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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 프듀는 한 가지 점에 있어서는 양심적인 프로그램이에요. 투표용 푼돈을 제외하면 프로그램 자체는 금전적으로는 빠순이들을 거의 쥐어짜지 않는다는 점에서요. 프듀는 텔레비전 예능이라서 돈 나오는 구멍은 따로 있습니다. 시청률과 화제성만 보장되면 직접 빠순이들에게서 돈을 쥐어짜지 않아도 됩니다. 그 점에서 빠돌이들을 금전적으로 쥐어짜는 데 있어 전혀 제한이 없는 일본 아이돌 AKB 48의 투표 시스템과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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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22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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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다른 점에 있어서는 프듀는 제 반감을 삽니다. 프듀는 "네가 진정한 빠순이라면 네 오빠를 위해서 이 정도는 해야지?"를 존나 노골적으로 표방해요. "네가 노오오오력만 하면 네 오빠의 삶을 바꿔줄 수 있는데 그걸 안 할래?" "네가 노오오오력만 하면 네 오빠는 꿈을 이룰 수 있고 신데렐라가 될 거야." 하고 오빠 인질로 잡아서 빠순이를 윽박지르는 프로그램이죠. 저는 빠순 산업에 깔려있는 "네가 진정한 빠순이라면 이 정도는 해야지?" "니 오빠가 이리 간절히 바라는데 니가 그걸 안 해? 봐, 네 오빠는 이렇게나 성공하고 싶어하고 스타가 되고 싶어해." 라는 압박이 존나 싫습니다. 그런 기대치를 느끼면 청개구리 심보 때문에 하려던 것도 하기 싫어져요. 노오오오력은 성공하고 싶은 새끼들만 해야지 왜 고갱님들까지 그걸 해. 성공해서 수익금 배당해주는 것도 아닌데.

저런 압박은 빠순이들을 부정적으로 좀먹습니다. 빠순이들은 긍정적인 감정이 아니라 의무감에 짓눌려 행동하고 목표를 이루지 못했을 때 자기 자신의 무능함을 탓하며 죄책감에 시달립니다. '내가 오빠의 인생을 바꿔줄 수 있다'의 이면은 '그러니 오빠의 삶을 긍정적으로 이끌어주기 위해 노오오오력하지 않으면 나는 나쁜 빠순이다'예요. 오빠를 구원하지 못하는 빠순이들은 루저년들이니라. 아이돌 산업은 고의적으로 빠순이들의 이 죄책감을 자극하면서 굴러가는데 그걸 극단까지 끌어올린 게 프듀예요.

프듀가 끝나고 탈락한 연습생들의 수니들은 모여서 오빠에게 미안하다고, 내가 못나서 이리 됐다고 울더군요. 저는 그 광경들이 소름 돋았어요. 아니, 왜 수니들이 이렇게까지 고통받아야 하는 거죠. 고갱님들을 고통스럽게 만듦으로써 굴러가는 산업이라니 너무 기괴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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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수니학박사가 프듀에 대해 쓴글인데 공감가서 가져옴
http://heilt.egloos.com/page/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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