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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해리포터 론 위즐리를 다시 보게 만든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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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26 0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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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 책 읽으면서 론이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어 】



물론 그 론만의 찌질함, 열폭 다 인정함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런게 없으면 론이 아니지ㅋㅋㅋㅋㅋㅋ


그런데 책을 보면 론은 해리의 단짝이지만 단 한번도 친구가 없었던 적이 없어.

단짝이라 할 수 있는 해리와 헤르미온느는 모종의 일(주로 개찌라시 루머ㅗㅗㅗ) 때문에 왕따를 당하는 일이 종종 있는데, 론은 그런게 없어.

심지어 해리나 헤르미온느랑 싸운 상황에서도 론은 항상 같이 노는 친구가 있어.


그건 론이 해리나 헤르미온느랑 다르게 순수혈통이니까, 라고도 볼 수 있는데...

이건 바꿔 말하면 론은 순수혈통이니까 굳이 친구들, 특히 헤르미온느가 당하는 불합리한 일에 관심을 가지지 않아도 피해볼 일은 없어.

그렇잖아. 순수혈통인데. 혈통때문에 이득을 보면 봤지 차별받을 이유는 없는 거잖아.


그런데 비밀의 방에서 말포이의 잡종 발언에 제일 격하게 반응했던건 론이었지.

난 이거 정말 하기 힘든일이라고 생각해.

(물론 해리나 헤르미온느는 그 발언이 얼마나 나쁜 발언인지 모르니까 즉각적으로 반응할 수 없었다곤 생각하지만...)


선하고 옳고 정의로운 일이 무엇인지 알고 불합리함에 맞서는 것.

론은 혈통으로 차별하는게 나쁘다는 것도, 왜 불합리하고 나쁜지도 정확하게 알고 있었고,

더 나아가서 그런 차별을 하는 사람들에게 항의할 수 있는 행동력도 갖추었어.


그렇잖아. 누구나 알고 있는건 쉬워.

이게 나쁘다는 것도 다 알아.

그런데 그 나쁜일을 눈앞에서 봤을때, 저것은 나쁘다, 그래서는 안된다 하고 나서서 소리낼 수 있는 사람이 그렇게 많을까?

그것도 그 나쁜 일로 혜택 볼 수있는 기득권에 속한 사람이?


난 아니라고 생각해.


심지어 그때문에 목숨까지 위협받는 상황에서도 론은 행동하잖아.

그렇지 않다면, 순수혈통인 론이 해리를 도울 이유는 없어.

헤르미온느는 머글태생으로 직접적으로 생명을 위협받는 사람이고, 해리는 볼드모트의 표적이야.

해리와 헤르미온느에겐 볼드모트와 맞설 이유가 있어. 다른 대의 다 때려치우고서라도 생존을 위해서라도 그래야만 해.


하지만 론은 거기에 해당하지 않잖아.

돌아서려면 얼마든지 돌아 설 수 있는데, 하지 않을 수도 있는데, 론은 친구들과 함께하는 것을 선택했어.

이건 정말 대단한거야.


퍼시를 생각해봐.

난 날고 뛰는 개성강한 위즐리 형제들 중에서 유일하게 평범한 론이 가장 닮은 형제는 퍼시라고 생각해.

물론 퍼시는 O.W.L. 전과목에서 '특출함'을 받았고, N.E.W.T.도 최고 점수를 받은, 스펙으론 론과 비교도 안되게 뛰어난 사람이지만... 

(헤르미온느도 O.W.L. 전과목 특출함은 아니었잖아. 어둠의 마법 방어술이 '기대이상'이라서.)


성격이 굉장히 많이 닮았어. 뭐가 닮았냐면 그 특유의 허세, 열등감, 찌질함 그런거?

특히 가난함을 부끄러워하고 싫어한다는 점, 그래서 더욱 어떻게든 허세를 부리고자 하는 그런건 정말 똑같아.

그런데 둘은 똑같이 찌질하고, 열등감이 심하고 그랬지만... 가는 방향이 달랐어.

그 차이점이 론의 대단한 점을 보여준다고 생각해.


불기단보면 퍼시가 아서랑 싸우면서 온갖 말을 늘어놓았다고 하잖아.

머글에게 호의적이라서 괴짜로 낙인 찍힌 아버지의 소문때문에 직장에서 고생했다고,

아버지가 그런식이고 야심도 없으니까 우리 가족은 항상 가난한거 아니냐고, 아버지는 덤블도어랑 어울리는 멍청이고,

자기가 충성하는 마법부를 배신한다면 부모도 더이상 가족이 아니라고.


이런 발언을 보면 퍼시는 머글에게 호의적이고 관심이 깊은 아서를 그리 좋게 생각한것 같지 않아.

솔직히 저 발언을 놓고 보면 당연히 누릴 수 있는 기득권을 누리지 않은 아버지에 대한 원망이 엿보여.

위즐리 가문은 유서깊은 순수혈통인데, 그걸 잘 이용하면 충분히 좋은 직장 잡고, 돈도 많이 벌 수있을텐데,

왜 아버지는 그런건 안하고 쓸데없는데 관심만 쏟아서.... 하는?

