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진욱(43) OK저축은행 수석코치가 우여곡절 끝에 지휘봉을 잡았다. 이에 따라 다음 시즌부터 1976년생 동기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 장병철 한국전력 감독과 코트 위 지략 대결을 펼치게 됐다. 김호철 남자 배구대표팀 감독 영입 관련 내홍을 추스르고 팀을 재정비하는 것도 석 신임 감독의 과제다.
남자 프로배구 OK저축은행은 22일 “석 수석코치를 2대 감독으로 선임한다”고 밝혔다. OK저축은행 사령탑은 지난달 초대 사령탑인 김세진 전 감독이 사퇴한 후 공석이었다. 김 전 감독은 계약기간이 남아있었으나 2016-2017시즌 이후 두 시즌 연속 최하위에 이어 지난 시즌에도 5위를 기록하자 물러났다.
구단은 “석 신임 감독은 OK저축은행 선수를 가장 잘 아는 지도자”라며 “팀 분위기를 쇄신하고 재창단의 각오로 새로운 도약을 이끌 적임자로 선수단 체질 개선뿐 아니라 승리 의지를 더욱 고취시켜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석진욱 OK저축은행 수석코치가 22일 김세진 전 감독에 이어 OK저축은행 2대 감독으로 선임됐다. 석 신임 감독은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 장병철 한국전력 감독과 초중고 동기동창으로 1999년 삼성화재에 함께 입단했다. 한국배구연맹 OK저축은행 제공
석 감독이 지휘봉을 잡으면서 남자 7개 구단 중 3개 구단 감독이 76년생 동기로 채워지게 됐다. 지난 시즌까지는 최 감독이 유일했으나 시즌 종료 후 장 감독이 선임됐고, 이번에 석 감독이 가세했다. 이들은 주안초-인하부중-인하부고를 거치면서 동고동락했다는 공통점도 갖고 있다. 3명이 활약했던 당시 인하부고는 42연승을 기록하는 등 ‘무적’이었다. 대학은 장 감독이 성균관대로 가면서 한양대를 택한 최 감독, 석 감독과 갈렸지만 99년 삼성화재 입단 동기로 다시 만났다.
동기로 영광을 나누기도 했지만 슬픔도 함께 겪었다. 이들의 졸업 당시 삼성화재가 이들을 포함한 대학 최고 스타들을 싹쓸이하는 바람에 다른 구단들이 반발해 한동안 대회가 열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3명 외에 한 해 위인 신진식 삼성화재 감독과 권순찬 KB손해보험 감독까지 합칠 경우 프로배구 출범 이후 삼성화재에서 뛰었던 선수 출신 감독은 5명으로 늘어난다.
석 감독은 3시즌 연속 플레오프 진출에 실패한 팀의 경기력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과제를 안았지만 그보다 뒤숭숭한 팀 분위기를 다잡는 것이 급선무다. 김세진 전 감독 사퇴 이후 후임 감독으로 석 감독이 유력하게 거론됐지만 김호철 감독이 감독직을 놓고 구단과 접촉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구단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은 상황이다. 석 감독은 “팀을 잘 아는 만큼 늘 선수들과 소통하고 함께 훈련하며 최선을 다해 팀워크가 강한 멋진 팀으로 만들어보겠다”고 각오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