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서울 동북고 재학 중이던 손흥민은 고(故) 이광종 감독과 송경섭 수석코치의 부름을 받아 U-16 남자축구대표팀에 합류한다.손흥민은 그해 아시아축구연맹(AFC) U-16 챔피언십에서 4골을 터뜨리며 대표팀의 준우승을 이끌었다.기량을 인정받은 손흥민은 2009년 나이지리아에서 열린 U-17 월드컵 최종 엔트리에 선발됐다.송경섭 현 U-16 대표팀 감독은 “고등학교에 들어가면 선수들의 관리 여부에 따라 기량이 월등하게 차이난다”며 “흥민이는 자기관리가 뛰어나서인지 점점 축구선수로 성장해 가는걸 알 수 있었다”고 밝혔다.

송경섭 감독의 선수를 보는 안목은 남다르다.손흥민을 시작으로 강원FC 감독 시절 한라대에 다니던 김지현을 영입했다.김지현은 지난해 K리그1 시상식에서 영플레이어상을 받기도 했다.강원FC 이현식도 송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송경섭 감독은 “(현재도)좋은 선수가 있다면 전국 어디라도 가서 경기를 보고 온다”며 “한국 축구가 더 발전 할 수 있도록 뒷받침 하는 것이 저의 임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당시 손흥민은 우루과이와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골을 넣으며 대표팀의 3-1 승리를 견인했다.하지만 대표팀은 2차전에서 이탈리아에 1-2로 패했다.손흥민에게 여러차례 기회가 있었으나 실수로 인해 득점으로 연결짓지 못했다.경기 후 손흥민은 이광종 감독에게 크게 혼이 났다.어린 손흥민의 마음을 다독여 준 사람은 바로 수석코치였던 송경섭 감독이었다.송 감독은 손흥민의 숙소 침실에 자필로 쓴 편지를 두고 나왔다.송 감독은 편지에서 “기죽지 말자.다시 한 번 잘 해보자”는 내용과 함께 경기력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손흥민은 그날 밤 멋쩍게 웃으면서 송경섭 감독에게 편지를 건냈다.손흥민은 편지에서 “첫 게임에서 잘했다고해서 우쭐했다.내일 운동할 때부터 쌤(송경섭 감독)이 글로 써주신 것을 머리속에 새기겠다”고 했다.송 감독은 어린 손흥민의 마음이 기특해 지금도 편지를 보관하고 있다.송 감독은 “답장을 써올줄 몰랐다.남은 경기가 있는 만큼 흥민이에게 동기부여를 시켜주고 싶었다”며 “지도자로 선수의 멘탈 케어를 해주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송경섭 감독의 편지에 대한 응답이었을까.대표팀은 3차전에서 알제리를 2-0으로 물리쳤다.손흥민은 이날 골을 넣고 송경섭 감독에게 달려가 안겼다.이후 대표팀은 8강에 오르며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이때 손흥민은 대표팀에서 뛰어난 활약을 선보이며 함부르크SV와 계약을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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