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신인 영화 감독이 있었다
두 번째 영화를 준비하는 감독이었는데 첫 번째 영화가 흥행에 실패하면서 배우 캐스팅에 난항을 겪고 있었다
사실 감독이 진짜로 캐스팅 하고 싶어하는 배우는 따로 있었다
하지만 차마 전화를 할 수가 없었다
그 당시 자신은 이렇다 할 커리어랄 것이 없는 감독이었던 반면 상대방은 충무로에서 이름을 떨치는 유명 배우였기 때문이었다
계속 고민만 해서야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결국 감독은 용기를 내서 그 배우에게 대본을 보내고 전화를 걸었다
전화는 의외로 쉽게 연결 되었다
그리고 캐스팅은 더욱 쉽게 성사 되었다
상대 배우는 대본이나 읽었을까 의심스러울 정도로 빠르게 출연 의사를 보였다
배우는 말했다
"난 5년 전부터 당신 영화에 출연하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5년 전 한 무명 배우가 있었다
배우는 한 영화의 오디션을 보았으나 스탭들은 그를 썩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 눈치였다
예상대로 오디션 결과는 좋지 않았고 배우는 늘 있는 일이라고 자책하며 집으로 향했다
그 때 무명배우의 핸드폰에 문자 하나가 도착한다
영화의 조감독에게서 온 문자였다
인상 깊은 연기 잘 봤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맞는 배역이 없어서 아쉽지만 함께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죄송합니다
언젠가 꼭 같이 작업 합시다
무명 배우는 큰 충격을 받았다
오디션에서 수 없이 떨어졌지만 그에게 이런 문자를 보낸 조감독은 지금까지 한 명도 없었던 것이다
그 때 결심했다
이 조감독이 감독이 된다면 꼭 함께 작업을 하기로
그렇게 '송강호'가 '봉준호'를 만나
살인의 추억이라는 한국 스릴러 역사상 전무후무한 명작 영화를 탄생 시켰다
살인의 추억 외에도 꾸준히 호흡을 맞춘 두 거장은 그 뒤로도 괴물, 설국열차 같은 좋은 영화를 만들어 평단과 관객을 동시에 만족 시키는 황금 콤비가 되었다.
두 거장은 지금도 서로를 존중하며 만날 때마다 색다른 인사로 친교를 다진다고 한다
뽕뽀로 봉봉봉
쏭쏘로 송송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