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찌감치 '5강'과 '5약'으로 양분되는 듯했던 2019 KBO 리그가 새 국면으로 접어 들었다.
상위 5개 팀과 하위 5개 팀이 합종연횡을 시작하는 모양새다. 현재로선 '2강 3중 4약'과 '외딴 섬' 한화로 요약된다. 하지만 이번 주가 끝날 때쯤이면 또 다른 그림이 그려져 있을 가능성이 충분하다.
일단 5강 다섯 팀이 세 갈래로 갈라졌다. 20일까지 10개 구단이 적게는 46경기부터 많게는 49경기까지 치른 결과, 지난해 정규시즌 우승팀 두산과 한국시리즈 우승팀 SK가 먼저 앞으로 치고 나가기 시작했다. 주말 맞대결에서 1위 두산이 2승을 올리면서 두 팀 간 게임차가 2경기로 벌어지긴 했지만, 여전히 다른 팀들을 멀찍이 뒤로 밀어 둔 채 정상 다툼을 벌이고 있다.
그 뒤를 NC와 키움이 잇는다. 2위 SK와 3위 NC의 게임차는 3경기. 그리 커 보이진 않지만, 그렇다고 결코 가깝지도 않은 격차다. 반면 NC와 4위 키움의 격차는 단 0.5경기에 불과하다. 키움이 롯데와 주말 3연전을 싹쓸이하면서 바짝 따라 붙었다. 여전히 5강 한 자리를 지키고 있는 LG는 지난 주 초까지만 해도 3위 다툼을 했다. 하지만 지금은 키움을 1.5경기 차로 쫓는 한편 한화의 추격을 경계해야 하는 상황이다.
하위권 구도도 조금씩 변하고 있다. 한화는 5위 LG와 7위 KT 사이에 홀로 떨어져 있다. LG와는 3게임차, KT와는 4게임차다. 조금씩 아랫순위 팀과의 격차를 벌리고 5강권에 다가가고 있다. '강'으로 올라가느냐, '약'으로 내려가느냐의 갈림길에 섰다.
9위와 10위를 오가던 kt는 주중 KIA와 3연전을 스윕하며 7위 자리를 차지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9위와 10위를 오가던 KT는 지난 주중 KIA와 3연전을 모두 잡으면서 7위로 반등했다. 신임 이강철 감독 체제 속에 창단 후 최고 성적을 노리고 있다. 8위 삼성과는 게임 차 없이 승률 차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는 상황. 삼성은 좀처럼 더 위로 올라갈 동력을 얻지 못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상승세와 하락세를 반복하는 롯데는 다시 탈꼴찌 싸움을 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최하위 KIA와 격차가 다시 1.5경기로 좁혀졌다.
'5강 5약' 구도의 해체는 KBO 리그 흥행에 희소식이다. 관중을 최대한 많이 야구장으로 끌어들이려면, 치열한 순위 경쟁이 반드시 뒷받침돼야 한다. 관전 포인트도 많아졌다. 두산이 SK의 추격을 떨치고 다시 독주를 시작할지, NC와 키움 가운데 어느 팀이 2강에 더 다가갈지, LG의 5강 수성과 한화의 5강 탈환 가운데 어느 쪽이 성공할지, 당장 어느 팀이 떨어져도 이상할 게 없는 탈꼴찌 전쟁의 패자는 누가 될지 등이다.
공교롭게도 주중에는 3위 경쟁 중인 키움과 NC가 고척스카이돔에서 맞붙고, 9위 롯데와 10위 KIA가 광주에서 탈꼴찌 싸움을 벌인다. 또 주말에는 김기태 전 KIA 감독의 마지막 상대였던 KT가 광주 원정에서 리턴 매치를 벌이고, 2위 SK와 3위 NC도 창원에서 만난다. 새로운 판도의 분수령이 될 듯한, 격동의 일주일이다.
배영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