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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략 5년 전쯤 패션 잡지에서 피처 에디터로 일할 때 화보 촬영은 내게 스트레스였다. 모두가 그런 건 아니지만, 어시스턴트들에게 소리치고 욕을 하며 촬영 현장을 지휘하는 사진가나 스타일리스트가 많았기 때문이다. 특히 단체 촬영이 있는 날이면, 여기저기서 욕설이 난무하는 통에 현장이 그야말로 난장판이 되기도 했다.
그런 난장판에서는 스타 대접이 중요했다. 촬영 실장이 조명 세팅을 마치고 나면 머리를 손질하고 화장을 완벽하게 한 스타가 탈의실에서 나와 세팅한 촬영 위치에 섰다. 이 모든 걸 조율한 패션 에디터는 이때부터 비주얼 디렉터에서 물개로 바뀐다. 촬영 실장이 찰칵하고 첫 컷을 촬영한 후, 연예인 사진이 바로 컴퓨터 모니터에 뜨는 순간 최대한 목청을 열어 “대박!”이라고 크게 소리를 치고 물개 박수를 쳤다. “어머 진짜 너무 멋지다”라며 연예인의 이름을 연호했다. 이게 내가 약 십년 전부터 경험했던 촬영장의 풍경이고, 촬영장을 조율하던 에디터의 역할이었다.
(중략)
요새는 아니다. 5년여를 디지털 매체에서 일하다가 패션 매거진으로 돌아와 보니, 촬영장의 분위기가 전과 달랐다. 스태프가 복작복작한 건 마찬가지였고, 서로 누군지도 잘 모르고 일하는 것은 마찬가지였지만, 소리를 치는 사람은 없었다. 일은 수월하게 돌아갔다. 각자가 해야 하는 일을 정확하게 알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젊은 스타들이 촬영장에 나타날 때의 분위기는 과거와 많이 달랐다. 얼마 전 촬영장에서 만난 한 래퍼는 들어서자마자 모든 촬영장 스태프들에게 악수를 하며 인사를 했다. 매니저가 친구처럼 인터뷰 중간에 농담을 하며 끼어들기도 했다. 예전 같으면 “감히”란 말이 나올 정도로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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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aver.me/GZCpEQHa
대략 5년 전쯤 패션 잡지에서 피처 에디터로 일할 때 화보 촬영은 내게 스트레스였다. 모두가 그런 건 아니지만, 어시스턴트들에게 소리치고 욕을 하며 촬영 현장을 지휘하는 사진가나 스타일리스트가 많았기 때문이다. 특히 단체 촬영이 있는 날이면, 여기저기서 욕설이 난무하는 통에 현장이 그야말로 난장판이 되기도 했다.
그런 난장판에서는 스타 대접이 중요했다. 촬영 실장이 조명 세팅을 마치고 나면 머리를 손질하고 화장을 완벽하게 한 스타가 탈의실에서 나와 세팅한 촬영 위치에 섰다. 이 모든 걸 조율한 패션 에디터는 이때부터 비주얼 디렉터에서 물개로 바뀐다. 촬영 실장이 찰칵하고 첫 컷을 촬영한 후, 연예인 사진이 바로 컴퓨터 모니터에 뜨는 순간 최대한 목청을 열어 “대박!”이라고 크게 소리를 치고 물개 박수를 쳤다. “어머 진짜 너무 멋지다”라며 연예인의 이름을 연호했다. 이게 내가 약 십년 전부터 경험했던 촬영장의 풍경이고, 촬영장을 조율하던 에디터의 역할이었다.
(중략)
요새는 아니다. 5년여를 디지털 매체에서 일하다가 패션 매거진으로 돌아와 보니, 촬영장의 분위기가 전과 달랐다. 스태프가 복작복작한 건 마찬가지였고, 서로 누군지도 잘 모르고 일하는 것은 마찬가지였지만, 소리를 치는 사람은 없었다. 일은 수월하게 돌아갔다. 각자가 해야 하는 일을 정확하게 알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젊은 스타들이 촬영장에 나타날 때의 분위기는 과거와 많이 달랐다. 얼마 전 촬영장에서 만난 한 래퍼는 들어서자마자 모든 촬영장 스태프들에게 악수를 하며 인사를 했다. 매니저가 친구처럼 인터뷰 중간에 농담을 하며 끼어들기도 했다. 예전 같으면 “감히”란 말이 나올 정도로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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