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틸리 감독은 24일 입국과 동시에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계정에서 대한항공 감독임을 널리 알렸습니다.
2주간 자가 격리를 위해 경기도 용인 대한항공 체육관 근처 대한항공 연수원에 머물면서 벌써 동영상으로 근황을 전하기 시작했습니다.
유창한 영어로 격리 중인 시설을 소개하던 산틸리 감독은 아무도 자신의 방을 출입할 수 없게 친 두꺼운 비닐 막을 보고 "가장 아름다운 것은 이 플라스틱 문"이라며 만족감을 나타내기도 했습니다.
어제(26일) 대한항공 구단에 따르면, 산틸리 감독은 감독 협상 때 조건을 논의하기 전부터 선수들의 각종 자료를 요구했다고 합니다.
격리 시설에 도착해 가장 먼저 한 일도 동영상을 통한 선수 분석입니다.
인스타그램에서 격리 시설을 동영상으로 소개하는 산틸리 감독 /사진=산틸리 감독 인스타그램 캡처동영상으로 선수들에게 입국 인사를 했고, 한국인 코치들에겐 6월 7일 격리가 끝난 뒤 선수단 훈련 합류할 때까지 해오던 그대로 연습할 것을 주문했습니다.
산틸리 감독은 어제(26일) 연합뉴스와 진행한 서면 인터뷰에서 "1부터 10까지 우리 말로 말할 줄도 안다"고 자랑한 뒤 "해산물을 좋아하고 아시안 음식을 너무 좋아한다"며 요리하는 것을 좋아해 누군가가 한국 요리를 가르쳐줬으면 좋겠다고 미지의 땅에서 새 도전에 기대감을 보였습니다.
산틸리 감독은 "유럽 이외 지역에서 프로팀은 처음으로 지휘한다"며 "유럽에선 이탈리아, 폴란드, 러시아 리그가 강하고, 남미 대륙에선 브라질리그가, 아시아에선 한국, 일본, 중국이 자리를 잡았다"고 운을 뗐습니다.
이어 "아시아는 문화가 많이 다르기에 내겐 이 자체가 큰 도전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대한항공 구단은 감독 후보로 접촉한 여러 인물 중에서도 산틸리 감독이 이런 도전에 가장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합니다.
산틸리 감독은 "기본적으로 대한항공 배구 스타일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다. 대한항공만의 장점이 있고 이런 한국 스타일이 좋다"면서도 "여기서 조금 더 나아가 블로킹, 서브 등을 더욱 다양하게 만들고 싶다"며 자신의 스타일을 녹여 남자 배구에도 이탈리아 돌풍을 몰고 오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쳤습니다.
분석과 관련한 확고한 철학도 소개했습니다.
산틸리 감독은 "분석은 배구의 기본"이라며 "데이터 분석뿐만 아니라 선수들의 움직임, 스윙 하나하나 분석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자가 격리 동안 최대한 많은 데이터를 모아 우리 팀이 기술적으로 무엇을 더 해야 하는지 구상할 것이고, 프란체스코 올레니 전력분석 코치를 대동한 제일 큰 이유도 이것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산틸리 감독은 이탈리아어와 영어에 능통하고 스페인어도 의사소통에 문제가 없다고 합니다.
호주 대표팀 사령탑 시절 한국 남자 배구를 직접 보고 정보를 얻기도 했다던 산틸리 감독은 "한국도 좋은 배구를 하고 있지만, 기술적으로 조금만 향상을 해도 충분히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며 잃어버린 국제 경쟁력을 되찾을 수 있다고 희망을 노래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