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에 불법촬영 카메라(몰카)를 설치해 10여년 동안 찾아온 여성 30여명을 찍어온 제약회사 대표 아들 이모씨(34)가 지난 4월18일 오전 구속 전 피의자심문을 마치고 서울동부지법을 빠져나오고 있다. 2019.4.18/뉴스1 © News1 황덕현 기자
(서울=뉴스1) 황덕현 기자 = 집안 곳곳에 카메라를 설치해 10여년 동안 여성들을 불법 촬영한 혐의로 구속된 제약회사 대표 아들이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서울동부지법 형사6단독 안은진 판사는 18일 이모씨(35) 선고공판에서 이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와 아동·청소년시설 5년간 취업 제한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증거에 의해 이씨의 혐의가 모두 유죄로 인정된다"며 "범행 수법이 계획적이고 상당 기간에 걸쳐 범행이 이뤄졌으며 피해자가 매우 다수이다. 이중 24명과는 합의를 하지 못한 점에 비춰 엄벌이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이어 "이 사건은 피고인이 피해자들과의 성관계·샤워장면 등 지극히 사적인 생활에 속하는 장면을 촬영한 범죄"라며 "피해자 일부는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재판부는 "이씨가 초범인 점과 촬영된 영상이 유포된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 점을 참작했다"고 양형 배경을 설명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는 2013년부터 올해 3월까지 자택에 초소형 카메라를 설치하고 여성 약 30명과의 성관계 모습을 몰래 촬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이 이씨의 자택에서 노트북과 휴대전화, 카메라를 압수수색한 결과, 이씨는 지난 10년 동안 이 같은 범행을 반복적으로 벌인 것으로 파악됐다. 확인된 피해자만 최소 3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지난달 24일 결심공판에서 이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당시 검찰은 "다수의 초소형 카메라를 설치하고 수년간 성관계와 샤워장면을 촬영했다"며 "다수의 피해자가 강력한 처벌을 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씨는 앞선 최후진술에서 "절대 해서는 안 될 짓을 해 (피해자들에게) 진심을 담아 사죄한다"며 "물의에 대해 사회에 봉사하며 타인의 모범이 되는 사람으로 다시 태어나겠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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