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기분이 우울해서 오랜만에 나 혼자 바람좀 쐬려고 나왔어
한시간 20분쯤 걸리는 곳인데 거의 다 왔을때 엄마한테 전화가 온거야
엄마랑 동생이랑 사이가 별로 안좋은데 또 집 뒤집어 엎은 모양이더라고
집 다시 올 수 있냐고 해서 못 갈 거 같다고 했더니 대뜸 나한테 너 귀 막고 있었냐고 물어보더라
엄마 성격이 예민하고 감정적이고 살짝 다혈질이라
우리집에서 아무도 엄마한테 태클 안걸어..
그나마 내가 제일 엄마 말 잘들어주고 잘 맞춰줘서 나를 제일 편하게 여기는 편이야
나도 엄마 좋아하고
하지만 엄마가 화났을 때 마구 쏟아붓는 상처받는 말들까지 듣고 있는 건 너무 괴로워서
어릴땐 뭣도 모르고 그냥 듣다가 언제부턴가 귀를 막고 있기 시작했어
엄마가 방 밖에서 시동 걸면 나는 혹시나 엄마가 들어올까 봐 문만 보면서 귀 막고 있다가
이쯤이면 끝났나 싶을 때 조심스럽게 귀 떼곤 했어.. 이건 동생한테만 말했는데
동생이 엄마랑 싸우다가 이 말을 한 모양이야
저말 하고나서 엄마가 원하는 게 뭔지 모르겠다..하고 끊었는데
전화기 너머로 우는 동생 소리에 아빠가 말리는 소리까지 들려서
고민하다가 그냥 집 가기로 했어 이 기분으론 혼자 제대로 놀지도 못할 거 같아서
나 놀거 다 놀고 들어갔다가 엄마가 뭐라고 할지 후폭풍이 걱정되기도 했고
그렇게 다시 1시간 넘게 걸려서 집으로 돌아갔더니
엄마는 누워서 안 와도 됐다고나 하고
내가 멍청이였던 거겠지.... 나는 이번엔 진짜 심각한 일인줄 알고+엄마 걱정되는 마음 약간 때문에 다시 되돌아간 거였는데
그렇게 시간 버리고 교통비 버리고 체력 버렸다..
오랜만에 풀메 했는데 어디 나가지도 못한 게 아까워서 스벅 왔어ㅠㅠ 맛있는거 먹고 계획이나 세우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