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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첫 번째 사업 실패 후 재도전, “가상 인간 ‘루이’ 엔젤투자자들 덕분에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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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7.29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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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 가상인간 ‘루이’ 제작 오제욱 디오비스튜디오 대표
실제 사람에 가상 얼굴 입힌 캐릭터
태생부터 가상인 AI인간과도 차별화
가상인간 인격권·범죄악용 문제는 과제
오제욱 디오비스튜디오 대표가 가상인간(버추얼 휴먼) '루이' 입간판 옆에 앉아있다. /오승현 기자
[서울경제]

최근 신한라이프 광고 모델로 등장해 주목된 ‘로지’, 2016년 등장해 연간 100억 원 이상 벌어들이는 인플루언서 ‘릴 미켈라’, LG전자가 올 초 CES 2021의 연사로 내세운 ‘래아’. 이 세명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존재하지만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가상인간’이라는 점이다.

지난 2월 유튜브에 공개된 한 영상으로 수많은 구독자들이 혼란에 빠졌다. 넉 달여간 유튜브에서 활동해온 ‘루이’라는 여성이 자신의 얼굴이 실체 없는 ‘가상’임을 고백했기 때문이다. 사실을 공개하기 전까지 루이는 인기 가수들의 노래를 부르고 여행하는 영상을 올리는 평범한 20대 대학생 유튜버로 알려져 있었다. 루이의 ‘폭로 영상’은 40만 회에 달하는 조회 수를 기록하며 화제를 모았다. 영상에 달린 “현실에 존재할 것 같은 얼굴” “못 믿겠다” “소름이 돋는다”는 댓글들은 루이가 ‘진짜 인간’임을 누구도 의심치 않았음을 그대로 보여줬다. 스스로 고백하기 전까지는 합성임을 알아챌 수 없을 정도로 정교한 ‘가상 얼굴’이었던 것이다.

3차원(3D) 모델링이 아니라 실제로 사람에게 가상 얼굴을 씌운 세계 최초의 ‘가상 인간(버추얼 휴먼)’. 루이를 일컫는 수식어다. 루이를 제작한 오제욱(42) 디오비스튜디오 대표는 “평범한 외모의 일반인도 정우성·전지현 같은 얼굴이라면 쉽게 인플루언서가 될 수 있는 세상”이라며 “평범한 사람도 끼만 있다면 셀러브리티(유명 인사)나 메가 인플루언서가 될 수 있게 하겠다는 목표로 루이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 반갑다. 자기소개 부탁한다.

“온라인에서만 만날 수 있는 버추얼 부캐(부캐릭터) ‘루이’를 만든 제작자 오제욱이다. 현재 디오비스튜디오 대표를 맡고 있다.”

- ‘루이’와 같은 가상 인간을 만드는 일을 하기 전 어떤 일을 했나.

“대학교에서 중문학을 전공한 후 LG상사·골프존·SBS콘텐츠허브 등에서 경력을 쌓았다. 이른바 ‘상사맨’이었다.”

- ‘상사맨’과 ‘가상 인간’이라니, 연결이 잘 안된다.

“아니다. 자연스러운 귀결이었다(웃음). LG상사에 처음 취업했을 때는 경영의 ‘ㄱ’자도 몰랐지만, 전통 산업의 경영 관리와 신사업 추진법에 대한 체계적인 지식을 배울 수 있었다. 골프존에서는 중국 및 대만 법인 설립을 맡아 시장 조사부터 고객 관리까지 ‘맨땅에 헤딩’하는 법을 배웠다면, SBS콘텐츠허브에서는 한류 황금기에 콘텐츠 사업을 벌였다. 상사에서는 경영을, 골프존에서는 VR 기술을, SBS콘텐츠허브에서는 콘텐츠 사업을 배운 셈이다. 이러한 경험이 가상 인간 콘텐츠 사업에 큰 도움이 됐다.”

- 디오비스튜디오 창업이 두 번째라고 알고 있다. 첫 번째 회사는 어떤 회사였나.

“2015년 티그라운드라는 회사를 설립했었다. 한류 열풍을 타고 유튜브 중심의 콘텐츠 사업을 벌이려 했지만 2016년 사드 배치와 한한령이라는 암초를 만나 처절하게 실패했다. 그동안 공들였던 사업들이 6개월간 하나씩 순차적으로 없어졌고, 사드 배치 직전까지 ‘러브콜’을 보내던 모든 파트너들에게서 연락이 끊겼다. 회사를 살리기 위해 빚을 내며 버텼지만 결국 직원들을 내보내야 했고 사업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 사드 사태로 기업 경영에 거시적인 환경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달았다.”

- 실패한 후 재도전이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첫 번째 사업에 실패한 후 직장에 다녔다. 그러던 중 나에게 투자하고 싶다는 투자자가 나왔다. 가상 인간 사업을 독려해준 엔젤투자자가 없었다면 재기할 수 없었을 것이다.”

