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살에 만나서 13년을 사귀고 헤어졌어
그 새끼가 취직하면서 장거리 연애가 되고
몇 년인지, 몇 번인지도 모르겠지만 회사에 만나는 사람이 있더라고
나한테는 집 가야 한다면서 그 사람을 만나고, 그 사람에게는 집 가야 한다면서 나를 만났더라고
그렇게 그 개새끼랑 36에 헤어지고
사정이 있어서 조금씩 결혼이 미뤄지는지 알고 있었던 나는 아무 준비없이 30 중반이 넘어버렸고
이제 다시 좋은 사람을 만나 다시 사람을 믿게 되고
아이 없어도 둘이서 서로 보듬으며 잘 살자고
무지개 다리 건너보넨 아픔이 아직 치유되지 않아 지금은 힘들지만 조금 더 용기가 생기면 그 때 함께 살 식구를 찾아보자고
그렇게 정리는 했지만
내가 괜찮아 보였는지 친구가 소식을 전해주는데 그 새끼는 1살된 애가 있다네
난 안 괜찮아
임출육을 처음부터 원하지 않았던 것도 아니고, 미친듯이 원했던 것도 아니지만
상상속에서 언젠가는 두근거리며 새생명을 기다려보고, 나보다 더 아낄 수도 있는 작은 존재가 생길 수 있는건가
그런 생각을 아예 안 했던 건 아니라서
난 멍청하게 지나보낸 시간 때문에 어려워진 일이
나에게 상처를 준 그 사람은 된다는 게 너무 속상해
어린 날의 나에게 정말 말해주고 싶다
엄마가 되는 게 너의 미래가 될지 아닐지는 모르지만
최소한 그 새끼는 아니라고 미련떨지 말고 빨리 헤어지라고
힘들어하는 시간동안 차라리 자신을 아끼고 보듬으면
내가 준비된 만큼 좋은 사람이 찾아와준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