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 조모씨가 유급 위기에 처한 학기에 유급 대상 학생 전원을 집단 구제한 적이 있다는 내부고발이 나왔다. 당시는 조 후보자가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근무할 때여서 부산대 의전원이 조모씨의 유급을 막기 위해 이런 이례적인 조치를 취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22일 부산대 의전원 A교수는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조 후보자 딸이 2015년 입학한 뒤 1학년 1학기와 3학년 2학기 두 번 유급을 당했고, 그 사이에도 유급될 상황에 놓여 있었다”며 “하지만 당시 조 후보자 딸 동기 전원이 유급이 면제됐다”고 말했다. A교수는 “당시는 조 후보자가 민정수석으로 막강한 권력을 가진 뒤여서 교수들 사이에선 그 조치에 대해 ‘조국 딸 구하기’라는 말이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조 후보자 딸이 두 번이나 유급됐음에도 여섯 번에 걸쳐 1200만원의 장학금을 받은 것에 대해 “유급됐는데도 장학금을 준 사례는 (조모씨 이외에는) 보지 못했다”며 “당시 지도교수인 노환중 부산의료원장은 조 후보자 모친인 박정순 웅동학원 이사장과 아는 사이”라고 말했다.
"유급자에 장학금 준적 없는데 조국 딸에 '몰빵'…동기들 불만 많아"
조국 딸 매학기 성적 최하위권…유급 후보학생 회의때 늘 거론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에 대한 ‘교교 시절 논문 제1저자 등재 의혹’에 이어 수시 입학, 장학금 지급, 유급 면제 등과 관련해서도 의혹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조 후보자 딸인 조모씨가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에 입학한 이후 2015년 1학년 1학기, 2018년 3학년 2학기 때 유급을 당했는데, 그 사이 한 차례 더 유급을 당할 상황에 놓였지만 전체 동기생이 유급을 면제받은 것으로 알려져 또다시 ‘특혜 논란’이 일고 있다.
○‘전원 유급 면제’ 특혜 의혹
조씨 스승인 부산대 의전원 A교수는 22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매년 유급이 많게는 6~7명, 적으면 2~3명 나온다”면서도 “조씨 동기의 경우 이례적으로 한 학기 전체 유급이 면제된 적이 있다”고 말했다. 한 차례 유급이 면제된 시기는 조씨가 마지막으로 유급을 받은 2018년 3학년 2학기 이전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대 의전원 유급 규정에 따르면 한 과목에서 F를 받거나 평점 평균이 1.80 미만이면 학기 말에 유급된다.
이 교수는 “학년 전체에 유급이 없었다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라며 “조씨 덕분에 당시 하위권 성적 학생이 전원 구제됐다는 얘기가 교수들 사이에서 나왔다”고 밝혔다. 또 “의전원을 다니던 시점에 대부분 교수는 조씨의 아버지가 조 후보자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며 “딸에게 유급을 준 교수에 대해선 문재인 정부에서 미운털이 박히는 것 아니냐는 소문도 돌았다”고 전했다. 당시 유급 면제가 특혜였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부산대 의전원의 한 학생도 “조씨가 유급을 당해 10명 정도 살렸다는 소문이 돌았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조 후보자 딸의 동기가 화가 나서 글을 올렸다”며 “거의 전 과목 꼴찌, 학칙상 꼴찌하면 유급, 세 번 유급하면 퇴학당하겠으니까 조국 딸 구제하려고 꼴찌 전체를 다 구제했다고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국경제신문이 부산대 측에 문의한 결과 의전원의 제적 기준은 ‘3회 유급’이 아니라 ‘등록 기간 기준으로 8년 이내에 졸업하지 못하는 자’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때문에 해당 학기 유급자 집단 구제가 당장에 조씨의 제적을 막기 위한 것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다만 유급이 누적되면 8년 이내 졸업이 힘들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 집단 구제 조치가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A교수는 조씨의 성적에 대해 “120여 명 정원 중 뒤에서 5명 순에 드는 꼴찌였고 유급을 안 받은 기간에도 최하위권이었다”며 “거의 매 학년 매 학기 교수회의 때 유급 후보 학생에 대해 회의를 할 때 조 후보자 딸의 명단이 거론됐다”고 말했다.
그는 조씨가 두차례 유급을 받았음에도 총 6학기에 걸쳐 1200만원의 장학금을 받은 것에 대해서도 석연치않은 구석이 많다고 전했다. 그는 “지금까지 유급 당했다고 장학금 준 경우는 한 번도 없었다”며 “지금까지 유급을 당한 학생한테는 왜 장학금이 지급되지 않았는 가”라고 지적했다.
○조 후보자 모친과 지도교수 관계는?
한편 특혜 논란을 일으키며 장학금을 수여한 것으로 알려진 당시 조 후보자 딸의 지도교수인 노환중 부산의료원장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이에 대해 사과했다. 그는 “경제적으로 여유로운 학생에게 왜 연속적으로 장학금을 주었냐는 세간의 비판은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단지 지도 학생(조 후보자 딸)의 학업 포기를 막겠다는 생각만 한 저의 우매함을 마음 깊이 성찰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가 조 후보자 모친으로부터 그림을 기증받는 등 친분이 있었던 것으로 뒤늦게 알려지면서 증폭되는 의혹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노 원장이 양산 부산대병원장으로 재직하던 시절인 2015년 10월 조 후보자의 모친인 박정숙 웅동학원 이사장은 자신의 그림 4점을 이 병원에 기증하는 행사를 가졌다. 이 자리에 조 후보자도 동행했다. 노 원장은 이날 조 후보자 모친을 아는 것과 장학금과는 아무런 연관성이 없다며 대가를 바라거나 부정한 이유가 없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A교수는 “박 이사장은 부산대 간호대를 졸업해 오래전부터 의사들과 관계가 깊었다”며 “노 원장과도 사전에 알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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