가상인간(버추얼 휴먼) 루이. /사진제공=디오비스튜디오

- 가상인간 ‘루이’의 본체에 대한 궁금증이 많다.

“사실 루이의 ‘본체’는 유튜브에서 꽤 알려진 분이다. 그 분은 노래를 좋아하고 실제 아이돌 데뷔를 위해 연습생 생활을 했지만, 아이돌이 되기 위해 치러야 할 ‘대가’가 너무 크다 보니 그 길을 포기했다. 하지만 루이라는 가상 얼굴로 아이돌이 아니더라도 노래를 즐기는 방법을 찾게 됐다.”

- ‘루이’가 본체와 얼마나 닮았는지에 대한 세간의 궁금증이 큰데, 본체를 공개할 생각은 없나.

“사실 기술 실증을 위해서는 가상 얼굴과 ‘본판’의 차이점을 드러낼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루이의 본얼굴 공개는 계약상 불가능하다.”

- ‘루이’는 가상인간이라고 하기엔, 다양한 각도에서 구현되는 얼굴이 자연스럽다.

“루이를 만들어낸 디오비엔진은 얼굴을 ‘왜곡’해 만드는 기존 보정과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디오비엔진은 눈, 코, 입 등 랜드마크를 인식해 기존 얼굴과 아예 다른 새로운 데이터를 입히기 때문에 정해진 구도가 아니어도 가상 얼굴을 적용하는 데 무리가 없다. 루이의 일상적인 자연스러운 움직임은 물론 다양한 구도도 가능한 이유다.”

- ‘루이’ 이외에도 가상 인간 캐릭터가 많다. 그들과 차이점이 있다면.

“태생부터 가상인 캐럭터들과 얼굴 뒤에 실제 사람이 있는 가상 인간은 차이가 크다. 태생부터 가상인 버추얼 셀러브리티나 버추얼 인플루언서는 ‘게임 캐릭터’와 다를 게 없다. 실사와 구분하기 힘든 그래픽을 구현하더라도 사람이 지닌 생동감이 부족하고 이를 보완하기 위해 엔지니어, 스토리텔러, 마케터 등의 인력이 동원되며 비용 부담은 더욱 커진다. 실패했을 때 위험 부담이 늘어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이런 방식의 가상 캐릭터로 개인의 부캐를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

- 다시 말해 버추얼 휴먼은 자신의 부캐릭터와 같은 존재가 될 수 있다는 건가.

“그렇다. 디지털 휴먼은 주어진 역할을 수행하는 자율성 없는 게임 캐릭터에 불과하지만, 루이 같은 버추얼 휴먼은 얼굴만 다른 인격이 존재하는, 가면을 쓴 개인의 분신과 같다. 그래서 가상 캐릭터에 존재할 수밖에 없는 ‘불쾌한 골짜기(인간과 유사성이 높지만 이질감이 남아 있을 때 느끼는 불편한 감정)’를 쉽게 극복할 수 있다.”

- 악플엔 가상 인간도 예외가 없나보다. ‘루이’에게도 악플이 달린다고 하던데.

“맞다. 소수긴 하지만 악플과 관련된 문제가 지속되고 있다. 가상 얼굴이 널리 퍼질수록 악플이나 성희롱 등의 문제가 더욱 크게 불거질 것으로 본다. 현재까지 국내에서 가상 얼굴이나 인물의 인격권이 인정된 적이 없어 이 부분에 대한 문제도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다.”

- 가상 인간의 장점도 있지만, 우려되는 부분도 있을 것 같은데.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법적 문제와 악용 가능성이다. 가상 얼굴을 이용한 범죄는 이미 실존 인물에 대한 ‘딥페이크’ 등으로 널리 알려져 있지 않나.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범죄를 차단하는 게 가장 중요한 책무라고 생각한다.”

- ‘루이’로 가상 인간에 대한 가능성을 봤는데, 앞으로 목표가 있다면.

“능력 있는 일반인이 셀러브리티까지 될 수는 없더라도, 메가 인플루언서 단계까지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게 디오비스튜디오의 목표다. 타인에게 좀 더 매력적인 사람으로 비치고 싶어하는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를 채워줄 수 있다. 디오비스튜디오의 다음 목표는 ‘얼굴 분양’이다. 루이라는 한 캐릭터를 넘어 일반인들에게도 각각의 가상 얼굴을 분양할 계획이다. 루이가 여행을 다니고, 생활을 기록해 영상으로 공개하듯이 가상 얼굴을 쓴 개인의 ‘부캐 라이프로깅(일상 기록)’을 활성화 하려 한다.”

윤민혁 기자,정다은 기자(beherenow@sedaily.com,downr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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