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이라 미납자 처리가 시급함.
다른 학교는 모르나 우리 학교는 연말을 두번이라 생각하고 사는 학교임(12월의 진짜 연말, 이 때 고3은 미납금이 없어야함/2월의 학기 기준 연말, 이 땐 모든 학생의 미납금이 없어야 함)

그리고 우리 학교는 또 특이(?)한 게 인문계인데 애들 성적이 중간이 없음. 공부를 꽤 하거나 아예 바닥인 애들뿐.

이유는 우리 학교와 선생님들의 사상(?)때문인데 학교 특성상 뺑뺑이가 아니라 원서내서 면접보고 오는 학교인데.. 애들 성적이 바닥이어도 애가 괜찮다 싶으면 받아 주고 영 아니다 싶은 애들도 사람 구제한다고 생각하고 받아줌(지 입으로 입학 시키지 말아 달라고, 엄마한테 잡혀서 면접 보러 온 거니까 합격해도 학교 안 올거라는 애들도 무사히 졸업이라도 시키자는 마인드, 실제로 무사 졸업함)

어쨌든, 이번에 미납자가 돈이 좀 커서 전화 드렸더니 어머니께서 정말 놀라시면서 돈이 없었나 보다고, 애 아빠한테 돈 넣어 두라고 했는데 죄송하다고 계속 그러셔서 아니라고 웃으면서 아버님께서 바쁘셔서 그러시겠죠, 제가 미납때문에 전화드려서 죄송하죠ㅡ 그랬더니 어머니께서

아니라고, 진짜 나는 ㅇㅇ고등학교에 절이라도 하고 싶다고. 애를 사람 만들어줘서 너무너무 감사해서 진짜 어쩔 줄 모르겠다고ㅠㅠ 담임 선생님도 너무 좋으시고 다들 진짜 너무너무 감사하댜

그러셔서 오히려 제가 감사하다고 했더니 어머니께서 지 하고 싶은대로 하고 살던 망나니 새끼가 이제 사람구실은 하고 산다면서 진짜 고맙다고, 그냥 애들 돈이나 걷는 행정실 직원인 나한테까지 말씀하셨음..

서로 감사하다고만 말한 그 전화를 끊고 나서 우리 멍충이(내가 우리 애들 부르는 애칭임)들이 사람 구실은 하게끔 크는 구나, 하는 생각에 되게 맘이 따뜻해졌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