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해 공장 조업을 중단하고, 교통을 통제한 중국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전년에 비해 25%가량 감소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핀란드 에너지청정대기연구센터(CREA)는 지난 3일부터 16일 사이 중국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전년보다 약 1억t가량 줄어든 3억t으로 추정된다는 보고서를 영국의 환경문제 전문사이트 카본브리프(Carbon Brief)에 지난 19일 발표했다. CREA는 이산화탄소 1억t은 같은 기간 세계 전체에서 배출되는 양의 약 6%에 해당하는 수치이자 칠레처럼 온실가스 배출량이 적은 나라들의 한 해 배출량과 맞먹는 수치라고 설명했다. 중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국가다. 중국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전 세계의 25% 이상으로 추정된다.
이 연구기관은 중국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급감한 것에 대해 코로나19로 인해 중국 내 공장 조업 중단과 교통, 통제 등으로 인해 석탄·석유 사용량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중국에서는 정유 생산이 감소하고 석탄 발전과 철강 생산도 크게 줄어든 상태다. 중국 정부는 코로나19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로 당초 지난달 24~30일이었던 춘절(춘제) 연휴를 지난 13일까지 연장했으며 연휴 후의 공장 조업 재개도 연기한 바 있다. CREA에 따르면 이 기간 중국 석탄발전소의 일일 발전량은 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고, 철강 생산량은 5년 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인공위성이 측정한 중국의 이산화질소 농도. 2019년과 올해 춘제 연휴기간을 비교한 것으로 노란색에 가까울수록 높은 농도를 나타낸다. 핀란드 에너지청정대기연구센터(CERA) 제공.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해 온실가스뿐 아니라 미세먼지의 원인물질이기도 한 이산화질소 배출량도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CREA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중국의 이산화질소 배출량이 36%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대기오염물질인 이산화질소의 배출량 감소 역시 중국 내 화석연료의 사용이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코로나19 사태가 중국의 대기환경에는 도움이 된 것이다.
현재와 같은 추세대로면 중국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올해 약 1%가량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중국의 온실가스 배출량 감소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책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다시 늘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CREA는 중국 정부가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된 후 대규모 건설사업을 추진하고, 정부 지출을 늘리는 등의 경기부양책을 사용할 것으로 보이며 이는 전반적인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증가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