단순하게 줄여 말하자면 혈통 부심이라고 해야할까? 다른 위즐리들한테는 없는 그 부심이 퍼시한테는 있어보여.

(그런데 혈통가지고 차별하면 안된다고 지적받으면 그런게 어딨냐고, 난 그런적 없다고 펄펄 뛸거 같은 느낌적인 느낌...)


반면에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론은 혈통가지고 사람을 가려 차별하는걸 잘못된거라고 앞장서서 말하잖아.

비밀의 방에서 말포이가 헤르미온느를 잡종이라 불렀을때 함께있던 아이들 중에 가장 분노해서 나섰고, 부러진 지팡이 때문에 자기가 마법에 걸려 달팽이를 계속 토해대면서도 그 단어는 세상에서 제일 역겨운 단어라고 격렬하게 비판했어.

차별은 나쁜거니까 론은 당연한 소리를 하는 거다, 하고 넘어갈 수 있는데, 사실 론은 그 기득권에 속한 사람이라는걸 생각하면 대단한거잖아.

기득권에 속한 사람이 그 부조리를 인식하고 차별을 비판하며 나서는건 결코 당연한게 아니라는건 우리 사회만 봐도 알 수 있는 사실인걸.


론은 잘난 해리와 헤르미온느 때문에 매번 열폭하고 질투하고 그래서 찌질하게 굴기도 하지만,

단 한번도 '혈통으로 비교하면 내가 잘났다'라는 식의 태도는 보이지 않아.

수많은 순수혈통들이 혈통부심 부리고, 머글태생을 차별하고, 그들의 기득권을 당연하게 생각하는걸 생각하면,

론과 가장 닮은, 같은 부모 아래에서 자란 퍼시조차 은연중에 저런다는걸 생각해보면....

론은 정말 옳고 정의로우며 불합리한 일에 맞설 줄 아는 선한 사람이야.


또 야심을 위해서라면 사랑하는 가족까지 잘라내버리는 퍼시와는 다르게, 론은 우정을 저버리지 않았어.

불기단에서 퍼시가 론에게 반장이 된걸 축하한다며 편지를 보내잖아. 거기에 해리를 멀리하는게 네 미래를 위해서 좋을거라고, 엄브릿지를 따르면 학생회장이 될 수 있을거라며 온갖 헛소리 충고를 다하는데, 론은 퍼시는 세상에서 제일 가는 멍청이라며 그 편지를 망설임 없이 찢어버려.

퍼시 말대로 당장 해리랑 절교하고 엄브릿지 뒤를 따라다녔다면 그해 학교 생활은 매우 편했을텐데 그런건 전혀 고려하지 않아.


더 나아가 우정을 위해 목숨을 걸고 행동에 나서기까지 하지.

볼드모트가 마법부를 장악하고 난 뒤, 론은 해리와 헤르미온느를 결코 저버리지 않았어.

해리가 혼자 호크룩스를 찾으러 가겠다니까, 무슨 일이있어도 함께 가야겠다고 따라 나서기까지 하고.

본인 목숨이 걸려있는데, 그 행동으로 자기 뿐만 아니라 가족들 모두가 위험해질텐데 그걸 모두 감수하고 친구를 위해 모든걸 다 버리고 나서는건..

아무나 못하잖아. 정말 대단한 점이지.


마지막으로 론은 잘못을 인정하면 바로 사과할 줄 안다는 점이 또 퍼시와 달라.

퍼시는 죽음의 성물 막판 전투가 되어서야 돌아와서 자기 잘못에 대해 사과를 했지. 굉장히 늦었어.

불기단 마지막에서 결국 진실이 밝혀졌을때, 퍼시는 충분히 반성하고 돌아와서 사과할 기회가 있었잖아?

그런데 그러지 않았지.

혼혈 왕자에서도 돌아오지 않았어. 자기 자신이 틀렸다는걸 인정하고 싶지 않았으니까.


하지만 론은 분명 많은 잘못을 하고 찌질하게 굴고 그러지만, 스스로의 잘못을 인정하면 바로 사과하잖아.

고집이 없는건 아닌데 말이야.

찌질하고, 허세를 부릴지언정 잘못을 합리화하지 않아.


론은 무엇이 옳고 무엇이 나쁜지 정확하게 알고 선택할 수 있는 사람이야.

그건 정말 대단한거라고 생각해. 쉽지 않은거거든.

얼마든지 편하고 안전한 곳에 소속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해리가 불합리한 환경에서 너무나도 바르게 자라서, 어쩜 해리는 저럴 수 있을까ㅠㅠ 싶다면

론은 좀 더 인간적인 면모가 돋보이면서도, 그런 인간적인 사람이 할 수 있는 최대를 보여준다고 생각해.


ㅊㅊ ㄷㅁㅌㄹ




이거 읽고 머리를 망치로 세게 맞은 기분이었음

나이 먹을수록 왜 대단한지 더 잘 와닿는 류인 듯

그 동안 니 진가를 몰라봐서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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