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그외 그냥 남편한테 잘해야겠다 싶은 후기
6,880 15
2022.12.09 22:15
6,880 15
혼자 저녁 먹다 말고 남편한테 고맙고 안쓰러워서 쓰는 글이니 마음에 들지 않으면 뒤로 가줫!!ㅋㅋ




스무살에 내 대시로 만나 연애 딱 10주년 되는 날 결혼했어

시어머니가 결혼 전에 언젠가 그러셨지 내 아들이지만 저런면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널 좋아하는게 눈에 보였다고 잘 살으라고

결혼 전에도 그랬지만 결혼하고 나서는 나보다 더 우리 부모님을 명절이랑 어버이날, 생일은 물론이고 결기랑 크리스마스 선물ㅋㅋ까지 소소하게나마 꼭 챙기는데 나는 그런 면은 젬병이라 똑같이 하래도 못 하는데 본인이 좋아서 하는거니까 무리할 필요 없다면서 내가 신경쓰지 않게 먼저 나서서 양가 다 챙기고

우리집이 좀 어려웠고 나도 그래서 짠순이 기질이 강했고 미친듯이 버는대로 모으기 바빠 10년을 만나면서도 돌이켜보면 별 대단한 추억 만들기도 못했는데 다 이해하고 참아주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친정집이 여즉 월세였는데 우리 첫 집을 엄마아빠 사시라고 내 드리고

월급쟁이 수입 빤한데 거기서 뭘 어떻게 비자금을 조성하는지 몰라도 아무튼 틈틈히 모아다가 기념일마다 꼬박꼬박 서프라이즈 선물도 해주고

아침밥은 알아서 먹고 가고 둘이 같이 있으면 아프지 않은 이상 난 부엌 출입 금지시키고 백종원 유튜브라도 보면서 이것저것 요리해주고

아가 태어난 뒤로는 퇴근하면 후다닥 목욕시키고 수유하고 그 뒤에 재우는거만 내가 하고 있으면 집 정리 싹 해놓고 저녁 차리고 먹고 치우고 나 안마 해주고 잠들고 쉬는 날에는 내가 싫다고만 안 하면 아가 전담하고 꼭 어딘가 같이 가거나 내보내서 놀다 오라 해주고

오늘처럼 귀가 늦는 날엔 여의치 않으면 오며가며 편의점이라도 들러서 꼭 내가 좋아할만한 달달이들 사다주고 어려우면 며칠치 왕창 사다 냉장고 채워놓고

너무 옛날일이지만ㅋㅋ 군대갔을 때 부대가 너무 멀고 (인제) 위험하니까 면회는 안 와도 된다는 말에 눈치코치도 없이 진짜로 한 번도 안 간 것도 개의치 않고...(나는 이제야 마음에 많이 걸림..ㅎㅎ) 먼지같은 군인 월급 모아모아 첫 커플링을... 사 오고..ㅠㅠㅋㅋㅋㅋ

가만히 생각해보면 사람이 어떻게 이럴 수 있을까 싶은 일 천지인데 내가 그만큼 못 해주는게 너무 확실해서 고마우면서도 미안하고 불쌍..ㅋㅋ하고 안쓰러울 때가 많음

어쩔 수 없이 매일이 너무 강행군이니까 체력이 달리는게 눈에 보여서 산후보약을 내가 아니라 남편을 해다 먹였음..🙄ㅋㅋ

미처 다 말하지 못하는 십수년의 세월동안 다 갚지 못할 사랑을 받았겠지


요새 육아를 좀 한답시고.. 내가 이성을 잃는 날이 가끔 생기는데 이런 얘기를 글로라도 써서 다시 되새기고 맘에 좀 새겨보고픈 생각도 들어서 후기방에 와 봤어

다시 태어나도 나는 이 사람처럼은 못 살음 절대로

그치만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존중해주고 나대지말고(..) 사랑해줘야겠다고 항상 잊지 말고 기억해야겠어ㅜㅜ

11시에나 들어올 것 같은데 좋아하는 비빔밥이나 만들어줘야겠다😁

읽어준 덬들 고맙고 사랑으로 충만하게 살자잉
목록 스크랩 (0)
댓글 15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영화이벤트] 세상의 주인이 바뀌었다! <혹성탈출: 새로운 시대> 예매권 증정 이벤트 350 04.24 49,156
공지 ▀▄▀▄▀【필독】 비밀번호 변경 권장 공지 ▀▄▀▄▀ 04.09 602,527
공지 공지접기 기능 개선안내 [📢4월 1일 부로 공지 접힘 기능의 공지 읽음 여부 저장방식이 변경되어서 새로 읽어줘야 접힙니다.📢] 23.11.01 3,057,927
공지 비밀번호 초기화 관련 안내 23.06.25 3,861,353
공지 ◤더쿠 이용 규칙◢ 20.04.29 20,344,431
공지 성별관련 공지 (언급금지단어 필수!! 확인) 16.05.21 21,357,199
모든 공지 확인하기()
178965 그외 선그라스 피팅하는데 돈내? 10 12:05 430
178964 그외 아파트 화장실 하수구 냄새 문제 좀 봐줄 수 있을까? 3 11:04 173
178963 그외 영혼없다, 리액션 고장났다, 애늙은이다 라는 말을 종종 듣는 후기 4 10:24 409
178962 그외 상한 김밥 딱 네 개 먹고 배아픈데 병원 가야 할지 궁금한 초기 12 09:05 763
178961 그외 아이폰 처음 사서 3년 넘게 썼는데 배터리 성능최대치 궁금한 중기 5 08:56 262
178960 그외 덬들은 인간관계 불편하면 차단해? 16 02:50 933
178959 그외 선물받았는데 조금 부담스런 초기ㅠㅠ 8 00:55 1,335
178958 그외 방금 갑자기 왼쪽눈이 너무 무거웠던 후기 4 00:47 548
178957 음식 ㅅ심당 빵 작아져서 슬픈 후기 8 00:09 1,390
178956 그외 니 친구는 지금 약사 됐는데 너는 어쩌고 하는거에 화낸게 내 자격지심이야?? 14 04.26 1,902
178955 그외 탈덕하고 n년만에 개인공연 보러갔는데 멤이 나 기억한 후기 3 04.26 1,151
178954 그외 상대가 무슨 심리인건지 궁금한후기 28 04.26 1,323
178953 그외 물욕 없는 애들은 어릴 때부터 물욕이 없는지 궁금한 후기 10 04.26 797
178952 그외 공무원 비연고지라는 이유로 재시를 고민하는 초기 47 04.26 2,161
178951 그외 에어비앤비 하는 이웃은 어떤지 궁금한 초기 22 04.26 1,557
178950 음식 서울에 무지짐 맛집없는지 궁금한후기ㅜㅜ 13 04.26 903
178949 그외 경제적으로 여유로운 건 아닌데 심리상담 받을까 고민하는 중기 3 04.26 342
178948 그외 피임약 비잔 1년째 복용중인데 안먹으면 안되는지 궁금한 초기...... 7 04.26 483
178947 그외 서울덬들의 집단 지성을 필요로 하는 초기! (당일치기 서울여행) 8 04.26 470
178946 그외 앉아있는데도 머리가 핑 도는 초기 2 04.26 301