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감성이 도졌는지 갑자기 쓰고 싶어져서 써봐.
글이 좀 횡설수설해도 예쁘게 봐주길8ㅅ8
현재는 프랑스에 살고 있고 유학한지는 대략 10년정도 됐어
그렇다고 나이가 많은 건 아니고 난 조기유학 온 케이스라 20대 중반이얌ㅎㅎ
어릴때 우연히 잡지에서 프랑스 패션디자인 유학생 인터뷰를 보고 난 후에 막연하게 나도 프랑스에 유학을 가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맨날 패션디자인 타령, 유학타령, 프랑스타령을 하던 나를보고 엄마가 진지하게 권유해서 중학교 졸업하고 바로 오게됐었지
솔직히 지금 생각하면 무슨 자신감+용기로 덤벼들었는지 아직도 모르겠어....절레절레
심지어 그 때 불어를 잘했던 것도 아니야. 중딩때 혼자 독학도 하고 과외도 아주아주 잠깐 했었지만 진짜 머릿속에 든 건 알파벳정도.....?
그래서 불어로 인사 한마디 제대로 할 줄 모른채 비행기 탔었지.....ㅋ..ㅋㅋ....
언어문제도 있고 해서 여기 오고 나선 중학교 3학년 과정부터 다시 했는데
아까운 시간 버린다고 쯧쯧거리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난 지금 생각해보면 괜찮은 선택이였다고 생각해.
중고등학교 다니면서 진로도 결국 바뀌고, 성적이랑 수험 스트레스 때문에 그림도 뒷전이고 공부(랑 덕질^^)만 했지만
그래도 지금 생각해보면 이 때 내 가치관이나 성격이나 정체성? 같은 것들이 많이 바뀌었다고 생각해
엄청 어릴 때 온 조기유학은 아닌지라 처음 왔을 때도 주변 어른이나 친구들, 또 나 스스로 정신적으로 어느 정도 성장을 한 상태라고 생각했었는데
이 때 새로운 환경+문화+사람들을 겪으면서 완전히 변했었거든. 유학 1~2년차쯤 됬을 땐 과도기였어서 그런지 동생들이 나보고 사람이 넘 변했다고 싫어했을정도^ㅅㅠ
내가 원래 막 사교성 좋은 사람도 아니고 낯 엄청 가리는데다가 말도 잘 못하니까 초반엔 심각할 정도로 친구들도 잘 못 사귀고 그랬는데
그래도 고딩때부턴 좋은 애들 만나서 그냥저냥 적당한 아싸(?)로 잘 지냈어ㅋㅋ 물론 대학와서 완전한 아싸가 되어버렸지만^^
경제랑 이과는 도저히 아니라고 생각해서 문과로 진학해서 그런가 언어 때문에 시험 성적은 맨날 땅을 기었지만
문학이랑 철학, 역사 수업이 넘넘 재밌고 또 이 때 내 인생에서 최고로 칠 수 있는 선생님을 만나서 바칼로레아 (수능시험)도 잘 패스하고
그 후에 대학 진학에 지금은 졸업까지 무사히 하게됐어~!
대학때는 계속 슬럼프에 무기력증때문에 내적으로 고생 많이 했지만 이제 내 유학생활이 끝난다니까 뭔가 시원하기도 하고 아쉽기도 하고 그렇다.
원래 내가 집순이에 가족들 엄청 좋아해서 유학생활 내내 혼자 생활하는게 외롭고 힘들때가 있어서
취업이나 다른 건 일단 한국가서 준비하려고 들어가는건데 언제 다시 여기와서 살게될까 하는 생각도 들고....
유학이라고 말하면 어색할정도로 여기가 지난 10년간 내가 있는 장소였는데 한국으로 돌아간다는게 실감이 아직 안나기도 해ㅋㅋ
한국으로 돌아간다고 해봤자 난 또다시 다른 나라로 떠날 준비를 하겠지만 말이야. 워홀 가려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솔직히 이곳에 마냥 좋은 기억만 있는 곳은 아니지만 한국, 하면 느껴지는 그 좋지만 싫기도 하고 애증같은 그 묘한 감정이 프랑스란 나라를 생각할때도 느껴지더라
한국에서 나고 자랐지만 청소년기라고 해야되나 암튼 내 가치관이 여기와서 제대로 확립되어서 그런가 진짜 제 2의 고향같고 그러네!
남들이 보면 10년간 고작 이거? 라고 생각할수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여기서 느낀 점도 배운 점도 많아서 후회는 없어.
있다면 돈이 너무 많이 들어서...... 내가 집안을 거덜냈다는 정도......?
유학 10년이 다 끝나가는데 아직도 난 내가 나중에 뭐하면서 먹고 살아야하는지 모르겠지만 뭐 어떻게든 되겠지~!
아직 짐 정리해서 비행기 타려면 두어달 더 남았지만 이제 슬슬 내 10년치 짐을 정리하려고 시작하려고~!
쓰고나니까 뭔가 민망하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딱히 후기같지도 않고 감상평같네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중에 몰래 지울지도 몰라(소근)
지금도 이 순간에도 지구 어딘가에서 타지생활하면서 고생하고 있을 유학생들 모두 힘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