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 때였는데 학교가 지하철로 편도 한시간 거리였어
그날도 지하철타고 집에 가고 있는데 2호선이라 사람이 많았음
한참 서서 가다가 겨우 자리에 앉았는데
겁나 화려하게 차려입은 (파란색 반짝이는 정장 셋트) 화장 진한 할머니가 내 앞에 섬
처음에는 고개 숙이고 딴짓하느라 다리 쪽만 눈에 들어와서
우와 진짜 옷 화려하게 입는 아줌마네 하고 말았는데
갑자기 내 허벅지에 자기 가방을 올려놓더라곸ㅋㅋㅋㅋㅋㅋㅋㅋ
까만색의 각진 가죽 핸드백이었는데 정말 당당하게 내 허벅지에 올려놓고는 날 보고있었음
내가 황당해서 쳐다봤는데도 뭐가 잘못됐냐는 표정ㅋㅋㅋㅋㅋㅋ
자리 비키라는 소리를 이렇게도 하네 싶어서 웃기기도 하고 기도 차고
다른 때였으면 자리 양보했을텐데 저 할머니 태도가 너무 뻔뻔해서
가방은 선반에 올리세요 이러고 할머니한테 가방 줌
할머니 좀 당황하는가 싶었는데 옆에 자리가 나니까 거기 날름 앉으심
진짜 별의별 사람이 다 있더라 ㅋㅋㅋ 고상한척 자리 양보 강요 ㅋㅋㅋㅋ
십몇년이 지났는데도 옷까지 생생하게 기억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