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생생히 기억남.
꿈 속에서 밤에 학원을 갔다오는 중이었는데 우리 아파트는 2층하고 3층은 엘리베이터가 운행하지 않는 오래된 아파트임.
같은 동 맨 끝 라인 2층에는 외가가 있고 그 옆라인(중간 라인) 12층에 우리집이 있음.
그런데 그 날은 이상하게 외가쪽으로 가고 싶더라고. 가끔 부모님이 어디를 늦게 다녀오시면 밤에 잠깐 외가에 있다가 부모님이 집에 오시면 들어가고 그랬거든.
그래서 외가쪽 라인으로 갔는데 왠지 외가 바로 밑의 1층에 사는 집 문이 열려있더라고.
나도 모르게 홀려서 들어갔는데 집 조명이 온통 빨간색인거야. 왜 흔히 우리 정육점 같은 데에서 볼 수 있는 붉은 조명보다 더 붉어서 핏빛처럼 보이는......
마찬가지로 벌건 조명이 켜진 부엌 쪽으로 갔는데 웬 남자가 캡모자를 쓰고서는 아일랜드 식 탁자라고 하나? 거기에서 뭔가를 썰고 있더라고. 싱크대에는 뭔가를 수북하게 담은 비닐봉지가 있고.
그런데 자세히 보니 남자가 썰고 있는 게 사람 허벅다리였음(!!!) [희한한 건 내가 비명도 안 지르고 그냥 물끄러미 보고만 있었음]
게다가 부엌에는 피가 흥건하고.
그렇게 한참 사람 몸을 다 토막내더니 그걸 거대한 믹서기에 넣고 갈더라고. 위이이이잉......
그러다가 다 갈려서 완전히 곤죽이 된......그걸 유리컵에 따라서 나한테로 다가오는 거임. 말없이 그냥 내밀길래 존나 무서웠는데 그걸 내가 마셨음!
[내가 왜 그랬는지 전혀 모르겠음. 사람이 아니라고 그때 생각했는지는 몰라도 그냥......]
한잔 마셨는데 의외로 피비린내도 안 나고 먹을만 하더라. 그래서 다 마신 컵을 태연하게 내밀었는데 한잔 더 줄까?라고 남자가 묻길래 아니 됐다고 하고 뒤돌아선 순간 꿈이 끝났음.
하도 이상해서 그날 오후에 재미삼아 꿈 풀이를 해주는 친구를 약속때문에 만났는데 얘기를 해주니까 그 잔을 한잔만 마셨나고 묻더라? 그래서 그렇다고 했더니 오늘 집에 가서 성적 확인해보라고 하대.
그래서 저녁 때 돌아와서 성적 보니 무려 A+가 2개나 박혀있음ㄷㄷㄷ;;
카톡으로 존나 흥분해서 물어보니 그 친구 왈 사람의 피와 살을 먹고 마시는 꿈은 공부나 재물이 들어올 것을 상징하는데, 그걸 한번만 먹었을 때만 그렇다고 하고 두번 이상 마시면 오히려 더 나빠진다는군.
뭐 그렇다는 거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