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는 어떤 사람에게 내 고민을 얘기한 글을 복붙한 거라 존댓말임..
이해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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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어떤 모임에 나갔다가 분위기가 좋길래 술자리까지 갔어요. 그런데 모임의 한 남자가 저한테 2차를 가자고 하더군요. 좀
조용하고 수줍은 인상의 남자였어요.
마침 그 모임의 리더격인 다른 사람도 2차 콜을 하길래 안심하고 따라갔죠. 그런데 막상 가고 나니까 제 상태가 안 좋았어요. 컨디션이 안 좋은 상태에서 주량을 넘긴 거죠.
그래서 미안하다고, 먼저 가봐야겠다고 하고
일어서려는데 그 리더라는 사람과 그 남자가 삼십 분을 더 붙잡더라구요.
지금 택시 타면 큰일날 것 같다, 술 좀 깨면 택시 태워
보내주겠다구요. 그래서 알겠다, 고 하고 삼십 분 뒤에 부리나케 일어났습니다.
그렇게 자리를 파하고, 택시를 타려고 큰길가로
가는데 리더가 자기 집 가는 버스 타겠다고 먼저 가더군요.
그러더니 2차 제안한 남자가 산책 좀 하고 술 좀 깨자고 하더군요. 그래서 조금 걸었습니다.
어차피 큰길이기도
하고, 저한테 수작거나?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워낙 조용한 사람이고, 1차에서 들은 얘기로는 따로 좋아하는 사람도 있길래 설마
했습니다.
그렇게 걸으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는데 갑자기 제 팔짱을 끼더니 옆 골목으로 들어가더라구요.
그리고는 '죄송한데, 키스
한 번만 안 할래요?' 이러더라구요. 너무 어이가 없어서 재차 물었는데 똑같이 말을 했습니다.
원래도 술이 깨고 있었지만, 술이
정말 홀딱 깨서 팔짱 풀고 큰길가로 나오면서 계속 싫다고 했습니다.
제가 단호박 먹고 아니라고 했더니 그 남자가 머뭇머뭇하더니
자기가 술 취해서 그랬다고 어설픈 변명을 하면서 사과를 하더군요.
그 자리가 무서워서 괜찮다고 하고, 저는 택시 잡는 척 계속
큰길에서 도로만 보고 있으니 곧 가버리더군요.
지금 생각하면 더 쏘아붙여줄 걸 그랬나 싶기도 하고,
간만에 마음에 드는 모임이었는데 이제 가면 안 되나.. 근데 왜 내가 가면 안 되지? 내가 피해잔데.. 싶기도 하고.. 착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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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그대로 착잡.. 팔짱낌을 당하긴 했지만.. 그 밖에는 스킨십이 없어서 수치심보다는 황당함과 짜증이 더 큼...
그 남자와 나는 어제가 레알 처음 본 사이였고, 장담하건대 그 남자는 내 이름도 모를 것...
아.... 나한테 이런 일이 일어날 줄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