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한밤중에 게시글을 올리느라 몇몇 내용이 빠져서 새롭게 추가하느라 다시 올려봐! (댓글 달아준 야사시이한 덬들을 생각해서 원 게시글은 지우지 않을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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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덬들아?
저번 3회에 걸친 기계식 키보드 리뷰를 했던 덬이야ㅋㅋㅋㅋㅋㅋ
기계식 키보드 지른 후기!
기계식 키보드 '또' 지른 후기 + 색깔 개조 후기
기계식 키보드 3개째 지른 기념으로 단체 사진 및 감상!
이 모든 글을 쓴 덬이기도 하지, 에헴.
이번에는 기계식 키보드 리뷰가 아닌, 좀 다른 키보드를 리뷰해보려고 해.
자, 제목을 보고 알아맞춘 덬들도 있겠지만 통 모르겠는 덬들을 위해 사진을 준비했지.
이 키보드의 이름은 해피해킹 프로2 (Happy Hacking Pro 2; HHKB Pro 2)라고 해.
일본 PFU 사에서 생산하고, 그 리얼포스를 생산하는 토프레 사가 기판을 제작해주는 제품이야.
오늘 중고로 영입한 녀석이지. 예전 주인분이 깨끗하게 쓰셨긴 한데 저 스페이스 바가 PBT가 아닌 ABS 키캡이라 번들거리기 시작했어...ㅠㅠ (나중에 해외직구로 키캡 세트 하나 사야징ㅠㅠ)
그 외에는 내가 다 청소해서 새것같은 느낌이 막 든달까?
덬들, 이 키보드를 보고 좀 많이 희한했지? 맞아. 이 키보드의 키 배치(편의상 배열이라고 함)는 미니형 키보드 중에서도 아주 독특한 형태의 배열이야.
빨간색 글씨는 저 오른쪽 구석의 Fn키(Function Key; 펑션 키)와 같이 눌러야 해당 키가 작동하는 방식이야. 그래서 일반 키보드 쓰던 사람들이 적응하기 굉장히 힘들어.
(사진은 방향키가 살아있고 왼쪽 구석 Fn 키도 있는 해피해킹 라이트 버전 기준)
사실, 이 키보드는 윈도우 유저들을 위한 것이 아니라 유닉스(UNIX)와 vi 환경에서 일하는 전문 프로그래머들을 위한 배열이야. 해당 환경에서 일하는 유저들의 경우는 몇가지 특징이 있는데,
1) Ctrl 키를 정말 많이 쓴다.
2) 반대로 Caps Lock, Home, End, Page Up, Page Down 같은 키는 전혀 쓰지 않는다.
3) 커서 키도 거의 쓰지 않는다.
4) F1~F12 키도 잘 안 쓴다.
그래서 저런 배열이 나온 거임. 이 키보드를 안 쓰다가 이거에 적응하려면 전문 프로그래머도 꼬박 3일은 종일 타건해야 키가 어디에 있는지 대충 감이 오고, 1주일을 쳐봐야 어느정도 능숙해질 수 있는 변태 같은 배열로 악명이 높아. 하지만 자판을 많이 쳐야 하는 프로그래머들은 이렇게 동선이 작은 키보드를 엄청 좋아함. 막 명령어 많이 쳐야하니 일반 키보드로는 귀찮거든.
그리고 한번 빠지면 일반 키보드로 다시 넘어가기 엄청 귀찮고, 넘어가게 되면 갑자기 폭풍 오타가 쏟아지는 특성이 있어.
-----추가 부분-----
아참, 이건 원 게시글에서 빼먹었던 재미있는 내용인데......이 키보드는 프로그래머들이 많이 쓴다고 했었지? 자칫하다가 귀중한 정보를 노리는 나쁜 사람들에 의해 잃어버리거나 새어나갈 수도 있는 소중한 데이터들을 다루는 프로그래머들이 주 고객인만큼 이 키보드 회사에서는 신경을 많이 썼는데......
짜잔~바로 이렇게 키보드 위 키캡에 아무것도 새겨져 있지 않은(無각인) 키보드를 같이 출시함. 물론 글자가 새겨져 있는 버전을 쓰던 유저들도 갈아끼울 수 있도록 따로 팔고 있어.
차례대로 백무각, 백각, 먹각, 먹무각 키캡이라고 해. 흑각이라고 하지 않고 먹각이라고 표현한다는 점!
저렇게 아무것도 새겨져 있지 않은 키캡을 끼워놓으면 자리를 비워도 이 키보드를 처음 보는 사람은 이게 뭔가 싶을거임.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키보드와 전혀 다른 배치에다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르게 아무것도 새겨져 있지 않은 키캡들을 보고 있으면 쳐보려다가도 절레절레하겠지?ㅋㅋ
근데 나덬은 저렇게는 못할듯......아니 까딱 잘못하면 비밀번호 틀리는 것은 예삿일이 되는데다 한번 헤매기 시작하면 점점 꼬이게 됨. 그래서 속 편하게 각인이 달린 걸로 나중에 키캡 한세트 더 살 거임!!!
