에 보도된 김포공항 폭탄 테러 사건 사진. /동아디지털아카이브 제공


2001년 개항한 인천공항에서 폭발물 설치나 생화학 물질 살포 등의 테러 사건이 발생한 적은 없다. 하지만 2016년 1월 공항 화장실에서 폭발물 의심 물체가 발견돼 전국적인 관심이 쏠렸다.

공항 1층 남자 화장실 좌변기 칸에서 가로·세로 약 30㎝, 높이 4㎝ 크기의 화과자 상자와 부탄가스, 라이터용 가스통 등과 함께 아랍어로 된 협박성 메모가 발견된 것이다. 경찰특공대 폭발물처리반(EOD)까지 나서 확인한 결과 다행히 뇌관과 화약은 없었다.

'가짜 폭발물'을 설치한 30대 남성은 사회에 불만을 품고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법원까지 간 재판 끝에 폭발성물건파열 예비 혐의, 항공보안법 위반 등의 혐의로 징역 1년형을 선고받았다.

인천공항뿐 아니라 항공기 내에서 벌어지는 각종 범죄를 수사하는 것도 인천공항경찰단의 몫이다. 인천공항경찰단에 수사과가 별도로 있는 이유다. 다만 경찰이 모든 항공기에 탑승할 수 없기 때문에 기내에서는 기장과 승무원이 경찰의 역할을 한다.

우리나라는 기내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1974년 기장과 승무원에게 사법경찰관의 권한을 부여했다. 항공기의 안전과 승객의 생명을 보호한다는 취지다.

현행법은 항공기 납치나 기내에서의 흡연·폭언·난동·고성방가 등의 행위를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다.

이 중 가장 많은 불법 행위는 기내 흡연이다. 기내 흡연 금지 조항은 2002년 신설됐는데, 2016년 처벌 수준이 강화돼 현재는 최대 1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2014년에는 가수 김장훈이 프랑스 드골 공항을 출발해 인천공항으로 향하는 항공기 안에서 담배를 피웠다가 벌금 100만원을 선고받았다.

2016년 12월에는 미국 팝스타 리차드 막스(Richard Marx)가 SNS를 통해 알린 '대한항공 기내난동 사건'이 화제가 됐다.

한 30대 남성이 베트남 하노이발 인천행 대한항공 여객기에서 만취 상태로 승객과 승무원 등을 때리며 난동을 부린 것이다. 승무원과 리차드 막스 등 주변 승객들은 이 남성을 포승줄로 결박했다. 리차드 막스는 자신의 SNS를 통해 승무원들의 대처가 미숙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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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2월 20일 베트남 하노이발 인천행 대한항공 여객기에서 만취한 30대 남성이 승무원을 폭행하는 등 난동을 부렸다. 항공기에 타고 있던 미국 팝스타 리차드 막스는 승객 제압에 협조했고 이후 승무원의 대처가 미숙했다고 지적했다. /리차드 막스의 아내 데이지 푸엔테스 SNS 캡처


기장과 승무원이 기내에서 이 같은 범죄 행위를 적발하면 항공보안법에 따라 착륙 후 공항을 관할하는 현지 경찰에 피의자를 인도한다. 우리나라로 오는 외국 항공기에서 범죄 행위가 적발되면 우리나라 경찰이 예비조사를 진행한다. 기내 범죄는 승객의 생명과 직결되는 까닭에 처벌 수준을 갈수록 강화하는 추세다.

코로나19가 국내에서 확산하기 이전인 올해 1월 설 연휴 인천공항 이용객은 일평균 20만명을 넘었다. 20만명 중 단 한 사람이라도 나쁜 생각을 가진다면 최악의 참사로 이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인천공항경찰단 박재영 대테러기동대장은 "흰색 가루나 장기간 방치된 캐리어에 대한 테러 의심 신고가 가장 많이 접수된다"며 "아직 실제 상황까지 이어진 사례는 없었지만 모든 경우에 있어 항상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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