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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사흘 만에 세수했어"…수해지역 수돗물 끊겨 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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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8.04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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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관 유실돼 충북 3천400여가구 식수난…복구작업 걸림돌
유실된 도로 장비진입 어려워…"급수재개까지 시일 걸릴 듯"

(단양=연합뉴스) 전창해 이승민 기자 = "복구는 고사하고 수돗물이 끊겨 사흘 만에 겨우 세수했습니다"

4일 오전 10시께 충북 단양군 어상천면 연곡리에서 연합뉴스 취재진을 만난 허관(80)씨가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으며 이렇게 말했다.

기사 이미지(단양=연합뉴스) 이승민 기자 = 4일 오전 충북 단양군 어상천면 단수 지역에서 한 주민이 물이 나오지 않는 수도 호스를 들고 있다. 2020.8.4 logos@yna.co.kr




그의 웃옷과 바지, 신발에는 진흙이 잔뜩 묻은 상태였고, 떡 진 머리카락은 곳곳이 눌려있었다.

그는 폭우에 수돗물이 끊기면서 지난 2일부터 빨래는커녕 세수도 못 했다고 토로했다.

이번 집중호우로 충주·제천·음성·단양의 도로·하천에 매설돼 있던 수도관 여러 곳이 유실됐다. 그가 사는 어상천면도 수도관 100여m가 파손돼 물 공급이 중단됐다.

콩·들깨 농사를 짓는 그는 이른 새벽부터 밭 복구 작업을 하고 있다. 하천 범람으로 쑥대밭이 된 밭은 본래 모습을 되찾기 불가능할 정도로 엉망이 됐다.

허씨의 집에서 약 30m 떨어진 하천에는 지금도 흙탕물이 콸콸 흐른다.

이웃마을인 연곡리 이갑선(78)씨는 "평생을 이 지역에 살면서 물 걱정을 해보지 않았다"며 "물이 이렇게 많은데, 정작 먹을 물은 없다"며 허탈해했다.

오전 10시 30분께 이씨의 집에 단양군에서 보낸 살수차가 도착했다.

기사 이미지(단양=연합뉴스) 이승민 기자 = 4일 오전 충북 단양군 어상천면 단수 지역에서 살수차를 이용한 급수가 이뤄지고 있다. 2020.8.4 logos@yna.co.kr




집 마당에 놓인 300ℓ짜리 대형 고무 대야에 물이 채워지자 이씨는 비로소 한시름 놓는 표정을 지었다.

살수차 운전기사는 "어상천면은 집들이 100m 이상 뚝뚝 떨어져 있어서 한 가구씩 돌면서 물을 공급하고 있다"며 "어제는 20가구에 8t의 물을 실어다 줬다"고 설명했다.

허씨와 이씨가 사는 어상천면은 삼태산(해발 878.2m), 갑산(732.4m) 등에 둘러싸인 산간마을이다.

인근 매포읍사무소까지는 구불구불한 편도 1차로 15.3㎞를 가야 한다. 단양군청까지는 19.1㎞ 거리다.

이 지역 도로 곳곳은 폭우로 패이고 잘려 나갔다. 중장비가 투입돼 복구하고 있지만, 언제쯤 제모습을 찾게 될 지 기약도 없다.

기사 이미지(단양=연합뉴스) 이승민 기자 = 4일 오전 충북 단양군 어상천면에서 폭우로 유실된 도로 복구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2020.8.4 logos@yna.co.kr




단양군 관계자는 "어상천면 일대 임시 복구를 일차적으로 마쳐 오늘(4일) 아침 7시부터 이면1·2리, 율곡리 지역은 수돗물 공급이 재개됐다"며 "오후까지 복구 작업을 계속하면 더 많은 지역에 물 공급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아직 물이 나오지 않는 지역은 급수차로 물을 실어나르고 있으며, 마을회관마다 생수를 배치해 식수로 공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충주시 소태면 오량마을도 광역 상수도관이 통과하는 다리가 파손되면서 수도가 끊겼다.

정기환(58) 이장은 "화장실 같은 건 아예 쓸 수가 없어 난감하다"며 "먹을 물도 없으니 진흙 걷어내는 청소는 엄두도 못 낸다"고 전했다.

기사 이미지(단양=연합뉴스) 이승민 기자 = 4일 오전 충북 단양군 어상천면 단수 지역에서 살수차를 이용한 급수가 이뤄지고 있다. 2020.8.4 logos@yna.co.kr




정 이장은 "설상가상으로 수도관이 어디가 터졌는지 파악이 어렵고, 중장비 접근도 불가능해 복구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충북도에 따르면 이번 비로 충주·단양 일대 8개 면 3천400여 가구에 수돗물 공급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도 관계자는 "피해 주민은 물론 복구에 참여하는 봉사자에게도 생수를 지속적으로 지원하는 한편 상수도 관로 복구를 서두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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