나덬은 이거랑 다른 키보드를 번갈아 쓸 때는 꼭 키보드 자판을 다시 쳐다보면서 타건을 하게 돼. 배치가 전혀 다르기 때문에 키보드 안 보고 쳤다가는 엄청난 오타의 향연이 펼쳐짐ㅋㅋㅋㅋ
이 키보드는 슈가보이 백종원 씨가 얼마전에 소여사에게 들켰던(......) 리얼포스와 똑같이 정전용량 무접점 방식 스위치를 채택하고 있어. 사실상 기성품 키보드의 양대산맥으로 불리는 두 브랜드 중 하나랄까.
키캡을 빼면 저렇게 생겼음. 얼마 전에 소개했던 기계식 키보드와는 또 다른 형태야.
단면도는 아래와 같고.
쉽게 말하면 얘도 고무판(Rubber Dome)을 깔아놓긴 했는데, 일반적인 멤브레인 키보드가 끝까지 키를 꾹 눌러야 접점을 인식해서 입력이 들어간다면 얘는 기판에 붙어있는 축전센서가 그 위의 스프링이 눌려지면서 생기는 전류량의 변화를 체크하여 입력이 되었는지 아닌지를 판단하기 때문에 굳이 꾹 누를 필요 없고 부드럽게 구렁이 담 넘어가듯 쳐도 된다는 거!
그리고 저 고무판의 재질도 값싼 멤브레인에 들어가는 것과는 다르게 5천만번 이상의 입력에도 견딜 수 있도록 좋은 재질이라 10년 정도는 그냥 버틸 수 있어. 단, 이 녀석도 가격은 자비가 없는 놈이라 관리는 철저히 해줘야하지. (지금 엔저라 싸진 거지 얘도 직구하면 총 비용이 28만원 정도 들고 레오폴드 사에서 정식 수입해오는 제품은 무려 36만원임. 얘도 비싼 몸이여.)
물론 나는 중고를 샀기 때문에 20만원(...) 조금 안되는 가격에 들였지만, 정말 애들 장난감 같은 외형을 지니고 있어. 거의 대부분이 플라스틱과 고무판의 무게라 총 무게가 600g이 채 안될 정도로 가벼워.
시험삼아서 일반 키보드와 비교샷.
위가 해피해킹 프로 2, 아래가 보통 우리가 쓰는 멤브레인 키보드임. 저래서 휴대성도 짱짱함.
그럼 이쯤하고, 타건 영상을 보면서 얘기하자구!
나덬이 확실히 남자치고는 손이 많이 작은 편이라 이런 배열이 오히려 편해. 참고로 이 키보드 쓸 덬들은 안드로이드나 iOS(아이폰, 아이패드) 계열 모바일 장치에 연결하면 의외로 편할거야. 삼성 갤노트3를 쓰는데 이거 물리면 정말 타건이 훨씬 편해지고 빨라짐!!! 기계식 키보드 물린 것보다 얘가 훨씬 간결한 배치라 타자칠 때 불필요한 움직임이 사라지게 되더라.
참, 이 키감이 의외로 되게 좋은 느낌이야. 정전용량 무접점 방식의 키보드들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키감은 넓적한 바 모양의 초콜릿(허쉬 초콜릿 같은 거ㅇㅇ)을 도각도각 부러뜨리는 기분인데, 리얼포스가 조금 정숙하게 두꺼운 초콜릿을 부러뜨리듯이 도각거린다면 해피해킹의 경우는 얇은 초콜릿을 가볍게 도각도각거리는 특징이 있어. 이게 안 쳐본 사람은 모르는 묘한 키감이야.
지금까지 영입한 키보드 중에서 가장 비싸고 가장 특이한 녀석이지만 왠지 모르게 타건하면 할 수록 즐거워지는 키보드는 얘가 처음이었던 듯. 게다가 얘는 무려 제조된지 올해로 5년차가 되어오는 중고인데도 키감은 신품과 다를게 없어서 더욱 신기하고 오묘한 키보드인 것 같아.
물론 단점도 없잖아 있는 것이, 우선 한자 변환 키가 없어서 한자도 써야하는 경우는 인터넷 켜놓고 사전에서 복붙을 하거나 따로 한자 입력용 키보드를 하나 더 연결해서 한자 칠 때는 그거 쓴다는......(차라리 그냥 일반 키보드를 써!)
그리고 더 큰 단점은 절대 한 손으로 칠 수 없다는 것! Fn키를 생각보다 많이 쓰는데다 급하게 타자 치는데 글자도 안 보이면 패닉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지만 정말 토도독 도각도각 거리는 이 키감에 중독되면 그 모든 불편을 감수하고라도 이 키보드를 사랑할 수 밖에 없지. 그건 자신있게 말할 수 있어.
그럼 이만! 다음에는 더 재미나고 독특한 리뷰로 찾아올께!
(이 글은 역시 해피해킹 프로 2로 작성함...도각도각도각도각......)
-----출처-----
나무위키 문서 중 정전용량 무접점 키보드 문서, 리얼포스 문서, 해피 해킹 키보드 문서 (하이퍼링크 및 사진)
www.elitekeyboards.com (정전용량 무접점 스위치 단면도 사진, 키캡 사진)
(이상 해피해킹 프로2 키보드 사진 일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