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 조모(28)씨가 지난 2009년 고려대 환경생태공학부에 지원할 당시 쓴 ‘자기소개서’ 내용이 부풀려진 것 아니냐는 의혹이 또 제기됐다. 이번엔 국제기구인 세계보건기구(WHO)와 국제백신연구소(IVI)와 관련된 '경험'이다.
조씨는 당시 자기소개서에 “나는 환경, 생태, 보건 등의 관심 분야의 국제적 상황을 감지하기 위하여 세계보건기구(WHO)와 ‘국제백신연구소’(IVI)에서 인턴십 프로그램에 지원하여 경험을 쌓았다”고 썼다.
그런데 WHO와 IVI의 인턴 규정과 관계자 말을 종합하면, 당시 조씨는 아예 지원자격을 갖추지 못했다. WHO는 ①20세 이상 지원가능(A minimum of 20 years of age) ②졸업하기 전 대학생은 지원 불가(not eligible to apply) 등의 규정이 있다. 필리핀 마닐라의 WHO 서태평양 사무처 관계자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해당 규정은 2009년 이전부터 계속 적용된 기준이다. 최소한 3년 이상은 대학 수업을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10대를 위한 인턴십 프로그램이 있냐’는 질문에는 “없다”고 답했다. 다만 “조씨의 인턴 지원 여부에 대해서는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IVI 관계자 역시 고등학생 인턴을 뽑은 기억이 없다고 한다. IVI는 한국사무소 관계자는 “2008~2009년쯤 자원봉사자들을 뽑은 적이 있는데 그때 (조씨가) 활동을 했는지는 모르겠다”며 “인턴을 고등학생이 하는 경우는 거의 없는 걸로 알고 있고, 최근에는 인턴을 선발한 적도 없다”고 말했다.
국제기구에 근무했던 이들 역시 “고등학생 인턴은 본 기억이 없다”고 입을 모았다. WHO에서 인턴 경험이 있는 A씨는 “WHO에서도 일을 시키기 위해 부르는 것이기 때문에 학과 요소와 그간의 활동 실적, 논문 등을 본다. 인턴 할 당시 동료 10명 가운데 한국인 4명이었는데 의대, 한의대, 환경 전공 출신 등이었다”고 기억했다. 그러면서 “내가 근무하는 동안에는 고등학생 인턴을 본 기억은 없다”고 말했다. 실제 언론보도 등을 통해 국내에 알려진 WHO 인턴은 대부분 의학, 환경 전공자들이다.
이 때문에 조씨가 쓴 “지원하여 경험을 쌓았다”는 문구가 해당 기구에서 일한 경험을 뜻한 게 아니라, ‘지원한 행위’를 의미한 게 아니냐는 추정도 나온다. 실제 국제기구 근무 경험이 있는 B씨는 “가끔 학생들이 e메일로 상세한 질문지와 함께 행사 제안서, 계획 등을 보내곤 하는 입시용으로 의심되는 경우가 있었다”며 “고등학생은 무급 자원봉사자조차 본적이 없다”고 말했다.
한영익·성지원 기자 hanyi@joongang.co.kr
https://m.news.naver.com/read.nhn?mode=LSD&mid=sec&sid1=100&oid=025&aid=0002931542
조씨는 당시 자기소개서에 “나는 환경, 생태, 보건 등의 관심 분야의 국제적 상황을 감지하기 위하여 세계보건기구(WHO)와 ‘국제백신연구소’(IVI)에서 인턴십 프로그램에 지원하여 경험을 쌓았다”고 썼다.
그런데 WHO와 IVI의 인턴 규정과 관계자 말을 종합하면, 당시 조씨는 아예 지원자격을 갖추지 못했다. WHO는 ①20세 이상 지원가능(A minimum of 20 years of age) ②졸업하기 전 대학생은 지원 불가(not eligible to apply) 등의 규정이 있다. 필리핀 마닐라의 WHO 서태평양 사무처 관계자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해당 규정은 2009년 이전부터 계속 적용된 기준이다. 최소한 3년 이상은 대학 수업을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10대를 위한 인턴십 프로그램이 있냐’는 질문에는 “없다”고 답했다. 다만 “조씨의 인턴 지원 여부에 대해서는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IVI 관계자 역시 고등학생 인턴을 뽑은 기억이 없다고 한다. IVI는 한국사무소 관계자는 “2008~2009년쯤 자원봉사자들을 뽑은 적이 있는데 그때 (조씨가) 활동을 했는지는 모르겠다”며 “인턴을 고등학생이 하는 경우는 거의 없는 걸로 알고 있고, 최근에는 인턴을 선발한 적도 없다”고 말했다.
국제기구에 근무했던 이들 역시 “고등학생 인턴은 본 기억이 없다”고 입을 모았다. WHO에서 인턴 경험이 있는 A씨는 “WHO에서도 일을 시키기 위해 부르는 것이기 때문에 학과 요소와 그간의 활동 실적, 논문 등을 본다. 인턴 할 당시 동료 10명 가운데 한국인 4명이었는데 의대, 한의대, 환경 전공 출신 등이었다”고 기억했다. 그러면서 “내가 근무하는 동안에는 고등학생 인턴을 본 기억은 없다”고 말했다. 실제 언론보도 등을 통해 국내에 알려진 WHO 인턴은 대부분 의학, 환경 전공자들이다.
이 때문에 조씨가 쓴 “지원하여 경험을 쌓았다”는 문구가 해당 기구에서 일한 경험을 뜻한 게 아니라, ‘지원한 행위’를 의미한 게 아니냐는 추정도 나온다. 실제 국제기구 근무 경험이 있는 B씨는 “가끔 학생들이 e메일로 상세한 질문지와 함께 행사 제안서, 계획 등을 보내곤 하는 입시용으로 의심되는 경우가 있었다”며 “고등학생은 무급 자원봉사자조차 본적이 없다”고 말했다.
한영익·성지원 기자 hanyi@joongang.co.kr
https://m.news.naver.com/read.nhn?mode=LSD&mid=sec&sid1=100&oid=025&aid=00029315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