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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책보다 팥빙수 더 많이 판 동네서점, 괜찮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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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8.06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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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


짧았지만, 전성기는 있었다. 2014년 강화된 도서정가제 시행 이후 동네책방 개업은 유행처럼 번졌다. 이듬해 홍대 합정을 중심으로 군락을 형성하더니 전국 곳곳으로 뻗어나갔다. 하지만 유지가 쉽지 않았다. 찾는 사람이 많아져도 사진만 찍고, 책은 온라인 서점에 사는 '쇼루밍(showrooming)'이 대세로 굳어졌다. 책은 한권도 못 팔고 빙수만 팔았다고 허탈해 하던 어느 유명 동네 책방 주인의 말은 동네책방의 얄궂은 현실을 대변한다.


그렇다고 독자 탓을 할 순 없다. 한씨는 “동네책방 주인들의 노력과 정성만으론 극복할 수 없는, 이문에 박한 구조 자체가 문제”라고 조심스레 말했다. 가장 먼저 문제되는 건 영업이익과 직결되는 공급률. 출판사가 거래처에 책을 공급하는 정가 대비 비율을 말하는데, 동네책방은 도매상을 거치다 보니 마진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공급률은 규모에 따라 달리 적용되는데, 판매량이 많은 대형서점일수록 유리하고 동네책방에게 불리하다. 전형적인 약육강식의 논리. 한씨는 공급률을 서점에 따라 동일하게 적용하도록 법률로 의무화한 독일의 사례를 대안으로 제시한다. 더 근본적인 건 도서정가제다. 현재 유지되고 있는 최대 15% 할인폭도 없앤 완전도서정가제가 도입되는 것도 동네책방들에겐 숙원사업이다.


마침 11월 도서정가제 개정을 앞두고 있지만 출판사, 서점, 소비자들의 첨예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상황은 녹록하지 않다. “각 주체 안에서도 규모에 따라 입장 차가 조금씩 갈리는 문제라 획기적인 변화는 기대하기 어렵죠. 하지만 책값 할인이라는 문제를 넘어 책이란 생태계를 어떻게 보전할 수 있을지에 대해 머리를 맞대야 하지 않을까요.” 동네책방이 무너지면 책 시장은 대형서점, 대형출판사가 주름 잡게 되고, 책 생태계의 다양성은 그만큼 위협받을 수 밖에 없다.


한씨는 동네책방들에게 지역에 더 단단히 뿌리내릴 것을 권한다. 끝까지 살아남는 곳을 살폈더니 '지역에서, 지역 사람들과, 지역의 관심사를 함께 나누는' 동네 사랑방으로 자리한 경우였다. “사람을 모으고, 동네를 활성화시키는 데 책방만한 게 없죠. 프랑스에서 카페가 지역 커뮤니티의 담론장 역할을 했다면 우리는 동네책방이 연결과 연대의 공간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럼에도 책보다 유튜브가, 넷플릭스가 재미있다는 이들이 다수다. 한씨는 일단 동네책방에서 직접 책을 사는 경험을 해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 달에 한번 정도 가까운 동네책방을 찾아가보세요. 차근차근 돌아보면서 마음에 드는 책 한 권을, 할인율 따지지 말고 일단 사보는 거죠. 그렇게 '자기 책'을 손에 쥐고 읽는 순간, 시끄럽고 소란한 세상에서 나의 고요한 내면으로 들어가는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될 겁니다.” 책 한 권으로 동네책방도 살리고 내 삶도 변화시킬 수 있다니, 속는 셈 치고 시도해볼만하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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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정가제 찬성측 입장

"잘 팔리는 책만 출판하게 되면 다양성이 사라지기 때문에 책 생태계가 무너진다."

"다양한 책을 출판시키기 위해서는 규모의 경제로 돌아가는 대형 서점, 출판사 대신 동네 책방이 지켜져야 한다."

"동네 책방을 살리기 위해 책 비싸게 사주세요."



저 입장을 적나라하게 해석하면 이거임

"어차피 대형서점, 출판사의 규모의 경제를 동네책방이 당해낼 수는 없다."

"그러니까 아예 규모의 경제가 적용되지 않도록 할인 자체를 없애고 완전도서정가제를 시행하자."

"그럼 소비자에게 가격부담이 된다고? 아니, 책 생태계를 지켜야 한다니까? 책 조금 비싸게 사는 게 그렇게 아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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